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상습 음주운전, '봐주기 없다'…헌재, '구형 삼진아웃제'에 만장일치 합헌

 음주운전을 세 번 이상 반복한 상습범을 더 무겁게 처벌하도록 한 옛 도로교통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과거의 위반 행위와 현재의 범죄 사이에 시간 간격이 얼마나 되는지를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헌법재판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관 9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내려진 이번 결정은 반복적인 음주운전이 초래하는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이번 헌법소원은 2015년과 2017년, 이미 두 차례의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았던 피고인이 2018년 또다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가 적발되면서 시작됐다. 1심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 측은 해당 법 조항이 과거 위반 전력의 시기나 내용에 대한 아무런 제한 없이 무조건 가중처벌하도록 하고 있어, 책임에 비해 형벌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했다. 1심 법원은 이러한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보고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제청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달랐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무한정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2006년 6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약 12년 4개월의 기간 동안 '총 3회 이상' 음주운전 금지 규정을 위반하고, 그 마지막 위반행위가 2011년 12월 이후인 경우로 적용 범위가 한정된다는 점을 결정의 핵심 근거로 삼았다. 즉, 법 조항 자체에 시간적인 범위가 내재되어 있어 무제한적으로 과거의 잘못을 현재의 처벌에 끌어들이는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는 헌재가 2021년, '10년 이상 시간 차이가 나는 과거 위반 행위까지 포함해 무조건 가중처벌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던 기존 선례와는 사안이 다르다고 명확히 선을 그은 대목이다.

 

나아가 헌재는 "반복적인 음주운전자는 교통법규에 대한 준법의식과 안전의식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상습범에 대한 가중처벌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또한, 실제 재판 과정에서 법관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하거나, 여러 사정을 참작해 형을 깎아주는 등(작량감경) 구체적인 사안에 맞는 양형을 통해 형벌의 과도함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합헌 결정의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결국 헌법재판소는 특정 기간 내에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저지른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해당 법 조항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과도한 처벌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최종 결론 내렸다.

 

예식장이 감히 '노쇼'? 앞으론 계약금 2배 토해낸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나 여행을 계획하는 소비자에게 희소식이 될 만한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 개정안이 시행에 들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예식장 및 숙박업과 관련한 소비자 권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18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사업자의 귀책 사유로 계약이 취소될 경우 소비자에 대한 배상 책임을 무겁게 하고,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항력적인 상황에서는 소비자의 취소 부담을 덜어주는 것으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 소비자가 입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보다 현실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예식장 관련 위약금 기준이다. 기존에는 취소 책임이 누구에게 있든 비슷한 수준의 위약금이 부과됐지만, 앞으로는 취소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냐에 따라 위약금 비율이 크게 달라진다. 특히 예식장 측의 사정으로 계약이 파기될 경우, 사업자는 소비자에게 훨씬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개정된 기준에 따르면, 사업자는 예식일로부터 29일 이전 시점부터 계약을 취소할 경우 총비용의 70%를 기준으로 위약금을 배상해야 한다. 이는 기존 기준이었던 35%에서 사실상 두 배로 뛰어오른 수치로, 일방적인 계약 취소로 인해 더 큰 피해를 입는 쪽이 소비자라는 점을 명확히 인정한 조치다.물론 소비자 사정으로 취소할 경우의 위약금 기준도 피해 수준을 고려해 일부 조정됐다. 예식일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위약금이 차등 적용되는데, 예식 29일 전에서 10일 전 사이에 취소하면 총비용의 40%, 9일 전에서 하루 전 사이는 50%, 예식 당일 취소는 70%를 기준으로 위약금이 산정된다. 이는 계약 해지 시점에 따라 사업자가 입는 실질적인 손해 규모를 반영한 것으로, 무조건적인 환불 불가 관행에 제동을 걸고 보다 합리적인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숙박업 관련 기준은 소비자의 편의를 한층 더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됐다. 기존에도 천재지변으로 숙박업소 이용이 불가능하면 예약 당일에도 위약금 없이 취소가 가능했지만, '이용 불가능'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된 기준은 이를 명확히 하여, 숙소 소재지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출발지나 숙소로 이동하는 경로상에 태풍, 폭설, 지진 등 천재지변이 발생한 경우에도 무료 취소가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제주도 펜션을 예약했는데, 김포공항이나 제주공항 중 한 곳이라도 기상 악화로 폐쇄된다면 위약금 걱정 없이 예약을 취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소비자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으로 인한 불편과 금전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보호 장치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