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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먹는 하마' 한강버스, 좌초 위기…김 총리 "안전 담보 못 하면 멈춰라"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된 한강버스가 잇따른 고장과 좌초 사고로 결국 전면적인 안전 재검토의 시험대에 올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6일, 승객 82명을 태운 한강버스가 강바닥에 걸려 멈춰서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사실상 프로젝트에 강력한 제동을 걸었다. 총리실은 서울시를 향해 행정안전부와 협조하여 이번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선박 자체의 결함 여부부터 선착장, 운항 노선에 이르기까지 안전성 전반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이는 단순한 시정 조치를 넘어, 사업의 근본적인 타당성까지 재검토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김 총리의 지시는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했다. 그는 한강의 얕은 수심이 야기할 수 있는 모든 잠재적 위험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또한, 이번 사고처럼 좌초 상황은 물론 침몰이나 화재 등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여 모든 승객의 생명을 완벽하게 보장할 수 있는 비상 대응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꼼꼼하게 재점검하라고 강조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선착장 위치 선정과 운항 노선 결정 과정에서 한강의 지형적 특성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총리가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고 설명하며, 초기 계획 단계의 부실 가능성까지 들여다볼 것임을 시사했다.

 


한강버스는 지난 9월 운항을 시작한 이래 잦은 고장과 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세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얻어왔다. 시민들의 기대를 안고 출발했지만, 운항 초기부터 기술적 결함으로 멈춰 서는 일이 반복되면서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그러던 중 전날 밤, 잠실 방향으로 향하던 버스가 선착장 인근에서 강바닥에 걸려 멈춰 서면서 승객 82명이 약 1시간 동안 강 한복판에 고립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그동안 제기되었던 모든 우려가 현실이 된 결정적인 사건으로, 더 이상 문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여론에 불을 지폈다.

 

결국 김 총리는 필요하다면 현재 진행 중인 운항 일시 중단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추가 조치까지 검토하라고 주문하며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는 안전성이 완벽하게 담보되지 않는 한, 한강버스의 운항 재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미 지난 14일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안전 부분이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던 김 총리가 연이어 강도 높은 지시를 내리면서, 오세훈 시장의 핵심 공약 사업이었던 한강버스는 이제 좌초 위기를 넘어 사업의 존폐 자체를 위협받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작년은 운 좋았다…올겨울, 숨 막히는 '진짜 미세먼지'가 온다

 올겨울, 한반도의 하늘이 작년보다 더 짙은 초미세먼지로 뒤덮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그 예고편처럼 지난 24일 서울 전역에는 올가을 첫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한때 농도가 '매우 나쁨' 기준(76㎍/㎥)을 훌쩍 넘는 100㎍/㎥ 이상을 기록하며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이번 고농도 미세먼지는 중국 등 국외에서 발원한 오염물질이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이번 겨울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작년보다 높을 확률을 50%로 예측하며, 이는 기상 여건이 이례적으로 좋았던 작년에 대한 기저효과와 올겨울 악화될 기상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맑은 하늘을 기대하기 어려운, 답답한 겨울이 예고된 셈이다.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제7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을 확정하고 총력 대응에 나선다.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미세먼지대책 특별위원회는 이번 관리 기간 동안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19㎍/㎥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우선 공공 석탄발전소의 가동을 추가로 정지시켜 국내 배출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발전 부문의 오염물질 배출을 원천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한 전국 416개에 달하는 대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강화된 배출 저감 조치를 시행하고, 자금과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형 영세 사업장에는 맞춤형 기술 지원을 제공하여 산업 부문 전반의 배출량을 꼼꼼하게 관리할 방침이다.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수도권과 6대 특별·광역시에서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 제한이 계속해서 시행되며, 단속을 통해 노후 경유차 등 고농도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동오염원의 도심 진입을 억제한다. 농촌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영농 폐기물과 각종 쓰레기 불법 소각을 막기 위해 감시 인력을 늘리고, 영농 폐기물 집중 수거 기간을 기존보다 대폭 늘린 6개월로 확대 운영하여 소각으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민들이 미세먼지 상황에 더욱 신속하고 편리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고농도 예보를 36시간 전에 미리 제공하고, 국내 체류 외국인을 위해 미세먼지 정보 앱의 영문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하는 등 정보 제공 서비스도 개선한다.국외 유입 미세먼지에 대한 대응 수위도 높인다. 정부는 지난 9월 한중 환경장관회의의 후속 조치로, 미세먼지 예보 정보를 매일 1회 이상 중국 측과 교류하며 상시 협력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1차관은 계절관리기간 동안 정보 교류를 더욱 긴밀히 하고, 필요하다면 고위급 대화를 추진해 중국의 배출 저감 노력을 촉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세먼지 문제가 단순히 국내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국제 공조가 필수적인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책이 예고된 '잿빛 겨울'의 농도를 얼마나 옅게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