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샤오훙수는 시작일 뿐... 틱톡, 위챗도 다음 타깃? 대만발 '중국 앱' 공포 확산

 대만 당국이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샤오훙수(小紅書)'에 대해 1년간 사용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대만 내정부는 지난 4일 형사경찰국 기자회견을 통해, 샤오훙수 플랫폼이 다수의 사기 범죄와 심각한 정보 보안 문제에 연루된 사실이 확인되어 '사기범죄방지조례'에 따라 긴급 접속 차단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인해 대만 내 약 300만 명에 달하는 사용자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정부는 이번 조치가 영구적인 차단은 아니며, 향후 1년간의 잠정적인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 앞으로 샤오훙수 측이 대만 관련 법규를 자발적으로 준수하는지, 그리고 대만 사용자들을 위한 디지털 보안 강화 조치를 마련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한 후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정부가 이처럼 강력한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구체적인 피해 사례와 심각한 보안 위험이 자리 잡고 있다. 내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 대만 내에서 샤오훙수를 통해 발생한 사기 사건은 총 1,706건에 달하며, 그로 인한 피해 금액은 무려 2억 4,768만 대만달러(한화 약 116억 원)를 넘어섰다. 마스위안 내정부 정무차장(차관급)은 샤오훙수를 "악의적인 플랫폼"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이 앱이 사용자들의 개인 정보와 자료를 중국의 특정 장소로 무단 전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만 국가안전국(NSB)이 실시한 시스템 정보 수집, 개인정보 수집 등 총 15개 항목에 대한 보안 조사에서 샤오훙수가 모든 항목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개인정보의 외부 유출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의 전격적인 사용 금지 조치에 대해 샤오훙수의 주 사용자인 대만의 청소년과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강한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사기 범죄는 샤오훙수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른 모든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만연한 문제인데, 유독 샤오훙수만을 표적으로 삼아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단순한 사기 방지 목적 이상의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한,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면 차단된 샤오훙수에 얼마든지 우회하여 접속할 수 있어 이번 조치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사기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사용 금지보다는 미디어 리터러시(매체 이해력)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제안했다.

 

이번 샤오훙수 차단 조치는 대만 정부가 중국산 애플리케이션의 보안 위험을 얼마나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해석된다. 앞서 대만 국가안전국(NSB)은 지난 7월, 샤오훙수 외에도 웨이보, 더우인(중국판 틱톡), 위챗, 바이두왕판 등 다수의 중국산 앱에 대한 보안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조사에서 샤오훙수가 15개 항목 모두를 위반하여 가장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웨이보와 더우인(13개 항목 위반), 위챗(10개 항목 위반) 등 다른 앱들 역시 일반적인 앱에 비해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어 심각한 정보보안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샤오훙수를 시작으로 다른 중국산 플랫폼에 대한 규제 역시 강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생일날 법정 선 윤석열, 옛 부하들 보며 "참 미안하다"…결국 터진 한마디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군사재판을 받는 옛 부하들의 재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공교롭게도 자신의 65번째 생일이었던 12월 18일,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 증인석에 선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석에 앉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을 바라보며 "참 미안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는 "내가 내린 결정에 따라 할 일을 한 사람들인데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말하며, 재판이 끝난 후 구치소로 돌아가 밤늦게까지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약 1년 만의 용산 방문으로, 대통령실과 같은 경내에 위치한 군사법원에 출석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의 배경에 대해 "무도한 야당의 행태와 나라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해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또한 계엄령이 "아무리 길어도 반나절이나 하루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하며, 계엄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외에 그 누구에게도 검토나 준비를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 최근 방첩사에 대한 대규모 인사 조치가 이루어진 것에 대해 "과거 군이 쿠데타를 했다고 해서 군을 없앨 수는 없는 것"이라며, "이번 일을 빌미로 국가안보의 핵심 기관을 무력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하지만 이날 재판 과정이 순탄하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시작 직후부터 "검찰이 생각이 다르면 위증 혐의로 기소를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오늘은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증언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일부 질문에는 답변했지만, 군검찰의 신문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날 선 설전을 벌이며 재판이 잠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특히 군검찰이 자신을 '내란의 우두머리'로 지칭하자 "내가 내란 우두머리로 기소된 사람이지, 내란의 우두머리인가"라고 강하게 반발했으며, 음주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게 질문하면 앞으로 검찰 질문은 다 거부하겠다"고 맞서며 긴장감을 높였다.한편, 재판이 끝난 후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그의 성탄 메시지를 언론에 공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메시지를 통해 "저희 부부에게는 자녀가 없어 청년 여러분이 자녀처럼 느껴진다"며 청년들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자녀에게 올바른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내가 모든 것을 내어놓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계엄 선포의 동기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을 "어두운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자 "부정과 불의에 침묵하지 않는 이 시대 예수의 제자들"이라 칭하며, 이들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