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20년 만에 4.5배 '폭풍 성장'…세계가 주목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기적

 국립중앙박물관이 연간 관람객 600만 명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지난 10월 15일, 개관 이래 처음으로 500만 관람객 돌파라는 금자탑을 쌓은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100만 명을 추가하며 스스로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이는 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해 문을 연 2005년의 연간 관람객 수(133만 명)와 비교하면 약 20년 만에 4.5배 가까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치다. 1945년 개관 이후 80년간 박물관을 찾은 누적 관람객 수는 약 1억 84만 명에 달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 공간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러한 기록적인 성과의 배경에는 블록버스터급 특별 전시의 성공과 모든 세대를 아우르려는 박물관의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은 600만 번째 관람객 돌파를 기념하는 행사에서 그 비결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쌍둥이 자녀와 함께 박물관을 처음 방문했다가 행운의 주인공이 된 노용욱 씨는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와 어린이박물관을 보기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는 수준 높은 기획 전시가 성인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동시에,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가 시너지를 내며 관람객 폭증을 견인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이러한 성과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에서도 주목할 만한 기록이다. 지난해 국제적인 미술 전문 매체 '아트뉴스페이퍼'가 발표한 세계 박물관 관람객 수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연간 600만 명이라는 수치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873만 명), 바티칸박물관(682만 명), 영국박물관(647만 명)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하는 놀라운 규모다. 세계 유수의 박물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이 기록은 국립중앙박물관이 단순한 유물 보존 및 전시 기관을 넘어, 세계인이 찾는 문화적 명소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600만이라는 기록은 박물관에 보내주신 국민적 신뢰와 사랑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숫자"라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 숫자를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삼아, 앞으로 더욱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한민국 문화의 심장으로서의 역할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단순한 관람객 수의 증가를 넘어, 질적 성장과 내실을 다지며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제 정말 시간이 없다" 정동영이 105세 노인에게 한 약속

 차가운 연말, 가족의 의미가 더욱 절실해지는 시기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이산의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고령의 이산가족들을 찾았다. 정 장관은 94세 이상의 고령 이산가족 중 기초생활수급자 100명을 대상으로 위로의 메시지가 담긴 연하장과 소정의 위로물품을 전달하며 정부의 따뜻한 관심을 표했다. 이는 단순한 연말 인사를 넘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1세대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의 표현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위로 방문의 정점은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105세의 김봉환 어르신 댁을 직접 찾은 것으로, 잊혀 가는 이산가족 문제의 현실을 직접 듣고 해결 의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정 장관을 맞이한 105세의 김봉환 어르신은 7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가슴속에만 묻어두었던 한평생의 염원을 어렵게 꺼내놓았다. 한국전쟁 당시 북녘의 고향에 부모와 형제자매를 모두 두고 온 그는, 이제 다시 만나는 것은 바라지도 않으니 죽기 전에 헤어진 동생들이 살아는 있는지, 그 생사라도 확인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100세를 훌쩍 넘긴 노인의 목소리에는 분단이 한 개인의 삶을 얼마나 깊고 아프게 할퀴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는 수많은 1세대 이산가족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마지막 소원이자,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절박해지는 인도적 현안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가슴 아픈 장면이었다.김 어르신의 절박한 호소를 경청한 정동영 장관은 "대부분의 이산가족이 고령이신 만큼, 우리에게는 정말 시간이 없다"고 깊이 공감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단순히 위로의 말을 건네는 데 그치지 않고, 남북대화를 포함한 모든 가능한 방안을 총동원하여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상봉 등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도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최우선으로 다루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이산가족들에게 작은 위로와 기대를 안겨주었다.통일부는 이러한 장관의 약속을 뒷받침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함께 밝혔다. 매년 음력 8월 13일을 '이산가족의 날'로 기념하고, 이산가족 초청 위로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이산의 아픔을 위로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또한, 남북 교류가 재개될 때를 대비해 유전자 검사 사업을 확대하고, 만날 수 없는 가족에게 마음이라도 전할 수 있도록 영상편지 제작 사업도 꾸준히 추진한다. 특히 내년부터는 '이산가족 생애기록물 수집 및 디지털화 사업'을 새롭게 시작한다. 이는 1세대 이산가족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 그들의 아픈 역사와 가족에 대한 기억을 디지털로 기록하고 영구히 보존하는 사업으로, 더 늦기 전에 분단의 비극을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려는 정부의 다급한 노력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