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결국 칼 뺐다?…美 교육부, 사실상 공중분해 수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 교육부 해체를 향한 실질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교육부의 핵심 기능들을 노동부, 국무부, 내무부, 보건복지부 등 4개 부처로 이관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부처 간의 업무 조정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 온 교육부 폐지를 의회의 승인 없이 단행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행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흩어져 있던 지원 프로그램을 재정비하여 학생들에게 보다 효율적이고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 명분을 설명했지만, 교육계와 정치권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번 기능 이관의 가장 큰 핵심은 노동부의 역할 확대에 있다. 기존에 교육부가 담당하던 초중고교 학생들의 학업 지원 및 대학 진학 장려 기능이 통째로 노동부로 넘어간다. 이에 따라 약 280억 달러(한화 약 40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지원금 관리 권한 역시 노동부가 갖게 된다. 장애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과 이주민 아동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연방 정부의 자금으로 운영되는 차터 스쿨 및 문해력 증진 프로그램 등 교육부의 주요 사회적 안전망 역할 또한 노동부의 소관이 된다. 이외에도 외국인 학생 지원 및 풀브라이트 장학금 프로그램은 국무부로, 미국 원주민 교육 관련 업무는 내무부로 각각 이관되어 교육부의 기능은 사실상 여러 부처로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행정부의 조치는 단순한 행정 개편을 넘어,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정치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연방 교육부를 폐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교육부 해체 의지를 공식화한 바 있다. 하지만 1979년 의회 입법으로 신설된 교육부를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다시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만 한다. 공화당 일각에서조차 교육부 폐지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의회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행정명령과 기능 이관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부처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교육부의 공중분해나 다름없는 이번 발표에 교육계와 야당은 즉각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 최대 교원단체인 미국교사연합의 랜디 와인가튼 회장은 "교육부의 핵심 기능을 여러 부처로 조각내어 분산시키면, 정작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넘기 힘든 장벽과 혼란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역시 "트럼프 행정부는 국민의 삶을 돕는 대신, 가장 취약한 학생들을 벌주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판하며 "교육부 폐지는 오직 의회만이 결정할 수 있으며, 내가 있는 한 그런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1조 6천억 달러 규모의 학자금 대출과 전국 13만여 개 학교를 관장하는 교육부의 기능이 흩어지면서, 미국 사회 전반에 상당한 혼란과 파장이 예상된다.

 

"사학 비리부터 파헤쳐라"…총장 검찰 송치에도 '공학 전환' 밀어붙이는 동덕여대

 동덕여자대학교가 또다시 남녀공학 전환 문제로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지난해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이 문제는 학교 측이 2029년 전환을 목표로 재추진하면서 갈등의 불씨를 되살렸다. 이에 총학생회가 재학생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 실시한 총투표에서 압도적인 반대 여론이 확인되며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진행된 투표에는 재학생의 50.4%가 참여했으며, 이 중 무려 85.7%에 달하는 2,975명이 공학 전환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찬성 의견은 8.1%에 불과해, 학교의 일방적인 추진에 대한 학생 사회의 거센 반발심을 여실히 보여주었다.하지만 학교 측은 이러한 학생들의 의사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민주적 절차'를 내세우고 있다. 학교는 홈페이지를 통해 "교수, 학생, 직원, 동문이 1:1:1:1 비율로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은 구성원 전체가 평등하게 참여한 민주적 시도"라고 주장하며, 투표 결과가 자신들의 입장과 다르다는 이유로 절차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은 상호 합의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라고 학생들을 비판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시위의 상처를 지우고 화합을 도모하려던 '래커칠 제거' 행사는 온라인에 칼부림 협박 글이 올라오면서 안전 문제로 무기한 연기되는 등, 단순한 의견 대립을 넘어 물리적 위협까지 등장하는 험악한 분위기로 치닫고 있다.설상가상으로 학교의 리더십마저 도덕성 위기에 휩싸이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김명애 총장이 업무상 횡령 및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김 총장은 학생들의 등록금 등으로 구성된 교비를 학교 법률 자문이나 소송 비용 등 교육과 무관한 곳에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 비용에는 지난해 남녀공학 전환에 반발하며 점거 시위를 벌인 학생들을 고발하는 데 사용된 법률 대응 비용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학생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학교 측은 "총장의 사적인 일이 아닌 학교 운영 관련 비용"이며 "정당한 법률 자문을 거쳐 집행했다"고 해명했지만, 총장의 혐의가 공학 전환 강행의 명분마저 흔들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이러한 총체적 난국 속에서 학교의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여성의당은 김 총장을 고발한 당사자로서 "총장이 교비 횡령 혐의로 송치됐음에도 학교는 어떤 조치도 없이 공학 전환을 강행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학교의 자금난과 경쟁력을 이유로 공학 전환을 밀어붙이려면, 그전에 사학 비리부터 파헤치고 뿌리 뽑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하며, 이번 사태의 본질이 단순한 학제 개편이 아닌, 비리로 얼룩진 학교 운영의 민낯에 있음을 직격했다. 학생들의 압도적인 반대, 살벌한 협박, 그리고 총장의 비리 혐의까지 뒤엉킨 동덕여대 사태는 이제 걷잡을 수 없는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