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나도 월 318만원 연금 부자!" 국민연금 '용돈' 오명 벗나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 37년 만에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월 300만원 이상의 노령연금을 수령하는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민연금이 '용돈 연금'이라는 오명을 벗고 고액 수령자에게는 실질적인 노후 보장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연금공단이 28일 발표한 ‘2025년 7월 기준 국민연금 공표통계’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을 가장 많이 받는 수급자의 월 수령액은 318만504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노령연금 수급자 중 장기 가입과 연기연금 등 적극적인 연금 설계를 통해 연금액을 극대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러한 고액 수령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전체 노령연금 수급자의 월평균 수령액은 67만9924원에 머물러, 최고 수령액과는 5배 가까운 격차를 보이며 '연금 양극화' 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 평균 금액은 1인 가구 기초생활수급자의 생계급여(최대 77만원 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통계는 국민연금의 실효성을 높이는 핵심이 '가입 기간'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과 납부 액수에 비례해 수령액이 결정되는 구조다.

 

실제로 가입 기간이 20년 이상인 '완전 노령연금' 수급자들의 월평균 수령액은 112만539원으로, 전체 평균(68만원)을 훨씬 웃돌았다. 이는 20년 이상 꾸준히 보험료를 납부할 경우, 최소한의 생계 보장 수준을 넘어서는 연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가입 기간이 10년에서 19년 사이인 수급자의 월평균 수령액은 44만2177원에 불과했다.

 


수급 금액별 분포에서도 월 20만원에서 40만원 미만을 받는 수급자가 약 217만 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월 100만원 이상을 받는 수급자도 약 85만 명, 월 200만원 이상 수급자도 8만2484명으로 집계되는 등 고액 수급자층이 꾸준히 두터워지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 기금은 7월 말 기준 1304조4637억원을 기록하며 13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올해 들어 7월까지의 기금 운용 수익금만 84조1658억원에 달해, 기금 증식에 큰 기여를 했다.

 

특히 해외 주식(467조원) 투자 규모가 국내 주식(199조원)의 두 배를 넘어서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투자 성과가 기금 운용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실질적인 노후 안전망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가입 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크레딧 제도나 추납 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연금 재테크' 전략을 강조했다.

 

100% 맞췄다…한국인 치매, AI가 족집게처럼 예측하는 시대 열렸다

 마침내 한국인에게 특화된, 한국인만을 위한 치매 위험 예측 모델이 국내 연구진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등 노인성 치매 예측 연구는 대부분 유럽인의 유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유전적 특성이 다른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인에게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명백한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한국인 고유의 유전 정보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모델 개발에 성공하면서, '맞춤형 치매 예방'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조기 발견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치매 정복의 길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세워진 것이다.이번 연구의 성공 뒤에는 '만성뇌혈관질환 바이오뱅크 컨소시엄(BICWALZS)'에 참여한 674명의 소중한 데이터가 있었다. 연구진은 정상인 81명, 치매의 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 389명, 그리고 치매 환자 204명의 임상 정보와 유전체 정보를 면밀히 분석했다. 특히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개발된 '한국인 유전체 칩(K-Chip)'을 활용한 전장 유전체 연관 분석(GWAS)을 시행했으며,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총 6종에 달하는 서로 다른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동원해 교차 검증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그 결과는 놀라웠다. 6종의 AI 알고리즘 중 가장 뛰어난 모델은 최대 88%의 정확도로 치매 발병 위험을 예측해냈다. 더 나아가, 연구진이 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일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치매로 진행될 것을 최대 100%까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등, 인공지능 모델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놀라운 가능성을 증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수많은 유전자 중에서도 특히 APOE, PVRL2, TOMM40 유전자가 한국인의 치매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해내는 성과를 거뒀다.질병관리청은 이번 연구 성과가 단순히 학술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향후 국가 단위의 인공지능 치매 예측 플랫폼을 구축하는 핵심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치매 예측의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하며, "인공지능 기반 조기 진단 플랫폼을 구축해 국가 치매 예방 및 관리 정책의 과학적 근거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인의 뇌를 위협하는 치매에 맞서, 한국인의 유전자로 만든 'AI 방패'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