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스스로 희생양 코스프레'…추경호 체포동의안 가결, 민주당의 '사필귀정' 선언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을 두고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가결이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였던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계엄 해제 의결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사실상 내란에 동조한 혐의를 받는 추 의원에 대해 국회가 내린 지극히 당연한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공식화하며, 추 의원을 향해 더 이상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사법부의 공정한 심판을 통해 혐의를 소명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추 의원이 표결 직전 신상발언을 통해 '영장을 창작했다', '보수 정당의 맥을 끊으려는 내란몰이 정치 공작'이라며 자신을 '정치 탄압의 희생양'으로 포장하려 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불법계엄이 선포된 당일, 추 의원이 국회의장의 본회의장 집결 지시를 따르기는커녕 오히려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며 소속 의원들의 동선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당시 본회의장에 이미 들어가 있던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밖으로 나오게 했다는 구체적인 의혹까지 제기하며, 그의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특히 민주당은 '표결 불참을 권유한 적 없다'는 추 의원의 주장을 핵심을 비껴가는 교묘한 '말장난'으로 규정했다. 중요한 것은 불참 권유 여부가 아니라, 국가의 운명이 걸린 그 중차대한 순간에 왜 본회의장으로 뛰어 들어가 계엄 해제를 위해 싸우지 않고 오히려 의원들의 진입을 막는 듯한 행보를 보였는지 해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추 의원이 억울한 듯 말하는 그 '아무것도 하지 않은 행위'야말로 내란에 동조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며, 국민 역시 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의 '부작위'를 통한 내란 동조 혐의를 정면으로 겨눈 셈이다.

 

결국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총투표수 180표 중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효 2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제 추 의원이 국회의원 특권과 변명 뒤에 더 이상 숨지 말고, 사법부의 심판대에 올라 자신의 혐의에 대해 성실히 소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또한 그것만이 국민에게 사죄하는 유일한 길임을 분명히 하며, 향후 불법 비상계엄 사태의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고 모든 책임자에게 그 책임을 묻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청래 겨눈 '이재명 사람들'의 반란…'대표 흔들기' 넘어 '대표 교체' 신호탄 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 등록이 시작되며 집권여당의 권력 투쟁이 본격화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갈등설 속에서, 이른바 '명청(明鄭) 대전'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 강득구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며 '당·정·청 원팀'을 강조했는데, 이는 현안마다 엇박자를 내온 정청래 대표 체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강 의원은 '친명 대 친청' 구도를 언론이 만든 프레임이라 선을 그으면서도, 당과 정부, 대통령실 사이에 한 틈의 간극도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사실상 정 대표와의 차별화를 분명히 했다.이번 선거의 대진표는 친명계와 친청계의 세 대결로 명확히 나뉜다. 친명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강득구 의원을 필두로, 대장동 사건 변호를 맡았던 이건태 의원, 친명 조직의 핵심인 유동철 지역위원장까지 총 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맞서는 친청계에서는 정청래 대표와 법사위에서 호흡을 맞춰온 이성윤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고, 당 조직을 책임지는 문정복 의원도 가세하며 2명의 후보를 냈다. 현재까지 드러난 구도만으로도 친명 3명 대 친청 2명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며, 어느 쪽이 과반을 차지하느냐를 두고 양측의 치열한 수 싸움이 시작됐다.임기가 7개월에 불과한 이번 보궐선거가 이토록 뜨거운 이유는 그 너머에 있는 차기 당권 때문이다. 내년 8월 전당대회는 차기 총선 공천권을 쥘 당대표를 선출하는 사실상의 '본게임'이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 결과는 전당대회의 전초전 성격으로, 집권 이후 분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범친명계 내부의 권력 지형을 재편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누가 최고위원회에 더 많은 자기 사람을 입성시키느냐에 따라 향후 당권 경쟁의 주도권을 쥘 수 있기에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는 것이다.선거는 중앙위원과 권리당원 투표를 절반씩 반영하고, 한 사람이 두 명의 후보에게 투표하는 '1인 2표제'로 치러진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친명계와 친청계가 각각 한 석씩을 확보하고, 남은 한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내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정청래 대표 측이 패배할 경우,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당내 흔들기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반청이 친명과 동일시되어서는 안 된다"며 내분 확산을 경계하고 있지만, 이미 불붙은 양측의 자존심 대결은 전당대회를 향한 신호탄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