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시진핑과 통화 마친 트럼프, 곧바로 日 총리에게 전화 걸어

 미국과 중국, 일본을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외교 지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한 통을 계기로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전화 통화를 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전날인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를 마친 직후에 추진되는 것으로, 최근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갈등의 중재 혹은 설명의 성격을 띨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번 미일 정상 간 통화 논의의 핵심 배경에는 앞서 있었던 미중 정상 간의 대화 내용이 자리 잡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중국에 있어 대만 문제의 중요성을 이해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매체가 이 발언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명백히 일본을 겨냥한 외교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어떠한 언행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온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이해'를 얻어냈다는 점을 부각하며 일본을 압박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 측의 발표에는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된다. 정작 통화의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시 주석과의 통화 사실을 알리면서도, 중국 측이 강조한 대만 문제나 이와 관련된 중일 갈등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같은 사안을 두고 미국과 중국의 입장과 해석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중국은 자국의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트럼프의 발언을 특정 방향으로 해석하고 확대했지만, 미국은 직접적인 갈등 개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직접 어떤 설명을 내놓을지에 따라 미국의 진짜 속내가 드러날 전망이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외교전 속에서 일본 정부는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미중 정상 통화에 대해 "미중 관계의 안정은 국제사회에 매우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중국 측이 발표한 통화 내용의 진위에 대해서는 "하나하나 논평하는 것을 자제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동맹국인 미국과 이웃 나라인 중국 사이에서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 어려운 일본의 외교적 딜레마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결국 이번 트럼프-다카이치 통화는 최근의 외교적 파문의 진의를 파악하고 향후 미일 동맹의 공조 방향을 확인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로봇이 알아서 '충전 척척'… 현대차가 공개한 수소차의 놀라운 미래

 현대자동차그룹이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막을 내린 '월드 하이드로젠 엑스포 2025'에서 그룹의 역량을 총동원해 미래 수소 사회의 완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행사에서 단순한 개별 기술 시연을 넘어,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운송, 그리고 최종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수소 원팀'의 위용을 과시했다. 현대차와 기아를 필두로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글로비스, 현대로템까지 총 7개 그룹사가 통합 수소 브랜드 'HTWO'의 이름 아래 한자리에 모여, 수소가 더 이상 먼 미래의 꿈이 아닌 현실의 솔루션임을 증명해 보였다.이번 전시에서 현대차그룹은 관람객들이 수소 기술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PEM 수전해 기술, 폐자원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W2H(Waste-to-Hydrogen) 기술, 암모니아를 분해해 수소를 추출하는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 등 그룹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수소 생산 기술을 정교한 목업(실물 모형)과 영상 콘텐츠로 구현해 선보였다. 가장 큰 이목을 끈 것 중 하나는 단연 자동 충전 로봇(ACR-H)을 활용한 '디 올 뉴 넥쏘'의 충전 시연이었다. 사람이 아닌 로봇이 스스로 충전구를 찾아 정확하게 수소를 주입하는 모습은 수소 에너지의 편의성과 안전성이 한 단계 더 진화했음을 보여주며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수소 모빌리티의 영역은 더 이상 승용차와 상용차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전시에서 수소전기 승용차와 트럭은 물론, 농기계, 보트, 그리고 방산 분야로까지 확장된 다채로운 수소 모빌리티 라인업을 공개하며 수소 에너지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선보였다. 산업 현장에서의 수소 활용 사례 역시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디오라마 형태로 구현된 저탄소 철강 공정은 수소가 어떻게 전통적인 '굴뚝 산업'을 친환경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었으며, 100kW급 연료전지 발전기와 수소로 움직이는 무인운반차(AGV), 수소 지게차 등은 산업 현장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기술로 주목받았다. 또한, 사전 예약을 통해 진행된 '디 올 뉴 넥쏘' 시승 프로그램은 180명의 체험객에게 약 30분간 15km 구간을 직접 달려볼 기회를 제공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현대차그룹은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수소 산업 생태계 확장과 대중의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린데, 에어리퀴드 등 글로벌 유수 기업들과 함께 '왜 수소인가', '수소 업스트림 기술' 등을 주제로 한 '수소 아카데미' 강연을 마련해 수소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공유했다. 또한 전시 기간 동안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수소 관련 기업 및 협회와 만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글로벌 수소 네트워크의 허브 역할을 자처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엑스포를 통해 "수소가 이미 우리의 일상과 산업 전반에서 미래를 선도하는 핵심 솔루션임을 증명하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수소 활용 확대와 인식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