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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년 65세로 바뀐다…민주당이 제시한 '10년짜리 시나리오'의 정체

 법정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급격한 추진보다는 10년의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혼합연장'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고령화와 노인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정년 연장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과제지만, 청년 고용 위축이라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연금 수급 연령과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서는 충분한 완충 장치와 사회 전반의 체질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순히 정년 숫자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노동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대수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최근 국회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28년부터 8년간 2년마다 1세씩 연장하는 '단기연장', 2029년부터 12년간 3년마다 1세씩 늘리는 '장기연장', 그리고 2029년부터 10년간 시기별로 연장 주기를 달리하는 '혼합연장'이다. 이 중 민주연구원은 '혼합연장' 방안의 손을 들어주었다. '단기연장'은 속도가 너무 빨라 기업에 부담을 주고 청년 신규 채용을 위축시킬 우려가 크며, 반대로 '장기연장'은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사이의 소득 공백, 이른바 '죽음의 계곡'이 장기화되어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본래 취지를 해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혼합연장'이 속도와 안정성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시간도 결코 넉넉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년 연장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연공서열 중심의 현행 임금체계를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고령 인력의 고용을 유지하면서 기업의 생산성을 함께 높이려면, 나이가 들수록 임금이 자동으로 오르는 구조를 깨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또한 대기업·정규직과 중소기업·비정규직으로 양분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하고, 4.5일제 도입과 같은 노동시간 단축 논의도 함께 이루어져야만 정년 연장의 긍정적 효과를 사회 전체가 누릴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년 연장의 혜택이 특정 계층에게만 집중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자칫하면 고용이 안정된 대기업·남성·정규직 노동자들만의 잔치로 끝나고,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여성·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오히려 경력 단절과 재취업의 어려움에 내몰리며 노후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향후 10년간 이들의 경력 유지와 직무 전환을 지원하는 구체적인 종합 지원 대책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결국 정년 연장은 국민연금 개혁을 포함한 노후소득보장제도 전반의 개혁, 산업 구조 혁신과 맞물려 추진될 때 비로소 노인 빈곤을 완화하고 미래 세대의 부양 부담까지 덜어주는 다목적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럭비 국대 윤태일, 4명 살리고 떠난 그의 마지막 경기

 럭비 국가대표 출신 윤태일 씨가 불의의 사고로 뇌사 상태에 빠진 뒤 4명의 환자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라운드를 뜨겁게 누볐던 그의 심장은 이제 다른 이의 몸에서 계속 뛰게 됐다.지난 8일, 윤 씨는 퇴근길에 불법 유턴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평소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밝혀왔던 고인의 뜻을 존중해 가족들은 기증에 동의했다. "뛰는 것을 좋아했던 고인만큼 누군가 운동장을 달려주길 바란다"는 마음이었다.경북 영주 출신인 고인은 럭비 선수였던 형을 동경해 중학교 시절 처음 럭비공을 잡았다. 이후 연세대학교 럭비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국가대표로 발탁되었고, 2010년 광저우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다.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년에는 체육발전유공자 체육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속팀이었던 삼성중공업 럭비단 해체 후에는 회사에 남아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럭비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그의 삶은 럭비와 가족, 두 단어로 요약될 수 있었다. 특히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10년 넘게 한국해양대학교 럭비부 코치로 활동하며 후배 양성에 힘썼다. 자신의 연차를 모두 모아 선수들의 합숙 훈련에 동행하고, 선진 럭비를 배우기 위해 1년 넘게 일본어를 공부할 정도로 럭비에 진심이었다.고인의 아내 김미진 씨는 "마지막 모습까지 멋있고 대단한 사람이었다"며 "가족으로 함께 한 모든 순간이 고마웠다. 우리가 사랑으로 키운 딸은 걱정 말고 하늘에서 편히 잘 지내길 바란다"는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