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땅 포기해라" 트럼프 최후통첩에…젤렌스키 "절대 안돼" 정면충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서 '영토 양보'는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이는 러시아가 종전의 핵심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재 중인 종전안을 둘러싼 양측의 팽팽한 기 싸움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밤 기자들과의 음성 문답을 통해 "러시아는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에게 영토 포기를 요구한다"면서도, "우리 법으로든, 국제법으로든, 도덕률로든 우리는 무엇도 포기할 권리가 없다"고 못 박으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러한 강경한 태도는 우크라이나와 유럽 주요국들이 함께 다듬은 새로운 협상안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의 엑스(X) 계정을 통해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구성 요소는 더 발전했으며 이를 미국 측에 제시할 준비가 됐다"고 밝히며, 조만간 구체적인 문건을 미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러시아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주도하는 새로운 판을 짜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최근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조율한 최신 종전안에서는 영토 및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통제와 관련된 조항이 오히려 더 강경해진 것으로 알려져, 젤렌스키의 발언에 힘을 싣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입장과는 정반대로, 중재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러시아의 손을 들어주며 젤렌스키를 압박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에서 우위에 있는 건 러시아"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그(젤렌스키)는 상황을 파악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젤렌스키가 미국의 최신 종전안을 거부할 경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그는 지고 있으니까"라고 답하며, 사실상 항복을 종용하는 듯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는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손을 뗄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미국의 지원 중단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젤렌스키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는 모양새다.

 

트럼프의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유럽을 향해서는 "말만 하고 해내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오랫동안 선거를 하지 않았다. 민주주의를 얘기하면서도 더는 민주주의가 아닌 지점에 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전시 계엄령을 이유로 임기가 만료됐음에도 집권 중인 젤렌스키의 정통성을 문제 삼는 러시아 측의 논리에 힘을 실어준 발언으로, 동맹국 정상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위다. 이처럼 중재자인 미국 대통령이 오히려 러시아의 입장을 대변하며 우크라이나를 압박하는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 유럽 순방을 통해 국제적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외로운 싸움은 더욱 힘겨워질 전망이다.

 

 

 

알고 보니 '밥'?…최준용, 손아섭 상대 11타수 1안타 천적

 롯데 자이언츠의 핵심 불펜 투수 최준용이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이자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 손아섭(한화 이글스)을 향해 유쾌한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지난 3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야구라'에 팀 동료 이민석과 함께 출연해 마운드 위에서는 차마 밝히지 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었다. 여러 이야기 가운데 단연 이목을 끈 것은 최준용이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선수로 주저 없이 손아섭을 지목한 대목이다. 그는 단순히 결과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결과를 떠나 열받는 선수"라고 표현하며 그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최준용이 밝힌 이유는 두 사람의 '절친' 관계에서 비롯된 장난기 넘치는 신경전 때문이었다. 최준용에 따르면, 손아섭은 중요한 승부처에 등판하는 최준용에게 경기 전날부터 연락해 "주자가 없을 때는 변화구 던지지 말고 남자답게 직구로만 승부하자"고 부추긴다는 것이다. 최준용이 이를 거절하면 손아섭은 "너는 필승조 하겠냐. 배포가 작다"며 자존심을 긁는 도발도 서슴지 않았다. 선배의 짓궂은 도발에 발끈한 최준용은 실제로 오기가 생겨 직구 승부를 받아들였고, 이는 오히려 손아섭에게 '악몽'과도 같은 결과를 안겨주었다.결과는 최준용의 압승이었다. 그는 손아섭의 도발에 응수하며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쳤고, 무려 10타수 연속 무안타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다. 현재까지의 통산 상대 전적은 최준용이 직접 밝힌 대로 11타수 1안타. 손아섭이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시절부터 9타석 연속 범타로 물러났고, 올해 6월 26일에서야 첫 안타를 신고했을 정도다. 최준용을 10타석 이상 상대한 타자 중 손아섭보다 낮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박민우, 김선빈, 박찬호 등 손에 꼽을 정도이니, 그야말로 '천적' 관계가 따로 없는 셈이다.이처럼 거침없는 '디스전'을 벌이지만, 사실 두 사람은 야구계에서 소문난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최준용이 롯데에 입단한 2020년부터 손아섭이 팀을 떠나는 2021년까지 2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끈끈한 정을 쌓았다. 손아섭이 팀을 옮긴 이후에도 인연은 계속되어, 과거 롯데 구단 유튜브 영상에서는 최준용의 갑작스러운 전화에 손아섭이 친근한 욕설(?)로 화답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운드 위에서는 한 치의 양보 없는 승부를 펼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는 두 사람의 유쾌한 관계가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