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모아

작년은 운 좋았다…올겨울, 숨 막히는 '진짜 미세먼지'가 온다

 올겨울, 한반도의 하늘이 작년보다 더 짙은 초미세먼지로 뒤덮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그 예고편처럼 지난 24일 서울 전역에는 올가을 첫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한때 농도가 '매우 나쁨' 기준(76㎍/㎥)을 훌쩍 넘는 100㎍/㎥ 이상을 기록하며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이번 고농도 미세먼지는 중국 등 국외에서 발원한 오염물질이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이번 겨울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작년보다 높을 확률을 50%로 예측하며, 이는 기상 여건이 이례적으로 좋았던 작년에 대한 기저효과와 올겨울 악화될 기상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맑은 하늘을 기대하기 어려운, 답답한 겨울이 예고된 셈이다.

 

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제7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을 확정하고 총력 대응에 나선다.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미세먼지대책 특별위원회는 이번 관리 기간 동안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19㎍/㎥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우선 공공 석탄발전소의 가동을 추가로 정지시켜 국내 배출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발전 부문의 오염물질 배출을 원천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한 전국 416개에 달하는 대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강화된 배출 저감 조치를 시행하고, 자금과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형 영세 사업장에는 맞춤형 기술 지원을 제공하여 산업 부문 전반의 배출량을 꼼꼼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수도권과 6대 특별·광역시에서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 제한이 계속해서 시행되며, 단속을 통해 노후 경유차 등 고농도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동오염원의 도심 진입을 억제한다. 농촌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영농 폐기물과 각종 쓰레기 불법 소각을 막기 위해 감시 인력을 늘리고, 영농 폐기물 집중 수거 기간을 기존보다 대폭 늘린 6개월로 확대 운영하여 소각으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민들이 미세먼지 상황에 더욱 신속하고 편리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고농도 예보를 36시간 전에 미리 제공하고, 국내 체류 외국인을 위해 미세먼지 정보 앱의 영문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하는 등 정보 제공 서비스도 개선한다.

 

국외 유입 미세먼지에 대한 대응 수위도 높인다. 정부는 지난 9월 한중 환경장관회의의 후속 조치로, 미세먼지 예보 정보를 매일 1회 이상 중국 측과 교류하며 상시 협력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1차관은 계절관리기간 동안 정보 교류를 더욱 긴밀히 하고, 필요하다면 고위급 대화를 추진해 중국의 배출 저감 노력을 촉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세먼지 문제가 단순히 국내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국제 공조가 필수적인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책이 예고된 '잿빛 겨울'의 농도를 얼마나 옅게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일교 게이트' 특검 추천권, 개혁신당이 가져가나…與野 신경전 시작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더불어민주당 연루 의혹이 제기된 '통일교 게이트'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특검)법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22대 국회 개원 이후 처음으로 공식 회동을 갖고, 통일교 특검법의 조속한 발의와 통과를 위해 힘을 합치기로 합의했다. 이는 거대 여당인 민주당을 상대로 야권이 공조 체제를 구축해 본격적인 압박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향후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양당은 특검 출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완벽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특검 추천권을 둘러싼 세부적인 방식에서는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여 향후 조율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이날 회동에서 포문을 연 것은 천하람 원내대표였다. 그는 "통일교 사건은 특정 종교와 정치권이 위법하게 유착된 사건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는 엄정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특검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특히 그는 "이재명 대통령조차 위헌·위법한 종교단체의 해산을 언급하는데, 그렇다면 민주당이 더 적극적으로 특검을 하자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스스로 당당하다면 통일교 특검을 거부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고 민주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러면서 천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거부 명분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으로 '드루킹 특검' 모델을 제시했다. 수사 범위를 간단명료하게 규정하고 특검 규모도 최소화하며, 통일교 관련 의혹에서 자유로운 유일한 원내 야당인 개혁신당이 특검을 추천해야 한다는 '대승적 결단'을 국민의힘에 촉구했다.천 원내대표의 제안에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화답하며 특검 추진이라는 큰 틀에는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했다. 그는 "통일교와 여권인 민주당 간의 금품수수 의혹과 이를 은폐·무마하려 한 정황을 중심으로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수사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했다. 또한 특검 규모 역시 "필요 최소한으로 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천 원내대표의 의견에 동의했다. 다만, 특검 추천권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송 원내대표는 "과거 특검법 사례를 보면 대한변호사협회나 대법원장이 추천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정당이 정치적으로 관여하기보다는 법률 전문가인 대법원이나 변협에 추천권을 맡기는 것이 독립성을 위한 좋은 대안"이라고 제안하며 개혁신당의 단독 추천 요구와는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이견에도 불구하고 양당 원내대표는 특검을 조속히 출범시켜야 한다는 대의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특검을 조속히 출범시키는 일이며, 그 부분에 개혁신당과 국민의힘 간 이견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세부 실무사항을 조속히 마무리 짓고 특검법을 발의해서 민주당이 이 법을 꼭 통과시킬 수 있도록 힘을 합칠 생각"이라고 강조하며 공동 투쟁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 22대 국회 시작과 함께 야권의 두 축인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통일교 게이트'라는 현안을 고리로 첫 연대를 성사시키면서, 향후 특검법안의 구체적인 내용과 이를 둘러싼 여야의 치열한 수 싸움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