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장 문 열자마자 2만 3천 명 '오픈런'…성수동 마비시킨 무신사 이벤트의 정체

 무신사의 연간 최대 규모 할인 행사인 '무신사 무진장 25 겨울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과 동시에 그야말로 '무진장'한 흥행 기록을 세우며 패션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16일 저녁 7시에 막을 올린 이번 행사는 단 90분 만에 누적 판매액 100억 원이라는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러한 열기는 식을 줄 몰라, 행사 시작 후 25시간이 지난 17일 저녁 8시경에는 누적 판매액이 600억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같은 기간 동안 판매된 상품 수량은 100만 개를 넘어섰는데, 이는 1분마다 600개가 넘는 상품이 쉴 새 없이 팔려나간 셈이다. 연말 쇼핑 대목을 맞아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무신사로 집중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번 행사 초반에는 특히 신발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으며 인기 순위 상위권을 휩쓸었다. 나이키의 스테디셀러인 '에어 포스 1 07 M'을 비롯해 겨울철 필수 아이템으로 떠오른 어그의 '시그니처 스웨이드 타스만 슬리퍼', 그리고 클래식한 디자인의 킨치 '샤워 - 808' 더비슈즈 등이 대표적이다. 본격적인 겨울 시즌을 앞두고 아우터에 대한 관심 또한 뜨거웠다. 팬시클럽의 '아일렛 퍼 MA-1', 드로우핏의 '프리미어 퓨어 캐시미어 발마칸 코트', 디스이즈네버댓의 '퍼텍스 T 다운 재킷' 등 다양한 스타일의 겨울 아우터 제품들이 판매 순위 10위권 내에 다수 이름을 올리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온라인에서의 뜨거운 열기는 오프라인 공간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행사가 동시에 진행된 '무신사 스토어' 성수, 홍대, 강남, 대구 등 4개 매장에는 행사 첫날인 16일 하루에만 합산 2만 3천여 명의 고객이 방문하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특히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지난 15일과 16일 양일간 서울 성수동에서 별도로 진행된 '무신사 무진장 치트키' 오프라인 이벤트 현장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특별 미션을 수행하고 랜덤 선물을 받는 이 이벤트에는 이틀간 2600명 이상이 몰렸고, 예상보다 훨씬 뜨거운 참여 열기로 인해 준비된 물량이 모두 소진되어 행사가 조기 종료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무신사는 이번 행사의 압도적인 성공을 통해 '무진장' 캠페인이 단순한 할인 행사를 넘어 연말 패션 시장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이벤트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음을 증명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매년 고객들의 호응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패션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뷰티, 아울렛, 부티크, 그리고 중고(유즈드)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오직 무신사 무진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쇼핑의 즐거움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사장 승진은 단 1명, 대신 하버드 석학 수혈…이재용의 '기술 삼성' 승부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낸 후 처음으로 단행한 정기 사장단 인사는 '안정 속 기술 혁신'이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드러냈다. 전 세계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인공지능(AI) 대전환기를 맞아, 승진 인사를 최소화하며 조직에 안정감을 부여하는 한편, 외부 기술 인재를 파격적으로 영입해 '기술 초격차'의 고삐를 다시 죄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의지가 선명하게 읽힌다. 이번 인사는 향후 이어질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의 서막으로, 삼성전자가 AI 시대의 파고를 어떻게 넘어설지에 대한 전략적 밑그림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이번 인사의 핵심은 양대 축인 반도체(DS)와 스마트폰·가전(DX) 부문 수장들의 유임과 역할 강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과 DX 부문을 이끄는 노태문 사장에게 각각 핵심 사업부장인 메모리사업부장과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을 계속 겸직하도록 했다. 이는 극심한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검증된 리더십을 중심으로 조직을 안정시키고,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 1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의 부진을 씻고 실적을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신임을 얻었다.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기 진입을 앞둔 시점에서 그의 리더십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준 셈이다.안정 기조 속에서도 미래를 향한 변화의 의지는 외부 인재 영입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하버드대학교 화학과 교수인 박홍근 사장을 삼성의 미래 기술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1967년생인 박 사장은 서울대 화학과 수석 입학 및 전체 수석 졸업, 스탠퍼드대 박사 학위 취득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이는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을 외치며 기술 확보를 생존의 문제로 여겨 온 이재용 회장의 경영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파격적인 인사다. 선행 기술 연구의 심장부에 외부의 수재를 앉혀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다.이번 인사에서 유일한 사장 승진자인 윤장현 사장 역시 기술 전문가로서,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라는 중책을 맡았다. 오랜 기간 무선사업부에서 경력을 쌓은 윤 사장의 발탁은 전통적인 주력 사업인 모바일, TV, 가전 등에 AI와 로봇 기술을 본격적으로 접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사장단 인사가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마무리됐지만, '2인자'로 불리던 정현호 부회장이 물러나고 사업지원실이 신설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던 만큼, 향후 이어질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본격적인 세대교체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삼성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