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연인가, 내부자 거래인가?…쿠팡 덮친 '주식 매도' 논란의 전말

 3370만 명이라는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쿠팡에서 주요 임원들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들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발생 직후 수십억 원 규모의 자사 주식을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의 위기 상황을 이용해 개인의 이익을 챙긴 것이 아니냐는 도덕적 비판과 내부자 거래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연이은 산재 사고에 이어 터진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이라는 최악의 악재 속에서 경영진이 보여준 행보는 회사의 신뢰도를 더욱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듯 보였다. 특히 매도 시점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미리 인지하고 주가 하락 전 서둘러 주식을 처분한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그러나 논란의 중심에 선 두 임원의 주식 매도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간의 의혹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이 확인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0일 약 32억 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했다. 중요한 것은 이 거래가 SEC의 내부자 거래규칙(Rule 10b5-1)에 따라 사전에 확정된 계획에 따라 자동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해당 거래 계획은 논란이 발생하기 한참 전인 지난해 12월 8일에 이미 수립되었으며, 주식 매각의 목적 또한 '세금 납부'라고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는 전혀 무관하게, 거의 1년 전부터 정해진 일정과 목적에 따라 기계적으로 실행된 거래임을 의미한다.

 


또 다른 주식 매도자인 프라남 콜라리 전 부사장의 경우, 상황은 더욱 명확하다. 그는 약 11억 3천만 원 상당의 주식을 매도한 사실이 지난달 17일 공시되었으나, 이미 그보다 한 달 앞선 지난 10월 15일에 쿠팡을 퇴사한 상태였다. 즉, 그는 더 이상 쿠팡의 내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은 시점에 주식을 매각한 것이다. 퇴사 이후에 이루어진 전직 임원의 주식 처분을 현재 회사가 겪고 있는 위기와 연결 짓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두 임원의 주식 매도는 모두 쿠팡이 개인정보 침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지했다고 밝힌 시점(11월 18일) 이전에 이루어졌으며, 각각의 거래에는 사전에 계획되었거나 퇴사라는 명백한 배경이 존재했다.

 

결국 쿠팡 임원들의 주식 매각을 둘러싼 논란은 사건의 전후 관계와 제도의 특성을 간과한 '지나친 억측'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쿠팡이 무단 접근 사실을 최초 보고한 시점은 지난달 6일이지만, 회사가 이를 심각한 침해 사고로 '인지'한 것은 18일이었다. 임원들의 주식 매도는 모두 이 인지 시점 이전에 이루어졌다. 1년 전에 수립된 계획에 따른 매도와 퇴사 후의 주식 처분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를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결부시켜 비난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다만, 회사가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웠다는 점은 쿠팡이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전남 의대 설립의 꿈, 순천대 학생 60% 반대에 가로막혔다

 전라남도의 숙원 사업인 국립 의과대학 유치를 위한 핵심 전제조건이었던 국립순천대학교와 국립목포대학교 간의 통합이 최종 무산됐다. 전남도의회 '통합대 국립의과대학 설립 지원 특별위원회'는 24일 즉각 입장문을 내고, 투표 결과를 존중하면서도 양 대학 간 통합 추진에 심각한 제동이 걸린 점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통합안은 지난 22일과 23일 양 대학에서 동시에 진행된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운명이 갈렸다. 국립목포대는 교원, 직원, 학생 모두가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지며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정작 국립순천대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교수(찬성 56.12%)와 직원·조교(찬성 80.07%)는 통합에 찬성했으나, 학생 투표에서 반대가 60.68%로 나오면서 3개 직역 모두의 찬성이라는 판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최종 부결로 결정됐다.전남도의회는 이번 투표 결과, 특히 학생들의 반대 결정이 나오게 된 배경에 주목하며, 그들의 우려와 고민을 충분히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합 논의 과정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되었던 학사 운영의 혼란, 각기 다른 캠퍼스의 정체성 상실 문제, 그리고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의 질적 저하 가능성 등 현실적인 걱정들이 이번 반대 투표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의회는 대학 통합 문제가 특정 구성원이나 단일 집단의 이해관계를 넘어, 전남 지역 사회 전체의 미래와 다음 세대의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중차대한 선택임을 분명히 했다. 학생들의 우려를 경청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노력과 별개로, 지역 소멸이라는 더 큰 위기 앞에 놓인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도의회 특별위원회는 이번 결정이 단순히 두 대학의 통합이 무산된 단기적인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는 의료 인프라가 전국 최하위 수준이고, 청년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 전라남도가 앞으로 어떤 미래로 나아갈 것인지와 직결된 운명적 선택이라는 것이다. 지금과 같이 각자도생하는 방식으로는 지역 대학의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독립적으로 유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도 덧붙였다. 즉, 이번 통합 부결은 단순히 의대 설립이 좌초된 것을 넘어,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지역 거점 국립대학들이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이에 따라 도의회는 국립순천대를 향해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공공적 책무와 역사적 역할을 다시 한번 깊이 숙고하여, 지역 사회와 전남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 결단을 내려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아직 통합 논의를 이어갈 시간과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고 판단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통합에 대한 재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강력히 촉구했다. 전남도의회 또한 이 과정에서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닌 책임 있는 주체로서, 대학 구성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통해 통합 논의가 다시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분명히 했다. 전남의 미래가 걸린 의대 유치의 불씨를 어떻게든 다시 살리겠다는 절박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