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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달러 계약이 야구를 망친다? '희생양' 된 오타니, MLB 파국 오나

 LA 다저스와 오타니 쇼헤이가 맺은 '세기의 계약'이 메이저리그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거대한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체결된 10년 7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계약 이면에 숨겨진 '지급 유예' 조항이 리그의 근간을 위협하는 불씨로 지목된 것이다. 미국 매체 '스포팅뉴스'는 오타니의 계약 구조가 단순히 다저스의 재정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캘리포니아주의 높은 세법을 회피하고 리그 전체의 경쟁 균형을 무너뜨리는 편법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다가오는 노사 단체협약(CBA) 협상에서 극심한 갈등이 예상되며, 최악의 경우 리그 전체가 멈춰서는 '락아웃' 사태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계약금의 97%에 달하는 6억 8,000만 달러가 선수 생활이 끝난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분할 지급된다는 점이다. 이는 오타니 개인에게 엄청난 세금 혜택을 안겨줄 수 있는 구조다. 현행 규정상 오타니가 계약 종료 후 캘리포니아를 떠나 플로리다나 텍사스처럼 주 소득세가 없는 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길 경우, 이연된 거액의 지급금에 대한 캘리포니아의 징벌적 소득세(13.3%)를 단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다. '스포팅뉴스'는 이러한 계약 방식이 명백히 세법의 허점을 파고들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 지적하며, 한 선수의 계약이 리그 전체의 조세 정의와 형평성 문제를 건드리는 심각한 사안으로 번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오타니의 계약은 다저스 구단에게도 막대한 이점을 안겨준다. 당장 오타니에게 지급되는 연봉이 200만 달러에 불과해 사치세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고, 여기서 확보한 자금으로 다른 정상급 선수들을 추가 영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저스는 오타니 계약 이후에도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등을 영입하며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이는 "다저스와 오타니가 야구를 망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른 구단들은 감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편법적인 계약 구조를 통해 한 팀이 독주 체제를 굳히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결국 이러한 불만과 분노는 리그 전체의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른 구단주들이 오타니와 다저스의 '특혜'에 제동을 걸기 위해 2026년 12월 만료되는 CBA 개정 협상에서 강력한 보복성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리그는 그대로 락아웃에 돌입하게 된다. '스포팅뉴스'는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2027년 정규시즌 일정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며, 논란의 중심에 선 오타니가 리그 전체를 마비시킨 '희생양'으로 낙인찍힐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 선수의 역대급 계약이 메이저리그 전체를 집어삼킬 수 있는 거대한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헐값' 제시했다가…최형우 놓친 KIA, 양현종마저 놓칠까

 KIA 타이거즈의 스토브리그에 그야말로 초비상이 걸렸다. 팀의 상징적인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과의 재계약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내부 FA(자유계약선수)였던 박찬호에 이어 팀의 중심 타자 최형우마저 삼성 라이온즈로 떠나보내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당초 구단은 양현종과의 협상에서 여유를 보였고, 일각에서는 구단이 레전드에 대한 예우에 걸맞지 않은 금액을 제시했다는 소문까지 돌았으나 KIA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해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핵심 전력을 둘이나 놓치면서, 이제 양현종과의 계약은 단순한 선수 재계약을 넘어 격분한 팬심을 달래야 하는 마지막 보루가 되었다.최형우의 이적은 성난 팬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KIA 팬들은 구단의 안일한 협상 태도와 선수 유출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맹렬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팀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책임져야 할 구단이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제대로 대우하지 못하고 있다는 실망감과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이러한 팬들의 거센 저항은 구단에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KIA는 양현종마저 놓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에 직면할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서, 뒤늦게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아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이러한 상황은 역설적으로 양현종에게는 유리한 국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료의 이적으로 인해 자신의 협상력이 극대화되는 ‘반사이익’을 얻게 된 것이다. 이제 KIA는 양현종을 잡기 위해 이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그의 프로 입단 동기이자 라이벌인 김광현(SSG)의 계약이 유력한 기준으로 거론된다. 김광현은 SSG와 2년 총액 36억 원에 계약한 바 있어, 양현종 역시 이에 준하는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물론 양현종 역시 마냥 버티기만 할 수는 없다. 자칫 돈에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현종이 KIA에 갖는 상징성은 그가 충분한 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를 명확히 보여준다. 2007년 KIA에 입단한 이래, 1년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제외하고 18년 동안 오직 타이거즈 유니폼만을 입은 살아있는 전설이다. 통산 186승 127패, 평균자책점 3.90이라는 대기록은 그의 가치를 증명한다. 비록 올해 7승 9패, 평균자책점 5.06으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한 해의 성적으로 그의 경력 전체를 폄하할 수는 없다. 결국 KIA는 팀의 근간을 지키고 성난 팬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라도,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합당한 예우를 보여줘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