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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원 재택근무"…카카오 이어 네이버까지, 판교 덮친 '폭발물' 공포

 카카오에 이어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까지 폭발물 설치 협박의 대상이 되면서 IT 업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전날 카카오 판교 사옥에 대한 협박에 이어 하루 만에 협박 대상이 네이버 본사 및 카카오 제주 본사까지 확대된 것이다. 협박범은 전날과 동일인으로 추정되며, 또다시 타인의 명의를 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이은 테러 예고에 카카오와 네이버는 즉각 본사 근무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하거나 전환 조치하며 직원들의 안전 확보에 나서는 등 대혼란이 빚어졌다.

 

이번 협박 사건은 18일 오전 8시 48분경 카카오 고객센터(CS) 게시판에 한 게시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자신을 광주광역시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이라고 밝힌 글쓴이는 "카카오 판교 아지트와 제주 본사, 그리고 네이버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을 남겼다. 하지만 이는 A군의 명의를 도용한 허위 사실로 밝혀졌다. 경찰 확인 결과, 실제 A군은 이미 지난 8일 자신의 명의가 도용당하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까지 마친 피해자였으며, 해당 사건은 현재 광주경찰청이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범인이 아무 관련 없는 학생의 신상을 도용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전날 카카오 판교 사옥을 폭파하겠다고 협박했던 인물과 이번 네이버 협박범이 동일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또한, 최근 들어 카카오 판교 사옥에 대한 협박이 이번이 세 번째인 점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해, 성남시 분당 지역에 위치한 건물들에 대한 위험성은 낮은 것(2단계 저위험)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찰특공대 등을 투입하는 별도의 정밀 수색은 진행하지 않고, 대신 순찰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에 새롭게 협박 대상으로 지목된 카카오 제주 본사에 대해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폭발물 처리반(EOD)이 현장에 즉각 출동하여 폭발물 수색 작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제주 본사에 근무 중이던 직원 11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고, 카카오는 즉시 제주 근무 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이러한 명의 도용을 이용한 테러 협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불과 사흘 전인 지난 15일에도 자신을 한 고등학교 자퇴생이라고 밝힌 B씨 명의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했고, 회사 고위 관계자를 사제 총기로 살해하겠다"는 구체적인 협박 글이 올라와 전 직원이 재택근무로 전환되는 등 큰 소란이 있었다. 그런데 이 B씨 역시 자신의 명의가 도용된 것이라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고한 청소년들의 신상을 방패 삼아 연쇄적으로 사회 불안을 조장하는 범죄 행각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생일날 법정 선 윤석열, 옛 부하들 보며 "참 미안하다"…결국 터진 한마디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군사재판을 받는 옛 부하들의 재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공교롭게도 자신의 65번째 생일이었던 12월 18일,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 증인석에 선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석에 앉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을 바라보며 "참 미안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내가 내린 결정에 따라 할 일을 한 사람들인데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하며, 재판이 끝난 후 구치소로 돌아가 밤늦게까지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약 1년 만의 용산 방문으로, 대통령실과 같은 경내에 위치한 군사법원에 출석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에 대해 "무도한 야당의 행태와 나라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해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계엄령이 "아무리 길어도 반나절이나 하루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하며, 계엄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외에 그 누구에게도 검토나 준비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 최근 방첩사에 대한 대규모 인사 조치가 이루어진 것에 대해 "과거 군이 쿠데타를 했다고 해서 군을 없앨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번 일을 빌미로 국가안보의 핵심 기관을 무력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하지만 이날 재판 과정이 순탄하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시작 직후부터 "검찰이 생각이 다르면 위증 혐의로 기소를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오늘은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일부 질문에는 답변했지만, 군검찰의 신문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날 선 설전을 벌이며 재판이 잠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특히 군검찰이 자신을 '내란의 우두머리'로 지칭하자 "내가 내란 우두머리로 기소된 사람이지, 내란의 우두머리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했으며, 음주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질문하면 앞으로 검찰 질문은 다 거부하겠다"고 맞서며 긴장감을 높였다.한편, 재판이 끝난 후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그의 성탄 메시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메시지를 통해 "저희 부부에게는 자녀가 없어 청년 여러분이 자녀처럼 느껴진다"며 청년들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자녀에게 올바른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내가 모든 것을 내어놓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계엄 선포의 동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을 "어두운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자 "부정과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이 시대 예수의 제자들"이라 칭하며, 이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