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시원하려고 받은 목 마사지, 뇌로 가는 '생명줄' 터뜨릴 수도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인 목 혈관, 즉 경동맥이 막히고 있다는 것은 생명에 대한 심각한 경고 신호다. 마치 오래된 수도 배관 내부에 녹과 이물질이 쌓여 물길을 막듯, 우리 혈관에도 세월이 흐르면서 기름 찌꺼기 '플라크'가 축적된다. 특히 경동맥에 이러한 찌꺼기가 쌓여 혈관을 좁고 딱딱하게 만드는 '경동맥 죽상동맥경화증'은 뇌경색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이 병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과 같은 위험인자에 혈관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시작된다. 매끈해야 할 혈관 내벽에 미세한 상처가 생기고, 그 틈으로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침투하면서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끈적한 죽 같은 덩어리가 형성되어 혈관을 점차 막아버리는 것이다.

 

경동맥 죽상동맥경화증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만 약 12만 4천여 명에 달했으며,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조금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남성이 흡연이나 고혈압 같은 위험 요인에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여성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 폐경 이후 혈관을 보호하는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발병률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과도하게 목을 꺾는 스트레칭이나 강한 목 마사지 같은 물리적 자극이 혈관 내벽에 손상을 주어 피떡(혈전)을 만들고, 이것이 뇌경색을 유발하는 예기치 못한 원인이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질병이 더욱 무서운 이유는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처럼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건강검진이나 다른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며, 만약 증상을 느꼈다면 이미 뇌졸중이 발생했거나 발생하기 직전의 위급한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 뇌졸중의 강력한 전조증상인 '일과성 허혈 발작(미니 뇌졸중)'이 대표적인 예다.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한쪽 눈이 커튼을 친 것처럼 흐릿해지고, 말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 없이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응급실을 찾아야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경동맥의 동맥경화를 방치할 경우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전체 뇌경색 환자의 약 15~20%가 바로 이 경동맥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단순히 찌꺼기가 쌓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혈관 벽의 '두께'다. 경동맥 벽이 0.1mm 두꺼워질 때마다 뇌경색 발생 위험은 13~18%씩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다. 만약 혈관 벽에 붙어있던 찌꺼기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 뇌혈관을 막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살아남더라도 영구적인 마비나 언어 장애와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할 수도 있다. 결국 혈관의 나이는 생활 습관에 달려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을 철저히 관리하고, 혈관의 가장 큰 적인 담배를 반드시 끊어야 한다. 또한 주 3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가족력이 있다면 증상이 없더라도 미리 신경과를 찾아 혈관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손흥민·김민재도 막지 못한 '관중 실종'…10년 만의 굴욕, 대체 무슨 일이?

 고통스러운 부상과 긴 재활의 터널을 뚫고 1년 8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조규성(미트윌란)의 눈에 비친 대표팀의 현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팬들과 소통에 나선 그는 오랜만에 돌아온 대표팀에서 느낀 낯선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11월에 소집돼 A매치를 뛰었는데, 원래 서울에서 경기를 하면 6만 관중이 가득 들어찼었다. 그런데 이번엔 3만 명 정도만 오신 걸 보고 한국 축구 인기가 확실히 식은 건가 싶어 놀랐다"고 말했다.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마저 체감할 정도로 싸늘해진 축구 열기를 직접 언급한 것으로, 현재 대표팀이 처한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불과 1~2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신화 이후 한국 축구는 제2의 황금기를 맞았다. 월드클래스 공격수 손흥민을 필두로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 빅리그를 호령하는 스타 선수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팬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고, A매치 티켓은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될 정도였다. 2023 아시안컵에서의 아쉬운 성적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을 향한 팬들의 애정과 열정은 쉽게 식지 않는 듯 보였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갑작스러운 경질과 그 후임으로 홍명보 감독이 선임되는 과정에서 축구 팬들의 여론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을 포함한 평가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소개될 때마다 홈 팬들의 야유가 쏟아지는 전례 없는 장면이 연출됐고, 이는 고스란히 팬들의 외면으로 이어졌다.조규성이 느낀 '반 토막 난 관중'은 단순한 체감이 아닌, 명백한 수치로 증명된다. 실제로 팬들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우려는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지난 10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평가전 관중은 2만 2,206명에 그쳤고, 올해 마지막 A매치였던 가나전 역시 3만 3,256명이 입장하는 데 머물렀다. 6만 6천여 석 규모의 대한민국 축구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이 A매치에서 절반도 채워지지 못한 것은 2015년 10월 자메이카전 이후 무려 10년 만의 일이다. 토트넘의 방한 경기 등 굵직한 이벤트가 연이어 열리며 팬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리더십을 잃고 표류하는 대표팀과 축구협회를 향한 팬들의 실망감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누구보다 간절하게 대표팀 복귀를 꿈꿨을 조규성이기에 싸늘하게 식어버린 열기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실망과 좌절에 머무르지 않고, 선수로서의 책임을 먼저 통감했다. 그는 "결국 우리가 잘해야 한다. 첫 번째 단추는 선수가 꿰어야 한다"며 그라운드 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 떠나간 팬심을 되돌리겠다는 굳은 각오를 다졌다. 그의 다짐처럼, 조규성은 긴 재활을 마치고 소속팀에서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리고 있다. 1년 8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던 볼리비아전에서도 통쾌한 골 맛을 보며 포효했던 그가,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