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튀르키예, 폴란드에서도 통했다…'K-문학' 세계로 이끈 번역가들은 누구?

 K-문학의 세계적인 위상이 높아지면서 그 뒤를 묵묵히 지원하는 번역가들의 공로를 기리는 '2025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 명단이 발표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은 번역대상 3명을 포함해 신인상 17명, 공로상 2명 등 총 22명의 수상자를 선정하며 한국 문학이 세계 무대로 뻗어 나가는 데 있어 번역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단순한 언어 변환을 넘어, 한국의 정서와 문화를 세계 독자들의 마음에 아로새긴 이들의 노력이 값진 결실을 본 것이다.

 

가장 큰 영예인 번역대상은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를 독일어로 옮긴 이기향 번역가, 장강명 작가의 '호모도미난스'를 튀르키예어로 번역한 타이푼 카르타브 번역가, 그리고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폴란드어로 완역한 나이바르-밀러 유스트나 아가타 번역가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2021년부터 4년간 출간된 122종의 번역서들과 치열한 경쟁 끝에 언어권 내 파급력과 번역의 완성도 측면에서 최고라는 심사평을 받으며 각각 2000만 원의 상금을 받게 됐다.

 


이번 시상식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K-문학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진 번역가들의 약진이다. 2002년부터 시작된 번역신인상은 2020년부터 그 영역을 영화와 웹툰 부문까지 확장하며 변화하는 K-콘텐츠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올해 문학 부문에만 9개 언어권에서 총 478건의 응모작이 몰려, 지난해 362건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며 K-문학 번역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얼마나 뜨거워졌는지를 수치로 증명했다. 영화와 웹툰 부문 역시 4개 언어권에서 188건이 접수되는 등 새로운 장르에 대한 번역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신인 번역가들의 증가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체계적인 양성 시스템의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올해 신인상 수상자 17명 중 5명이 번역원이 직접 운영하는 번역아카데미의 수료생이거나 재학생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문 교육 과정이 K-문학 번역의 질적, 양적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이 입증됐다. 한편, 오랜 기간 한국 문학을 해외에 알리는 데 헌신한 이에게 주어지는 공로상은 2001년부터 한강 작가의 작품을 비롯한 다수의 한국 문학을 스웨덴어로 번역해 온 안데쉬 칼손과 박옥경 공동 번역가에게 돌아갔다.

 

'통일교 게이트' 특검 추천권, 개혁신당이 가져가나…與野 신경전 시작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 연루 의혹이 제기된 '통일교 게이트'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특검)법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22대 국회 개원 이후 처음으로 공식 회동을 갖고, 통일교 특검법의 조속한 발의와 통과를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합의했다. 이는 거대 여당인 민주당을 상대로 야권이 공조 체제를 구축해 본격적인 압박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향후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양당은 특검 출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완벽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특검 추천권을 둘러싼 세부적인 방식에서는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여 향후 조율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이날 회동에서 포문을 연 것은 천하람 원내대표였다. 그는 "통일교 사건은 특정 종교와 정치권이 위법하게 유착된 사건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는 엄정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특검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특히 그는 "이재명 대통령조차 위헌·위법한 종교단체의 해산을 언급하는데, 그렇다면 민주당이 더 적극적으로 특검을 하자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스스로 당당하다면 통일교 특검을 거부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고 민주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러면서 천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거부 명분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드루킹 특검' 모델을 제시했다. 수사 범위를 간단명료하게 규정하고 특검 규모도 최소화하며, 통일교 관련 의혹에서 자유로운 유일한 원내 야당인 개혁신당이 특검을 추천해야 한다는 '대승적 결단'을 국민의힘에 촉구했다.천 원내대표의 제안에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화답하며 특검 추진이라는 큰 틀에는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했다. 그는 "통일교와 여권인 민주당 간의 금품수수 의혹과 이를 은폐·무마하려 한 정황을 중심으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수사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특검 규모 역시 "필요 최소한으로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천 원내대표의 의견에 동의했다. 다만, 특검 추천권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송 원내대표는 "과거 특검법 사례를 보면 대한변호사협회나 대법원장이 추천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정당이 정치적으로 관여하기보다는 법률 전문가인 대법원이나 변협에 추천권을 맡기는 것이 독립성을 위한 좋은 대안"이라고 제안하며 개혁신당의 단독 추천 요구와는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이견에도 불구하고 양당 원내대표는 특검을 조속히 출범시켜야 한다는 대의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특검을 조속히 출범시키는 일이며, 그 부분에 개혁신당과 국민의힘 간 이견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세부 실무사항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특검법을 발의해서 민주당이 이 법을 꼭 통과시킬 수 있도록 힘을 합칠 생각"이라고 강조하며 공동 투쟁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야권의 두 축인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통일교 게이트'라는 현안을 고리로 첫 연대를 성사시키면서, 향후 특검법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를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수 싸움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