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분 보려고 3시간 줄 선다'…마지막 판다 떠나는 일본, '눈물의 작별'

 일본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쌍둥이 자이언트판다 한 쌍이 결국 내년 1월 말, 중국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본 열도가 깊은 슬픔과 아쉬움에 빠져들고 있다. 이들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려는 사람들이 도쿄 우에노동물원으로 몰려들면서, 동물원은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16일, 쌍둥이 판다인 수컷 '샤오샤오'와 암컷 '레이레이'를 볼 수 있는 판다 사육전시관 앞에는 새벽부터 긴 줄이 늘어섰고, 관람 대기 시간은 평소의 3배가 넘는 약 3시간까지 치솟았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자 동물원 측은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이들이 판다와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1인당 관람 시간을 1분 내외로 제한하는 고육지책까지 내놓으며 인파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갑작스럽게 폭증한 관람객들로 인해 동물원 운영 방식도 전면 수정된다. 우에노동물원은 극심한 현장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오는 21일까지만 현재의 선착순 입장 방식을 유지하고, 23일부터는 전면 인터넷 사전 예약제로 전환하여 관람객 수를 통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둥이 판다를 일본에서 직접 볼 수 있는 마지막 날은 다음 달 25일로 예정되어 있어, 남은 한 달여 기간 동안 '작별 관람'을 위한 예약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랑스러운 쌍둥이 판다의 모습을 단 1분이라도 더 눈에 담으려는 사람들의 간절함이 추운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동물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번 반환 결정은 일본 측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앞당겨진 결과라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당초 도쿄도는 우에노동물원에 남아있는 쌍둥이 판다의 반환 기한인 내년 2월 20일을 앞두고, 일본 국민들의 큰 사랑을 고려해 체류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중국 측과 교섭을 벌여왔다. 하지만 중국 측과의 협상 끝에 결국 반환 시점은 2월 말이 아닌, 1월 말로 최종 결정되었다는 사실이 지난 15일 공식 발표되었다. 이는 판다 소유권이 중국에 있는 '판다 외교'의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며, 일본 국민들의 바람과는 다른 결과에 많은 이들이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가 중국으로 돌아가면, 일본 땅에는 단 한 마리의 자이언트판다도 남지 않게 된다. 이는 양국이 국교를 정상화하고 중국이 우호의 상징으로 판다를 처음 일본에 보냈던 1972년 이후 약 52년 만에 처음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반세기 동안 일본 국민들에게 큰 기쁨과 위안을 주며 양국 관계의 상징과도 같았던 판다의 부재는 단순한 동물의 이동을 넘어, 한 시대의 끝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판다 없는 일본의 모습을 상상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많은 일본인들은 아쉬움 속에서 쌍둥이 판다의 마지막 모습을 가슴에 새기기 위해 동물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은메달 이제 그만’ 정재원, 3관왕 찢고 밀라노 접수 예고

 더 이상 그를 누군가의 페이스메이커로 기억하는 이는 없다. 앳된 얼굴로 형들의 뒤를 밀어주던 10대 소년은 이제 한국 빙속의 명운을 짊어진 거인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올림픽이라는 거대한 전쟁을 앞두고, 그는 보란 듯이 태릉의 빙판을 자신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정재원의 이야기다. 그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을 목전에 둔 최종 리허설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금빛 전망을 밝혔다.정재원은 지난 14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동계체육대회 남자 일반부 1500m에서 1분47초5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는 단순한 우승이 아니었다. 종전 기록을 갈아치운 대회 신기록이었다. 앞서 매스스타트와 5000m를 제패했던 정재원은 이로써 대회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하며 국내 무대에 적수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이번 3관왕이 주는 함의는 남다르다. 장거리 간판인 그가 중장거리인 1500m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여줬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올림픽 매스스타트의 트렌드는 지구력만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마지막 바퀴에서 순위를 결정짓는 막판 스퍼트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한 파워와 단거리 선수 못지않은 스피드가 필수적이다. 정재원은 이번 대회 신기록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가 이미 80에서 90%를 넘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음을 성적으로 증명해 보였다. 정재원의 올림픽 이력서는 화려하면서도 한편으론 아리다. 고교생 신분으로 나선 2018 평창 대회 팀 추월 은메달, 그리고 2022 베이징 대회 매스스타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대회 연속으로 세계 정상급 기량을 증명했지만,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향한 갈증은 여전히 그의 가슴 속에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앳된 소년에서 한국 빙속의 에이스로 거듭난 그에게 이제 남은 목표는 오직 하나, 시상대 맨 위에서 애국가를 듣는 것이다.그는 이번 밀라노 올림픽에서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 여러 종목에 힘을 분산하는 대신 주 종목인 매스스타트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오는 23일 열리는 ISU 월드컵 5차 대회마저 과감히 건너뛰기로 결정했다. 눈앞의 월드컵 랭킹 포인트보다 올림픽 당일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한 셈이다. 이러한 전략적 선택은 그만큼 그가 이번 올림픽에 임하는 자세가 얼마나 진지하고 절실한지를 보여준다.세계 무대의 장벽은 여전히 높다. 요릿 베르흐스마, 바르트 스빙스, 조던 스톨츠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세계적인 강호들이 정재원의 앞길을 가로막을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재원은 전혀 주눅 들지 않는다. 오히려 나 또한 지난 월드컵 때보다 훨씬 더 성장했다며 그들에게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 두 번의 올림픽을 경험하며 쌓은 노련미와 최전성기에 접어든 체력이 그의 든든한 무기다. 이번 올림픽이 정재원에게 더욱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맞이하는 첫 올림픽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4년 백년가약을 맺은 그는 이제 혼자가 아닌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달린다. 묵묵히 자신의 곁을 지켜준 아내의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엔 반드시 금메달을 따서 목에 걸어주고 싶다는 로맨틱하면서도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다. 가족의 응원은 그를 더욱 강한 전사로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올해 24세가 된 정재원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서 신체 능력이 만개하는 최전성기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0대 시절의 패기와 20대의 노련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시점이다. 경험은 무르익었고 체력은 완성됐으며 멘탈은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해졌다. 빙판 위에서 수만 번의 날을 갈아온 노력이 이제 결실을 볼 때가 왔다.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재원은 이탈리아 밀라노의 차가운 얼음판 위를 누구보다 뜨겁게 달굴 준비를 마쳤다. 두 번의 은메달로 충분한 예열을 마친 빙속 천재가 이제는 진정한 빙속 황제로 등극할 시간이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오는 2월 밀라노에서 울려 퍼질 정재원의 승전보와 기쁨의 포효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그가 그려낼 금빛 레이스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