국제

트럼프, 이번엔 '어린이' 정조준…"성전환 돕는 의사, 범죄자 만들겠다"

 미국 연방 하원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성전환 관련 의료 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이를 시술한 의사를 형사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이 가결되며 미국 사회가 또다시 격렬한 논쟁에 휩싸였다. 공화당 소속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아동 순수성 보호법안’은 현지시간 17일, 찬성 216표, 반대 211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하원 문턱을 넘었다. 이 법안은 미성년자에게 외과적 수술이나 성호르몬 생성 억제제 등을 사용하여 생물학적 성과 다른 성으로 신체를 변화시키는 모든 치료를 연방 범죄로 규정한다. 만약 의사가 이를 어길 경우,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는 강력한 처벌 조항까지 포함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법안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공화당의 선거 공약을 충실히 반영한 결과물이다. 법안을 발의한 그린 의원은 표결에 앞서 “이 법안은 성인이 아닌, 성숙한 결정을 내릴 만큼 자라지 않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전환 치료를 범죄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행정명령과 공화당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 운동 기간 내내 트랜스젠더 관련 정책에 대한 공격적인 반대 캠페인을 벌였으며, 올해 초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미성년자의 성전환 관련 의료 서비스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성전환자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금지하는 등 기존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을 폐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법안을 둘러싼 반발 역시 거세다. 미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연방 하원의원인 새라 맥브라이드(민주·델라웨어)는 “공화당 정치인들은 부자를 더 부유하게 만들고 사회적 약자인 트랜스젠더를 공격하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맹비난했다.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A4TE 역시 성명을 통해 “이 법안은 트랜스젠더뿐만 아니라 남녀의 성별 특징을 모두 가진 ‘간성(인터섹스)’ 아동을 포함한 모든 이들의 신체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박탈하려는 시도”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 단체는 해당 법안이 정작 당사자의 동의 없이 신체를 훼손할 소지가 있는 간성 아동에 대한 외과 수술은 허용하면서, 본인의 의사를 표현하는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치료는 금지하는 이중적인 잣대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법안의 위선적인 측면을 꼬집었다.

 

이처럼 하원 문턱을 가까스로 넘었지만, 법안이 상원까지 통과해 실제 법으로 제정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번 하원 표결 과정에서 공화당에서 4표의 반대표가, 반대로 민주당에서 3표의 찬성표가 나왔다는 점은 이 사안이 단순히 당파적 논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 복잡한 문제임을 시사한다. 이는 상원에서의 표결 결과를 더욱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향후 상원에서 이 법안을 둘러싸고 더욱 치열한 논쟁과 대립이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제명’ 놓고 끝나지 않은 내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8일간 단식이 종료됐지만, 그가 내걸었던 ‘쌍특검’ 이슈는 실종되고 한동훈 전 대표의 거취 문제가 당내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단식을 통한 보수층 결집 효과는 일부 있었으나, 당의 시선은 온통 한 전 대표의 제명 여부에 쏠리면서 장 대표의 정치적 승부수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논란은 장 대표의 단식 시작(1월 15일)을 전후하여 약 2주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핵심 이슈다.안철수 의원은 26일 SNS를 통해 “당대표가 몸을 던져 밝히려던 의혹은 자취를 감추고 당내 분란을 자극하는 기사만 쏟아진다”며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상징되는 한 전 대표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당이 단식 이전의 혼란한 여론 지형으로 퇴행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최고위원회의의 신속한 결정을 압박했다.장 대표의 단식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김재섭 의원은 “지지층 결집 효과는 있었다”고 긍정하면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권유로 단식을 중단한 점을 들어 “그 이상의 무언가는 없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결국 단식은 대여 투쟁의 동력을 확보하기보다는, 보수 진영의 상징적 인물을 통해 출구를 찾는 모양새로 마무리되며 아쉬움을 남겼다.당내 여론은 한 전 대표 제명에 대해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제명은 과하다’는 것이 중론이며, 다수 의원이 공개적 혹은 비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 대표가 독단적으로 제명을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재섭 의원은 유승민 전 대표의 사례를 거론하며 한 전 대표의 재보궐선거 출마 가능성까지 열어두었다.한 전 대표를 둘러싼 갈등은 당 밖으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의도에서는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이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에 대해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회의에서는 “당의 기강을 해치는 발언”이라는 우려와 함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지도부의 경계심이 표출되기도 했다.장 대표는 단식 중단 후 병원에서 회복하며 26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고, 지도부는 한 전 대표 제명 안건을 처리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가 이르면 29일 회의를 주재해 한 전 대표 문제를 매듭짓고, 당 쇄신과 지방선거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