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野 "정동영·이종석 즉각 해임, 정진상 수사하라"…칼끝, 대통령 측근 정조준

 국민의힘이 이른바 '통일교 게이트' 의혹을 고리로 이재명 정부를 향한 총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통일교와의 접촉 의혹이 불거진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의 즉각적인 해임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또한,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 역시 수사 대상에 올라야 한다며, 이 대통령이 이들의 수사 협조를 공개적으로 지시해야 한다고 압박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는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은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사퇴를 단순한 개인 비리 차원을 넘어, 정권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거대한 게이트의 시작점으로 규정하겠다는 야당의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송 원내대표는 전재수 전 장관의 사퇴를 "출발점일 뿐"이라고 못 박으며, 그가 이번 게이트의 핵심이 아닌 '꼬리' 혹은 단순 '전달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실질적인 '몸통'은 따로 있으며, 그 몸통이 현 정권의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을 개연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인식 하에 국민의힘은 통일교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은 인물이라면 소속과 지위를 불문하고 예외 없는 성역 없는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마무리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고, 의혹의 실체를 끝까지 파헤쳐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히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야당은 검경의 수사 행태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특히 송 원내대표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관련 사건을 4개월 가까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덮어버린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수사 지연으로 인해 정치자금법의 7년 공소시효가 만료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018년경 전재수 전 의원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한 만큼, 해당 시점의 범죄는 올해 말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처벌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원내대표는 "야당에 대해서만 신속하게 압수수색을 할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경찰의 수사 의지를 가늠하는 중대한 국면"이라며 경찰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결국 국민의힘이 내놓은 해법은 새로운 특별검사, 즉 '통일교 게이트 특검'의 도입이다.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국회 차원에서 즉시 특검 도입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새로 출범할 특검은 통일교 유착 의혹뿐만 아니라, 기존 민중기 특검의 명백한 직무유기 혐의까지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송 원내대표는 최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언급한 '2차 특검 또는 종합특검' 구상을 역으로 이용하는 정치적 노련함을 보였다. 그는 "민주당과 통일교의 유착 관계, 그리고 민중기 특검의 직무유기까지 포함해 특검을 실시한다면 매우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여당이 제안한 틀에 야당의 요구를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특검 도입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서학개미' 자금 220조 정조준…정부, 달러 가뭄 해소 나섰다

 정부가 고질적인 외환시장 불안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돼 온 달러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춘 세제 지원 카드를 먼저 꺼내 들었다. 기획재정부는 24일,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와 외환시장 안정을 목표로 하는 '국내투자·외환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개인과 기업이 해외에 보유 중인 막대한 규모의 자산을 국내 투자로 전환하거나 환율 변동 위험 관리에 사용하도록 유도해, 외환시장의 달러 쏠림 현상을 구조적으로 완화하는 데 있다. 시장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세금 혜택이라는 유인책을 통해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파격적인 세제 혜택이다. 먼저 2025년 12월 23일까지 개인이 보유한 해외주식을 매각한 뒤, 그 자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할 경우, 발생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를 1년간 한시적으로 감면해준다. 이는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 투자자들의 자금을 국내 증시로 되돌리기 위한 강력한 유인책이다. 1인당 매도금액 한도는 예시로 5,000만 원 수준이 거론되며, 국내로 자금을 복귀시키는 시점이 빠를수록 세금 감면 혜택이 커지는 차등 구조를 적용한다. 예를 들어, 2026년 1분기에 복귀하면 100% 감면, 2분기는 80%, 하반기는 50%의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향후 국회 논의를 거쳐 증권사들이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라는 전용 상품을 출시하면 이를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한 환헷지 수단도 지원한다. 개인투자자를 위한 선물환 매도 상품 도입을 돕고, 해외주식 투자 시 환헷지를 할 경우 연평균잔액 1억 원 한도 내에서 관련 상품 매입액의 5%(최대 500만 원)를 양도소득세에서 공제해준다.기업 부문에서는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국내 환류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됐다. 국내 모회사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에 대해 세금을 매기지 않는 비율(익금불산입률)을 기존 95%에서 100%로 상향 조정한다. 이는 해외 수익을 국내로 들여올 때 발생하는 세금 부담을 완전히 없애, 기업들이 외화를 해외에 쌓아두기보다 국내로 적극적으로 가져오도록 유도하려는 조치다. 기획재정부는 2025년 3분기 말 기준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 잔액이 1,611억 달러(약 220조 원)에 달하는 만큼, 이 중 일부만이라도 국내 투자로 전환되거나 환헷지에 활용된다면 외환시장에 상당한 규모의 달러 공급 확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정부는 이번 세제 지원 방안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등 관련 입법 절차를 서두를 계획이다. 개인투자자 관련 제도는 국회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1월 말에서 2월 초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기업의 해외 배당금 과세 완화 조치는 2026년 1월 1일 이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대책 발표와 함께 외환당국은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시장에 대한 경고성 발언, 이른바 '구두개입'에 나섰다. 이는 정부가 세제 지원과 시장 안정 메시지를 병행하며 환율 안정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