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누에가 이런 효능이?…먹기만 해도 살 빠지는 '홍잠'의 정체

 누에를 이용해 만든 ‘홍잠’이 체중 감량과 지방간 개선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농촌진흥청과 김은희 차의과학대학 교수 공동 연구팀은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홍잠의 체중 감소 효과와 그 작용 원리, 핵심 활성물질까지 밝혀내며 새로운 다이어트 기능성 식품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비만과 지방간으로 고민하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건강 관리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연구팀은 먼저 고지방 사료를 먹여 인위적으로 비만을 유도한 쥐를 대상으로 홍잠의 효능을 검증했다. 12주 동안 홍잠을 꾸준히 먹인 결과, 놀라운 변화가 관찰됐다. 홍잠을 먹지 않은 비만 쥐의 평균 체중이 30.37g 증가하는 동안, 홍잠을 섭취한 쥐는 평균 25.25g만 증가해 체중 증가량이 약 17%나 억제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건강의 적신호로 여겨지는 간의 지방 축적 억제 효과는 더욱 두드러졌다. 간의 중성지질은 56.1%, 콜레스테롤은 41.8%나 감소하는 등, 홍잠이 체내 지질대사를 개선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나아가 연구팀은 홍잠에 풍부하게 함유된 글리신, 세린, 알라닌 등의 아미노산이 반복적으로 결합된 특정 펩타이드가 이러한 간 지질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핵심 활성물질이라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동물실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한 연구팀은 곧바로 인체적용시험에 돌입했다. 전북대병원, 원광대 전주한방병원과 공동으로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12주간 매일 1.2g의 홍잠 분말을 섭취하게 한 것이다. 그 결과는 동물실험의 효능을 그대로 재현했다. 홍잠을 섭취한 그룹은 평균 체중이 0.9kg, 체질량지수(BMI)는 0.3kg/㎡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비만형 지방간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그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홍잠이 단순한 체중 감량을 넘어, 현대인의 고질병인 지방간 관리에도 효과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홍잠의 안전성 또한 완벽하게 입증됐다. 섭취 기간이 길어질수록 체중 감소 효과가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면서도, 간 기능과 관련된 어떠한 이상 반응도 관찰되지 않아 장기 복용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 이에 대해 방혜선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장은 “이번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으로 홍잠의 체중 감소 효과와 소재의 안전성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하며, “입증된 효능들을 바탕으로 홍잠의 기능성 식품 소재화와 산업화 기반을 확립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홍잠’이 K-다이어트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60대 이상 일자리 30만개 늘 때, 2040은 32만개 증발…"이게 나라냐"

 지난해 국내 일자리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건설 경기 부진의 직격탄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가속화된 비대면 업무 전환의 여파로, 일자리 수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일자리행정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새로 생긴 일자리는 고작 6만 개에 그쳐 총 2천671만 개를 기록했다. 이는 0.2% 증가에 불과한 수치로, 20만 개(0.8%)가 늘었던 전년도와 비교하면 증가폭이 무려 4분의 1 토막 난 것이다. 2017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로, 한국 경제의 고용 창출 능력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산업별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고령화 사회 진입과 맞물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에서 13만 3천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고, 제조업 역시 4만 5천 개의 일자리를 더하며 선방했다. 하지만 이는 일부 업종에 국한된 온기일 뿐이었다. 얼어붙은 건설 경기의 한파는 고용 시장에 그대로 몰아쳐 건설업에서만 5만 8천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또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된 금융보험업과 운수창고업에서도 각각 5만 6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특정 산업 분야의 고용 충격이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최재혁 데이터처 행정통계과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건설 경기 부진과 비대면 업무 확산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특히 이번 통계는 일자리의 '세대교체'가 아닌 '세대 양극화' 현상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60대와 70세 이상 고령층에서 각각 15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전체 증가분을 훌쩍 뛰어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50대 일자리 역시 6만 개가 늘어나는 등, 장년층 이상의 고용 시장은 비교적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20대였다. 40대 일자리는 무려 17만 개가 사라졌고, 20대 일자리 역시 15만 개나 감소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20대 일자리는 전년도에 사상 처음으로 8만 개가 줄어든 이후, 감소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되며 청년 고용 시장의 위기가 더욱 심화하고 있음을 드러냈다.기업 규모별로도 양극화는 심각했다. 종사자 300명 이상의 대기업과 50명 이상 300명 미만의 중견기업에서는 각각 7만 개와 9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정반대로 11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4인 이하 영세 사업체로, 이곳에서만 무려 21만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데이터처는 이러한 영세 사업체 일자리 급감의 주된 원인으로 건설업 관련 개인 사업체의 몰락을 지목했다. 결국 지난해 한국의 일자리 지도는 '고령층과 대기업'은 웃고, '청장년층과 영세 사업장'은 우는 극심한 양극화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