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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뒤덮은 '초대형 태극기 손흥민'…토트넘, 떠난 왕의 귀환에 '진심'

 토트넘 홋스퍼가 떠나간 '레전드'를 위해 런던 거리를 그의 상징으로 물들이며 역대급 환대를 준비하고 있다. 구단은 오는 10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손흥민을 공식 초청했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팬들과 함께 그의 대형 벽화를 제작해 공개했다. 런던 토트넘 하이 로드에 완성된 이 벽화에는 손흥민이 직접 고른 디자인이 담겼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찰칵' 세리머니와 함께, 태극기를 두른 채 동료들과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는 모습 아래 '쏘니, 스퍼스 레전드(Sonny, Spurs Legend)'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새겨져, 그가 구단에 남긴 유산의 무게를 실감케 한다.

 

손흥민이 약 7개월 만에 친정팀 홈구장을 다시 찾는 이유는 팬들과의 못다 한 작별 인사를 나누기 위함이다. 그는 지난여름, 10년간 정들었던 토트넘을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을 선언했다. 당시 이적 발표는 한국에서 진행된 프리시즌 투어 기자회견장에서 이루어졌고, 그는 끝내 자신을 아껴준 현지 팬들에게 직접 작별을 고할 기회를 갖지 못한 채 팀을 떠나야 했다. 손흥민은 구단을 통해 "여름에 어려운 결정을 발표했을 때 나는 한국에 있었고, 경기장에서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할 적절한 기회가 전혀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고, 이번 방문을 통해 "10년간 보내준 팬들의 엄청난 성원과 사랑이 나와 가족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직접 말할 기회가 생겨 너무나 행복하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이 이처럼 성대한 환대를 받는 이유는 그가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의 시간이 곧 구단의 역사가 됐기 때문이다. 2015년 입단 초기 부진을 딛고 일어선 그는 2016-2017시즌부터 매 시즌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2018-2019시즌에는 팀을 챔피언스리그 결승으로 이끌었고, 2020년에는 70m 질주 원더골로 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다. 해리 케인과 함께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골 합작 기록(47골)을 세운 '손케 듀오'의 역사는 전설로 남았으며, 2021-2022시즌에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개인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박수칠 때 떠난다'는 말처럼, 손흥민은 구단에 그토록 염원하던 트로피를 안긴 뒤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동료들이 우승을 위해 팀을 떠날 때도 묵묵히 자리를 지켰던 그는 지난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팀의 1-0 승리를 이끌며 토트넘에 17년 만의 우승컵이자 40년 만의 유럽대항전 우승이라는 위업을 선물했다. 최고의 순간에 작별을 고하고 떠났던 '레전드'가 팬들과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다는 소식에, 구단과 팬들은 "드디어 기다렸던 그날이 왔다", "영원한 주장, 그의 환한 웃음에 너무나 흥분된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왕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십자인대 파열→시즌 아웃→쌍둥이 아빠…'롤러코스터' 인생, 매디슨의 놀라운 근황

 토트넘 홋스퍼 중원의 핵심이자 손흥민의 '절친'으로 알려진 제임스 매디슨이 끔찍한 부상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서서 자신의 심경과 근황을 밝혔다. 매디슨은 지난 2023년 토트넘에 합류하자마자 정교한 패스와 킥 능력을 바탕으로 단숨에 주전 자리를 꿰찼고, 뛰어난 리더십까지 인정받아 손흥민과 함께 주장단으로 활약하며 팀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의 찬란했던 시즌은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너무 일찍 막을 내렸다. 바로 지난 8월, 손흥민의 고별전으로 치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친선 경기 도중 극심한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것이다.상황은 매우 심각했다. 스스로 걷지 못할 정도로 고통을 호소한 그는 결국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빠져나왔고, 진단 결과는 더욱 참혹했다. 과거에도 다쳤던 오른쪽 무릎의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됐다는, 사실상 시즌 아웃을 의미하는 진단이 내려진 것이다. 팀의 핵심 전력 손실이라는 점도 뼈아팠지만, 무엇보다 그와 절친한 동료 손흥민의 마지막 경기가 자신의 끔찍한 부상으로 얼룩졌다는 사실은 팬들과 매디슨 자신에게 더 큰 안타까움과 상처로 남았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듯한 절망적인 순간이었다.하지만 매디슨은 좌절 속에서 주저앉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재활 과정을 담은 영상을 꾸준히 올리며 반드시 그라운드로 돌아오겠다는 강한 복귀 의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9일, 영국 '스카이스포츠'의 축구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큰 무릎 수술을 했기에 당연히 오랜 시간이 필요한 부상이지만, 현재 회복은 정말 잘 진행되고 있다"고 팬들을 안심시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올바른 멘탈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랜 시간 뛸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했다.매디슨은 "내 안이 완전히 무너져 내릴 정도로 큰 충격이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고백했다.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고, 월드컵이 열리는 해였기에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이 될 것이라 믿었지만, 부상으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과거에도 힘든 일을 겪어냈듯 이번에도 이겨내고 있다"며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부상으로 생긴 시간을 새로운 도전의 기회로 삼고 있었다. 코칭 자격증 과정을 시작했으며, 최근 아내가 쌍둥이를 출산하며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축구를 많이 보고 있다"며 그라운드 밖에서도 축구에 대한 변함없는 열정을 보여주며, 더욱 강해져 돌아올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