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아모레퍼시픽, 고연차 직원들에 '희망퇴직' 제안

 국내 화장품 업계를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5년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아모레퍼시픽은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5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지난 202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 이후 5년 만에 이루어지는 두 번째 인력 감축 조치다. 당시에도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체질 개선을 목표로 했던 만큼, 이번 희망퇴직 역시 최근의 실적 부진과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고강도 쇄신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번 희망퇴직은 그룹의 모든 계열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대상에 포함되는 회사는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홀딩스를 필두로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그리고 이니스프리, 에뛰드, 아모스프로페셔널, 오설록, 에스쁘아 등이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인사 제도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계열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계열사가 이번 희망퇴직 시행 범위에 포함되었다. 이에 따라 그룹의 녹차 재배 및 생산을 담당하는 오설록농장이나 화장품 제조 전문 기업인 코스비전 등은 이번 희망퇴직 대상에서 제외되어, 그룹 차원에서도 사업 부문의 특성과 인력 구조를 고려한 선별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희망퇴직 신청 자격 조건은 특정 연차 이상의 장기 근속자와 특정 연령 이상의 경력 입사자로 한정되었다. 구체적으로는 지원 조직과 오프라인 영업 조직에 소속된 직원 중, 근속 기간이 만 15년 이상인 직원 또는 만 45세 이상의 경력 입사자가 신청 대상이다. 이는 오랜 기간 회사에 기여해 온 인력들에게 새로운 경력 개발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맞춰 오프라인 조직을 중심으로 인력 효율화를 꾀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퇴직 신청자에게는 근속 기간에 따라 차등적인 보상안이 제시되었다.

 

회사가 제시한 퇴직 지원금 규모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만 2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경우, 기본급의 42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시에 지급받게 된다. 만 15년 이상 20년 미만 근속자와 만 45세 이상의 경력 입사자에게는 근속 연수 1년당 기본급 2개월분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상한다. 이 외에도 법적으로 보장된 퇴직금과 실업급여는 별도로 지급되며, 퇴직 이후에도 2년간 본인과 배우자에게 종합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등 안정적인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추가적인 지원책도 마련되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기업 운영 전반의 체질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커리어를 희망하는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이번 희망퇴직의 취지를 설명했다.

 

예식장이 감히 '노쇼'? 앞으론 계약금 2배 토해낸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나 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에게 희소식이 될 만한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예식장 및 숙박업과 관련한 소비자 권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18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사업자의 귀책 사유로 계약이 취소될 경우 소비자에 대한 배상 책임을 무겁게 하고,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는 소비자의 취소 부담을 덜어주는 것으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소비자가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보다 현실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예식장 관련 위약금 기준이다. 기존에는 취소 책임이 누구에게 있든 비슷한 수준의 위약금이 부과됐지만, 앞으로는 취소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냐에 따라 위약금 비율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예식장 측의 사정으로 계약이 파기될 경우,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훨씬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개정된 기준에 따르면, 사업자는 예식일로부터 29일 이전 시점부터 계약을 취소할 경우 총비용의 70%를 기준으로 위약금을 배상해야 한다. 이는 기존 기준이었던 35%에서 사실상 두 배로 뛰어오른 수치로, 일방적인 계약 취소로 인해 더 큰 피해를 입는 쪽이 소비자라는 점을 명확히 인정한 조치다.물론 소비자 사정으로 취소할 경우의 위약금 기준도 피해 수준을 고려해 일부 조정됐다. 예식일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위약금이 차등 적용되는데, 예식 29일 전에서 10일 전 사이에 취소하면 총비용의 40%, 9일 전에서 하루 전 사이는 50%, 예식 당일 취소는 70%를 기준으로 위약금이 산정된다. 이는 계약 해지 시점에 따라 사업자가 입는 실질적인 손해 규모를 반영한 것으로, 무조건적인 환불 불가 관행에 제동을 걸고 보다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숙박업 관련 기준은 소비자의 편의를 한층 더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기존에도 천재지변으로 숙박업소 이용이 불가능하면 예약 당일에도 위약금 없이 취소가 가능했지만, '이용 불가능'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된 기준은 이를 명확히 하여, 숙소 소재지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출발지나 숙소로 이동하는 경로상에 태풍, 폭설, 지진 등 천재지변이 발생한 경우에도 무료 취소가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제주도 펜션을 예약했는데, 김포공항이나 제주공항 중 한 곳이라도 기상 악화로 폐쇄된다면 위약금 걱정 없이 예약을 취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소비자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인한 불편과 금전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보호 장치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