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소주가 위스키랑 붙는다고?... '화요'의 자신감, 허풍일까 현실일까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화요’가 창립 22주년을 맞아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공식 선언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주류 브랜드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조희경 ㈜화요 대표는 1일 경기도 여주 제2공장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기존의 도자 브랜드 ‘광주요’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 ‘화요’를 중심으로 한 ‘화요그룹’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는 단순히 사명을 바꾸는 것을 넘어, 중국의 마오타이처럼 국가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주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비전의 시작이다. 조 대표는 “전통을 잇는 사명감으로 한국의 문화와 정신을 담은 화요를 세계 시장에 알리겠다”며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화요의 이러한 자신감은 지난 20년간 뚝심 있게 걸어온 외길에서 비롯된다. 2003년 설립 당시 국내 주류 시장은 저가의 희석식 소주와 맥주가 양분하고 있었고, 전통 증류식 소주 시장은 사실상 불모지에 가까웠다. 설상가상으로 도수가 높을수록 세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종가세 방식의 주세 구조는 화요의 경영에 큰 족쇄가 되었다. 실제로 화요 출고가의 약 50%는 세금으로, 높은 원가와 낮은 수익성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화요는 ‘좋은 술은 좋은 재료와 정성에서 나온다’는 철학을 고수하며 100% 국산 쌀과 전통 증류 방식을 고집했다. 창립 후 약 10년간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매년 25% 이상의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고, 마침내 2015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프리미엄 증류주 시장의 개척자임을 증명했다.

 


이번 그룹 체제 개편은 조태권 회장의 세 딸이 그룹의 핵심 사업을 각각 이끌어가는 3세 경영의 본격적인 신호탄이기도 하다. 차녀 조희경 대표가 그룹의 핵심인 주류 브랜드 ‘화요’를, 장녀 조윤경 대표가 프리미엄 식문화 플랫폼 ‘가온소사이어티’를, 삼녀 조윤민 대표가 그룹의 모태인 도자 브랜드 ‘광주요’를 맡아 각자의 전문성을 발휘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화요는 단기 수익보다 브랜드의 정체성과 철학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다. 조희경 대표는 “전통의 대를 잇는 것이 단기 수익보다 중요한 사회적 역할”이라며, 기업의 철학을 지키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는 이윤 추구를 넘어 가족과 공동체라는 한국적 가치를 지키며 성장하겠다는 독특한 경영 철학을 보여준다.

 

화요그룹은 이제 술을 넘어 한국의 문화를 수출하는 종합 브랜드를 지향한다. 조 대표는 “화요41은 보드카, 화요25는 일본의 쇼추, 화요XP는 위스키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며 제품 품질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에서는 100% 국산 쌀, 화학 첨가물 제로, 글루텐 프리 등 프리미엄 요소를 내세워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나아가 도자기의 미학을 담은 병 디자인, 한식과의 정교한 페어링, 문화 공간과의 연계를 통해 화요를 ‘문화재 같은 술’로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화요 원액을 활용한 하이볼 RTD 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등,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발맞추면서도 브랜드의 격을 높이는 중장기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헐값' 제시했다가…최형우 놓친 KIA, 양현종마저 놓칠까

 KIA 타이거즈의 스토브리그에 그야말로 초비상이 걸렸다. 팀의 상징적인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과의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내부 FA(자유계약선수)였던 박찬호에 이어 팀의 중심 타자 최형우마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나보내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당초 구단은 양현종과의 협상에서 여유를 보였고, 일각에서는 구단이 레전드에 대한 예우에 걸맞지 않은 금액을 제시했다는 소문까지 돌았으나 KIA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해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핵심 전력을 둘이나 놓치면서, 이제 양현종과의 계약은 단순한 선수 재계약을 넘어 격분한 팬심을 달래야 하는 마지막 보루가 되었다.최형우의 이적은 성난 팬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KIA 팬들은 구단의 안일한 협상 태도와 선수 유출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맹렬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팀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책임져야 할 구단이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제대로 대우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감과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이러한 팬들의 거센 저항은 구단에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KIA는 양현종마저 놓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에 직면할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서, 뒤늦게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아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이러한 상황은 역설적으로 양현종에게는 유리한 국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료의 이적으로 인해 자신의 협상력이 극대화되는 ‘반사이익’을 얻게 된 것이다. 이제 KIA는 양현종을 잡기 위해 이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그의 프로 입단 동기이자 라이벌인 김광현(SSG)의 계약이 유력한 기준으로 거론된다. 김광현은 SSG와 2년 총액 36억 원에 계약한 바 있어, 양현종 역시 이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물론 양현종 역시 마냥 버티기만 할 수는 없다. 자칫 돈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현종이 KIA에 갖는 상징성은 그가 충분한 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를 명확히 보여준다. 2007년 KIA에 입단한 이래, 1년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제외하고 18년 동안 오직 타이거즈 유니폼만을 입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통산 186승 127패, 평균자책점 3.90이라는 대기록은 그의 가치를 증명한다. 비록 올해 7승 9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한 해의 성적으로 그의 경력 전체를 폄하할 수는 없다. 결국 KIA는 팀의 근간을 지키고 성난 팬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합당한 예우를 보여줘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