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대통령과 장관을 '피고발인'으로…국민의힘, 공수처에 초강수 둔 진짜 이유

 여야 간의 대치가 검찰과 법원을 둘러싼 사법 영역으로까지 번지며 정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에서 집단 퇴정했던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이재명 대통령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다고 8일 밝혔다. 곽규택 법률자문위원장 등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공수처를 직접 찾아 이 대통령과 정 장관에 대한 고발장을 공식 접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며, 정부와 여당을 향한 전면적인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번 고발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25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화영 전 부지사의 '술 파티 의혹 위증' 관련 공판준비기일에서 비롯됐다. 당시 재판부가 검찰 측의 증인 신청을 기각하자, 담당 검사 4명은 "불공평한 소송 지휘를 더 이상 따를 수 없다"며 재판부 기피 신청서를 제출하고 법정에서 집단으로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공직자인 검사들의 집단 퇴정과 같은 법정 질서를 해치는 행위"라고 규정하며,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엄정한 감찰과 수사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지시 직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즉각 대검찰청에 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공식 요청하며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국민의힘은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의 이러한 조치가 검사의 독립적인 직무 수행을 방해하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고발은 이재명 정부의 계속되는 실정과 반헌법적 처사들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민생은 돌보지 않고 오로지 야당 탄압과 사법부 파괴에만 몰두하는 현 정부의 헌법 파괴 행태에 대해 강력한 경종을 울리는 차원"이라며 고발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사실상 사법부의 판단에 개입하려는 검찰의 행위에 대한 정부의 정당한 감찰 지시라는 여권의 주장과, 이는 명백한 검찰 탄압이자 사법부 무력화 시도라는 야당의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최근 불거진 '인사 청탁 문자' 논란과 관련해서도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남국 전 대통령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 그리고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직권남용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함께 고발하기로 했다. 이 논란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전 비서관과 문 부대표가 인사와 관련된 부적절한 내용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시작됐으며, 파문이 커지자 김 전 비서관은 4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이 두 가지 사건을 고리로 삼아 현 정부와 여당의 도덕성과 직무 적합성에 대한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부모 부양은 자식 몫” 이젠 5명 중 1명만 동의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가치관이었던 '효(孝)' 사상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부모 부양을 자녀의 당연한 의무로 여기던 전통적 인식이 급격히 약화되면서, 이제는 국민 5명 중 1명만이 그 책임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족 중심의 돌봄 체계가 한계에 봉착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부모를 모실 책임이 자녀에게 있다'는 명제에 동의하는 비율은 20.63%에 불과했다. 반면, 이에 반대하는 응답은 47.59%로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불과 18년 전인 2007년 조사에서 찬성 여론이 과반(52.6%)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이러한 인식의 전환은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반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저소득 가구와 일반 가구 모두에서 부모 부양을 자녀의 몫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이는 경제적 여건과 무관하게 '돌봄의 사회화'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음을 의미한다.가족에 대한 가치관 변화는 자녀 양육 영역에서도 감지된다. '자녀는 어머니가 집에서 돌봐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반대 여론이 찬성을 근소하게 앞지르기 시작했다. 다만 이 부분에서는 저소득층이 일반 가구보다 어머니의 직접 돌봄을 선호하는 경향이 다소 높아, 경제적 상황이 육아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짐작게 했다.자연스럽게 복지 정책에 대한 국민적 요구는 국가의 역할 확대로 향하고 있다. 특히 의료와 기초 보육만큼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는 확고했다.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민간 의료보험 확대에 반대하고 무상 보육에 찬성하며, 생존과 직결된 영역에서의 강력한 공적 안전망 구축을 주문했다.다만 모든 영역에서 국가의 책임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었다. 대학 무상 교육에 대해서는 반대 여론이 찬성보다 우세했다. 이는 필수적인 돌봄은 국가가 책임지되, 고등 교육과 같은 선택의 영역은 개인의 몫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처럼 변화하는 국민 인식은 미래 복지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