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애들이 극장에서 뭘 봐' 조롱 딛고… '뽀로로 엄마'의 10번째 뽀로로 극장판 출격

 '뽀로로 엄마'로 불리는 우지희 오콘 대표의 시선은 22년간 지켜온 '국민 애니메이션'의 왕좌를 넘어, 더 넓은 세계 시장을 향하고 있다. 성공적인 20주년을 넘긴 것에 안주하지 않고 미국의 '픽사'나 일본의 '스튜디오 지브리'와 같은 글로벌 스튜디오와의 경쟁을 꿈꾸는 것이다. 그 야심 찬 포부와 함께, 오는 11일 뽀로로와 친구들은 열 번째 극장판 '스위트캐슬 대모험'으로 스크린에 돌아온다. 위기에 빠진 디저트 왕국과 크리스마스를 구하기 위한 이번 모험은, 지난 2004년 VHS 테이프로 출시되어 큰 사랑을 받았던 '크리스마스 대모험'의 추억까지 소환하며 팬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가 될 전망이다.

 

뽀로로의 극장판 역사는 '불가능'에 대한 도전의 기록이었다. 2013년 첫 극장판을 준비할 당시만 해도 '3~4살짜리 아이들이 어떻게 한 시간 넘게 극장에 앉아있냐'는 부정적인 시선이 팽배했다. 제작사 내부에서조차 반신반의했지만, 당시 5살이던 우 대표의 아이가 꼼짝 않고 스크린에 몰입하는 모습을 본 순간 그는 확신을 얻었다. 그렇게 '영유아를 위한 극장용 영화'라는 새로운 문화를 개척한 뽀로로는 TV판 1, 2기 제작 이후 저작권 소송이라는 성장통을 겪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극장가가 얼어붙는 위기를 맞는 등 숱한 고비를 넘겨왔다. 그때마다 버팀목이 되어준 것은 변치 않는 사랑으로 극장을 찾아준 어린이 관객들의 존재였다.

 


뽀로로 극장판이 10편의 시리즈를 이어오며 단순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넘어 '웰메이드 작품'으로 평가받는 데는 우 대표의 확고한 제작 철학이 깔려있다. 그는 "아동용 애니메이션은 교훈을 줘야 한다는 강박보다, 영화의 본질인 '재미'를 먼저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눈요정 마을, 컴퓨터 왕국, 공룡섬 등 매번 새로운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이유도 관객에게 늘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기 위함이다. 특히 아동용임에도 불구하고 성인의 눈높이까지 만족시킬 만한 높은 기술력과 실감 나는 연출을 고집하는 것은, 최종적으로 부모의 지갑을 열고 더 나아가 해외 바이어들의 눈까지 사로잡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다. '우리 아이의 첫 영화'라는 타이틀을 한국을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획득하는 것이 그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제 오콘은 '뽀로로'라는 안전한 울타리를 넘어 더 과감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귀멸의 칼날', '주토피아2' 등이 흥행하며 애니메이션 소비층이 성인으로 확장되는 현상에 주목한 것이다. 우 대표는 "극장판을 10년간 만들며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인 버전을 시도해 볼 때가 됐다"며, 현재 서울과 경기도의 실제 모습을 고증하여 담아낸 디스토피아 세계관의 성인용 애니메이션을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수준의 깊이감과 기술력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는, 오콘이 '뽀로로 제작사'를 넘어 미국의 '픽사'나 일본의 '스튜디오 지브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스튜디오로 나아가기 위한 야심 찬 출사표다. 22살 뽀로로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더 넓은 시장을 향한 '뽀로로 엄마'의 도전은 이제 막 새로운 막을 올리고 있다.

 

경영권 흔들리는데 실적은 '사상 최대'…고려아연, 숫자로 증명했다

 영풍 및 MB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이라는 거센 파도에 맞서고 있는 고려아연이 탁월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분기 흑자 행진을 이어가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 4분기에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부의 흔들기 속에서도 본업의 경쟁력이 굳건함을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고려아연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증한 4조 7390억 원의 매출과 369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무려 104분기 연속 흑자라는 대기록이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한 수치로, 경영권 경쟁의 소음 속에서 현 경영진의 능력이 재확인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이러한 호실적의 중심에는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낸 '전략광물'과 전통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귀금속' 사업이 자리 잡고 있다. 고려아연은 방위 산업의 필수 희소금속이지만 중국의 수출 통제로 가격이 급등한 안티모니를 순도 99.9% 이상으로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는 데 성공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했다. 올 3분기까지 안티모니 누계 판매액만 2500억 원에 달한다. 또한 AI 기술 발전과 함께 반도체 및 태양광 소재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듐 역시 400억 원의 누적 판매액을 기록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제련 부산물에서 금과 은을 회수하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산업 수요 증가에 따른 귀금속 가격 급등의 수혜까지 톡톡히 누리고 있다. 3분기까지 금과 은의 누계 판매액은 각각 1조 3000억 원, 2조 3000억 원에 이른다.고려아연은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이지만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었던 게르마늄과 갈륨의 국내 생산을 위해 온산제련소 내에 각각 1400억 원과 557억 원을 투자해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단순히 생산 라인을 늘리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을 '탈중국 공급망'의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전략적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자원순환, 2차전지 소재)'라는 신사업 비전 아래 추진된 대규모 투자가 전략광물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며 구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경영권 분쟁 상황 속에서 주주들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파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 역시 눈에 띄는 대목이다. 고려아연 이사회는 2025년 결산배당금을 주당 2만 원으로 확정하며 전년 대비 2500원 증액했으며, 이에 따라 약 3637억 원의 배당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약속했던 1조 6689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까지 이행하면 2025년 한 해에만 총 2조 326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의 금액이 주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업계에서는 적대적 M&A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실적 성장과 역대급 주주 환원 정책을 동시에 보여준 현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한층 두터워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은 이를 바탕으로 경영권 방어는 물론, 국가 기간산업의 핵심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