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추호도 없었다"는 전재수…경찰, 통일교 심장부 '천정궁'까지 덮쳤다

 통일교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에 대한 경찰의 강제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한 전직 국회의원들의 금품수수 혐의와 관련해 통일교 핵심 시설과 관련자들의 자택, 국회의원실 등 총 10곳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이번 수사는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기존 진술을 번복하는 등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경찰이 물증을 확보해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압수수색은 통일교의 심장부로 불리는 천정궁과 서울본부를 포함해 전재수 전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김규환 전 의원의 자택까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경찰은 이들의 혐의를 각각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보고 피의자로 입건했으며,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한학자 총재 역시 뇌물공여죄 등의 피의자로 영장에 적시했다. 하지만 전 전 장관을 비롯한 관련자들은 모두 SNS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금품 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어, 향후 치열한 법적 다툼을 예고했다.

 


수사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는 통일교 내부에서 발견된 거액의 현금 뭉치다. 앞서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한학자 총재의 개인 금고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280억 원 규모의 뭉칫돈이 이번 수사의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와 엔화, 미화 등 다양한 화폐로 구성된 이 자금의 출처와 용처를 규명하는 것이 통일교의 조직적인 로비 의혹을 파헤칠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회계 자료와 자금 집행 내역 등을 이 뭉칫돈과 대조하며 불법적인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 10일 23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린 지 불과 닷새 만에 강제수사에 착수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검팀으로부터 넘겨받은 사건 기록을 토대로 신속하게 관련자들을 입건하고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다. 경찰은 확보한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의혹의 중심에 있는 전직 장관과 의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한 방'을 찾기 위한 경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통일교발 정계 로비 의혹의 실체가 드러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671위가 세계 1위 꺾어' 전설의 테니스 성대결에 시선 집중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역사적인 남녀 성 대결에서 남자 프로테니스 투어의 악동 닉 키리오스가 웃었다. 29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코카콜라 아레나에서 열린 배틀 오브 더 섹시스 이벤트 매치에서 키리오스는 여자 테니스 세계 최강자인 아리나 사발렌카를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완파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경기는 테니스 역사상 네 번째로 열린 공식적인 남녀 대결이라는 점에서 시작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이날 경기는 단순한 시합 그 이상의 축제였다. 비시즌 이벤트 매치임에도 불구하고 1만 7000석 규모의 관중석은 열기로 가득 찼으며, 가장 비싼 입장권 가격이 무려 115만 원에 달할 정도로 흥행 면에서 압도적인 파급력을 보였다. 관중들은 현대 테니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이색적인 광경을 목격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흥미로운 점은 남자 선수의 신체적 우위를 상쇄하기 위해 도입된 독특한 규칙들이었다. 주최 측은 사발렌카가 사용하는 코트 면적을 키리오스의 구역보다 약 9% 작게 설정하여 수비 범위를 좁혀주었다. 또한 두 선수 모두에게 세컨드 서브 기회를 주지 않고 단 한 번의 서브 실수만으로도 즉시 실점하게 하는 규정을 적용했다. 이는 평소 시속 200km를 상회하는 강력한 서브를 주무기로 사용하는 남자 선수에게는 매우 치명적이고 불리한 조건이었다.하지만 이러한 핸디캡도 키리오스의 재능을 막아서지는 못했다. 부상 여파로 현재 세계 랭킹이 671위까지 곤두박질친 키리오스였지만, 과거 세계 13위까지 올랐던 천재적인 감각은 여전했다. 그는 1세트와 2세트 모두 6대3이라는 점수 차를 기록하며 사발렌카를 압도했다. 여자 단식 세계 1위이자 올해 US오픈 챔피언인 사발렌카는 최선을 다해 맞섰으나 남자 선수의 파워와 코트 커버 능력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테니스 역사에서 남녀 대결은 늘 뜨거운 감자였다. 1973년 보비 리그스가 마거릿 코트를 이기며 시작된 이 대결은 같은 해 빌리 진 킹이 리그스를 꺾으며 성평등 담론의 중심에 섰다. 이후 1992년 지미 코너스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를 제압하는 등 지금까지 여자 선수가 승리한 기록은 빌리 진 킹이 유일하다. 이번 키리오스의 승리는 다시 한번 남녀 신체 능력의 차이를 확인시켜준 결과가 되었다.그러나 이번 대결의 분위기는 과거의 무거운 사회적 담론과는 사뭇 달랐다. 과거의 대결들이 성별 간의 자존심 싸움이나 정치적 메시지를 내포했다면, 이번 두바이 매치는 철저하게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했다. 경기 도중 키리오스는 익살스러운 언더핸드 서브를 선보였고, 선수들은 코트 위에서 농담을 주고받거나 가벼운 춤을 추며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주요 외신들 역시 이번 경기를 사회적 메시지보다는 테니스 흥행을 위한 화려한 쇼라고 평가했다.경기 후 키리오스는 이벤트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1위와의 대결이라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번 대결이 테니스 역사에 의미 있는 장면으로 남을 것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패배한 사발렌카 역시 호주오픈을 앞두고 좋은 실전 훈련이 되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다음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반드시 복수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패배를 쿨하게 인정했다.물론 이번 경기 이후 키리오스의 과거 행적에 대한 비판도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는 과거 테니스계의 남녀 동일 상금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한 전 여자친구 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코트 밖에서의 사생활 문제로 꾸준히 구설에 올랐던 인물이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일각에서는 성평등을 주제로 한 이벤트에 그가 적절한 인물이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결은 테니스라는 스포츠가 가진 오락적 가치를 극대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랭킹 600위권의 남자 선수가 현존 최강의 여자 선수를 이기는 장면은 테니스 팬들에게 묘한 흥분과 읽을거리를 선사했다. 2025년 시즌을 앞두고 열린 이 특별한 이벤트가 향후 테니스 투어의 흥행에 어떤 불씨를 지필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