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금연만이 살길…'양 줄이기'는 아무 소용없다는 과학적 증거 나왔다

 "하루 한두 대는 괜찮겠지"라는 자기 위안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하루에 담배를 단 2~5개비만 피우는 소량 흡연자라 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사망 위험이 무려 60%나 급증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혹은 습관적으로 한두 개비씩 물었던 담배가 실제로는 생명을 갉아먹는 매우 위험한 행위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만약 흡연량이 하루 11~20개비 수준으로 늘어난다면, 사망 위험은 비흡연자 대비 130%까지 치솟으며 그 위험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이번 연구는 흡연에 있어 '안전한 양'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단 한 개비의 담배도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연구팀이 32만여 명의 방대한 데이터를 최대 20년간 추적 분석한 이번 연구는 소량 흡연의 위험성을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남성은 74%, 여성은 104%나 더 높았다. 특히 모든 원인을 포함한 전체 사망 위험은 남성이 117%, 여성이 143%까지 증가해 흡연이 여성에게 더욱 치명적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주목할 점은 하루 2~5개비의 소량 흡연만으로도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57%나 증가하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유발하는 심방세동과 심장 기능이 약화되는 심부전의 위험 역시 각각 26%, 57%씩 동반 상승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담배 연기가 우리 몸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심장과 혈관에는 즉각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암울한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금연이 가져오는 놀라운 효과에 대해서도 명확한 데이터를 제시했다. 담배를 끊는 즉시 위험 감소 효과는 나타나기 시작하며, 특히 금연 후 첫 10년 동안 그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절망적인 수치에 좌절하기보다 하루라도 빨리 금연을 결심하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이 효과는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이어져, 금연 후 20년이 지나면 담배를 계속 피우는 사람에 비해 상대적 위험도가 80% 이상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흡연자에게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빨리 완전히 끊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처럼, 어설픈 '감연'은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오직 '완전한 금연'만이 유일한 해답이다.

 

이번 대규모 장기 추적 조사는 흡연과 건강의 관계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한다. 아주 적은 양의 담배라도 우리 몸, 특히 생명과 직결되는 심혈관계에는 엄청난 부담을 준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명백해졌다. 가끔 사교적인 자리에서만 피우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만 한두 대 피우는 수준이라도 그 위험은 분명히 존재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적된다. 결국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양을 조절하려는 미련을 버리고, 지금 당장 담배와의 인연을 완전히 끊어내는 것뿐이다. 당신이 무심코 피운 단 한 개비의 담배가 미래의 건강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100% 맞췄다…한국인 치매, AI가 족집게처럼 예측하는 시대 열렸다

 마침내 한국인에게 특화된, 한국인만을 위한 치매 위험 예측 모델이 국내 연구진의 손에서 탄생했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등 노인성 치매 예측 연구는 대부분 유럽인의 유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유전적 특성이 다른 한국인을 비롯한 동아시아인에게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명백한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한국인 고유의 유전 정보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모델 개발에 성공하면서, '맞춤형 치매 예방'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조기 발견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치매 정복의 길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세워진 것이다.이번 연구의 성공 뒤에는 '만성뇌혈관질환 바이오뱅크 컨소시엄(BICWALZS)'에 참여한 674명의 소중한 데이터가 있었다. 연구진은 정상인 81명, 치매의 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 389명, 그리고 치매 환자 204명의 임상 정보와 유전체 정보를 면밀히 분석했다. 특히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개발된 '한국인 유전체 칩(K-Chip)'을 활용한 전장 유전체 연관 분석(GWAS)을 시행했으며, 분석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총 6종에 달하는 서로 다른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동원해 교차 검증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그 결과는 놀라웠다. 6종의 AI 알고리즘 중 가장 뛰어난 모델은 최대 88%의 정확도로 치매 발병 위험을 예측해냈다. 더 나아가, 연구진이 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일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치매로 진행될 것을 최대 100%까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등, 인공지능 모델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놀라운 가능성을 증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수많은 유전자 중에서도 특히 APOE, PVRL2, TOMM40 유전자가 한국인의 치매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규명해내는 성과를 거뒀다.질병관리청은 이번 연구 성과가 단순히 학술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향후 국가 단위의 인공지능 치매 예측 플랫폼을 구축하는 핵심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한국인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치매 예측의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하며, "인공지능 기반 조기 진단 플랫폼을 구축해 국가 치매 예방 및 관리 정책의 과학적 근거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인의 뇌를 위협하는 치매에 맞서, 한국인의 유전자로 만든 'AI 방패'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