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정청래 겨눈 '이재명 사람들'의 반란…'대표 흔들기' 넘어 '대표 교체' 신호탄 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 등록이 시작되며 집권여당의 권력 투쟁이 본격화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갈등설 속에서, 이른바 '명청(明鄭) 대전'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 강득구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며 '당·정·청 원팀'을 강조했는데, 이는 현안마다 엇박자를 내온 정청래 대표 체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강 의원은 '친명 대 친청' 구도를 언론이 만든 프레임이라 선을 그으면서도, 당과 정부, 대통령실 사이에 한 틈의 간극도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사실상 정 대표와의 차별화를 분명히 했다.

 

이번 선거의 대진표는 친명계와 친청계의 세 대결로 명확히 나뉜다. 친명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강득구 의원을 필두로, 대장동 사건 변호를 맡았던 이건태 의원, 친명 조직의 핵심인 유동철 지역위원장까지 총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맞서는 친청계에서는 정청래 대표와 법사위에서 호흡을 맞춰온 이성윤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고, 당 조직을 책임지는 문정복 의원도 가세하며 2명의 후보를 냈다. 현재까지 드러난 구도만으로도 친명 3명 대 친청 2명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며, 어느 쪽이 과반을 차지하느냐를 두고 양측의 치열한 수 싸움이 시작됐다.

 


임기가 7개월에 불과한 이번 보궐선거가 이토록 뜨거운 이유는 그 너머에 있는 차기 당권 때문이다. 내년 8월 전당대회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쥘 당대표를 선출하는 사실상의 '본게임'이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 결과는 전당대회의 전초전 성격으로, 집권 이후 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범친명계 내부의 권력 지형을 재편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누가 최고위원회에 더 많은 자기 사람을 입성시키느냐에 따라 향후 당권 경쟁의 주도권을 쥘 수 있기에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것이다.

 

선거는 중앙위원과 권리당원 투표를 절반씩 반영하고, 한 사람이 두 명의 후보에게 투표하는 '1인 2표제'로 치러진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친명계와 친청계가 각각 한 석씩을 확보하고, 남은 한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내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정청래 대표 측이 패배할 경우,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당내 흔들기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반청이 친명과 동일시되어서는 안 된다"며 내분 확산을 경계하고 있지만, 이미 불붙은 양측의 자존심 대결은 전당대회를 향한 신호탄이 되고 있다.

 

전남 의대 설립의 꿈, 순천대 학생 60% 반대에 가로막혔다

 전라남도의 숙원 사업인 국립 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핵심 전제조건이었던 국립순천대학교와 국립목포대학교 간의 통합이 최종 무산됐다. 전남도의회 '통합대 국립의과대학 설립 지원 특별위원회'는 24일 즉각 입장문을 내고, 투표 결과를 존중하면서도 양 대학 간 통합 추진에 심각한 제동이 걸린 점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통합안은 지난 22일과 23일 양 대학에서 동시에 진행된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운명이 갈렸다. 국립목포대는 교원, 직원, 학생 모두가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지며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정작 국립순천대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교수(찬성 56.12%)와 직원·조교(찬성 80.07%)는 통합에 찬성했으나, 학생 투표에서 반대가 60.68%로 나오면서 3개 직역 모두의 찬성이라는 판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 부결로 결정됐다.전남도의회는 이번 투표 결과, 특히 학생들의 반대 결정이 나오게 된 배경에 주목하며, 그들의 우려와 고민을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합 논의 과정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되었던 학사 운영의 혼란, 각기 다른 캠퍼스의 정체성 상실 문제, 그리고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의 질적 저하 가능성 등 현실적인 걱정들이 이번 반대 투표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의회는 대학 통합 문제가 특정 구성원이나 단일 집단의 이해관계를 넘어, 전남 지역 사회 전체의 미래와 다음 세대의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중차대한 선택임을 분명히 했다. 학생들의 우려를 경청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과 별개로, 지역 소멸이라는 더 큰 위기 앞에 놓인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도의회 특별위원회는 이번 결정이 단순히 두 대학의 통합이 무산된 단기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의료 인프라가 전국 최하위 수준이고, 청년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전라남도가 앞으로 어떤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와 직결된 운명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각자도생하는 방식으로는 지역 대학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독립적으로 유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도 덧붙였다. 즉, 이번 통합 부결은 단순히 의대 설립이 좌초된 것을 넘어,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지역 거점 국립대학들이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이에 따라 도의회는 국립순천대를 향해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공공적 책무와 역사적 역할을 다시 한번 깊이 숙고하여, 지역 사회와 전남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아직 통합 논의를 이어갈 시간과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통합에 대한 재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강력히 촉구했다. 전남도의회 또한 이 과정에서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책임 있는 주체로서, 대학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통합 논의가 다시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했다. 전남의 미래가 걸린 의대 유치의 불씨를 어떻게든 다시 살리겠다는 절박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