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2040 여성 노리는 '소리 없는 암'…이유 없이 피곤하고 살찐다면 당장 확인해야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와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핵심 기관인 갑상선. 이 '체내 엔진'에 문제가 생겨 기능이 저하되면 만성 피로와 체중 증가를, 반대로 기능이 항진되면 심장 두근거림과 더위를 참기 힘든 증상을 겪게 된다. 하지만 정말 무서운 것은 '소리 없는 암'으로 불리는 갑상선암이다. 대부분 초기 증상이 전혀 없어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발견 시 환자가 느끼는 충격과 공포는 더욱 크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발병률이 높고, 최근에는 20~40대 젊은 환자도 급증하는 추세여서 '젊음'이 결코 안전지대가 아님을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요오드 과다 섭취, 극심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수면 습관, 호르몬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분석한다.

 

갑상선암을 의심해볼 수 있는 작은 신호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조관훈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목 앞쪽에 이전과 달리 만져지는 혹이 있거나, 음식을 삼킬 때 무언가 걸리는 듯한 불편함이 느껴지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목소리가 변하는 등의 이상 징후가 느껴진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단은 보통 갑상선 초음파 검사로 시작되며, 여기서 악성이 의심되는 결절이 발견되면 '미세침흡인검사(FNA)'를 통해 암세포의 유무를 최종적으로 확인한다. 이 검사는 가는 바늘로 결절의 세포를 소량 채취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식으로, 통증이 거의 없고 외래에서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를 병행하여 진단의 정확도를 99%까지 끌어올리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갑상선암을 진행 속도가 느린 '착한 암'이라 부르며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은 편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절대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일부 공격적인 갑상선암은 주변 조직이나 림프절로 빠르게 전이될 수 있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착한 암'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해서는 안 된다. 조관훈 교수는 "갑상선암이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인 것은 맞지만, 검사 결과 주변 림프절 등으로 전이가 확인되었다면 즉시 수술을 서둘러 암세포를 제거해야 한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갑상선암 치료의 가장 기본이자 핵심 원칙은 수술적 제거다. 암의 크기, 종류, 주변 조직 침범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갑상선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절제하게 된다. 수술 후에는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므로,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기 위해 평생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약은 흡수율이 매우 예민해 정해진 복용법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드시 아침 공복 상태에서 복용해야 하며, 식사는 약 복용 후 최소 1시간이 지난 뒤에 해야 한다. 특히 칼슘이나 철분 보충제는 호르몬제의 흡수를 심각하게 방해하므로, 함께 복용해야 할 경우 최소 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어야 한다.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혈액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를 꾸준히 추적 관찰하고, 적절한 요오드 섭취와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60대 이상 일자리 30만개 늘 때, 2040은 32만개 증발…"이게 나라냐"

 지난해 국내 일자리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건설 경기 부진의 직격탄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가속화된 비대면 업무 전환의 여파로, 일자리 수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일자리행정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새로 생긴 일자리는 고작 6만 개에 그쳐 총 2천671만 개를 기록했다. 이는 0.2% 증가에 불과한 수치로, 20만 개(0.8%)가 늘었던 전년도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무려 4분의 1 토막 난 것이다. 2017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로, 한국 경제의 고용 창출 능력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산업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고령화 사회 진입과 맞물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13만 3천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고, 제조업 역시 4만 5천 개의 일자리를 더하며 선방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업종에 국한된 온기일 뿐이었다. 얼어붙은 건설 경기의 한파는 고용 시장에 그대로 몰아쳐 건설업에서만 5만 8천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또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금융보험업과 운수창고업에서도 각각 5만 6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특정 산업 분야의 고용 충격이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최재혁 데이터처 행정통계과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건설 경기 부진과 비대면 업무 확산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이번 통계는 일자리의 '세대교체'가 아닌 '세대 양극화' 현상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60대와 70세 이상 고령층에서 각각 15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전체 증가분을 훌쩍 뛰어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50대 일자리 역시 6만 개가 늘어나는 등, 장년층 이상의 고용 시장은 비교적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였다. 40대 일자리는 무려 17만 개가 사라졌고, 20대 일자리 역시 15만 개나 감소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20대 일자리는 전년도에 사상 처음으로 8만 개가 줄어든 이후, 감소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되며 청년 고용 시장의 위기가 더욱 심화하고 있음을 드러냈다.기업 규모별로도 양극화는 심각했다. 종사자 300명 이상의 대기업과 50명 이상 300명 미만의 중견기업에서는 각각 7만 개와 9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정반대로 11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4인 이하 영세 사업체로, 이곳에서만 무려 21만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데이터처는 이러한 영세 사업체 일자리 급감의 주된 원인으로 건설업 관련 개인 사업체의 몰락을 지목했다. 결국 지난해 한국의 일자리 지도는 '고령층과 대기업'은 웃고, '청장년층과 영세 사업장'은 우는 극심한 양극화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