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金총리, 육사 생도 앞에서 '보훈'과 '안보' 연결고리 강조

 제86회 순국선열의 날을 맞은 17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야말로 오늘날 대한민국의 굳건한 토대이자 미래를 향한 원동력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김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선열들의 숭고한 삶과 정신을 깊이 되새기며, 국민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나라, 모든 국민이 더불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미래 국군 간성이 될 육사 생도들 앞에서 대한민국의 뿌리와 국가 보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념식의 의미를 더했다.

 

김 총리는 120년 전 오늘, 일제가 총칼을 앞세워 대한제국의 국권을 무참히 강탈했던 을사늑약의 치욕적인 역사를 상기시켰다. 그는 "우리 민족이 끝이 보이지 않는 깊고 어두운 절망의 나락에 빠졌을 때, 순국선열들께서는 목숨을 걸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빼앗긴 조국을 되찾기 위해 싸우셨다"며 그들의 헌신을 기렸다. 이어 "일평생을 오직 독립운동에 바치신 선열들의 불굴의 정신은 오늘날 대한민국 국군으로 고스란히 계승되어 조국을 지키는 강력한 힘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조국을 지키는 영광스러운 삶을 스스로 선택한 육군사관학교 생도 여러분과 이 뜻깊은 자리를 함께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총리는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비참한 말이 더 이상 이 땅에 통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던 점을 언급하며, 현 정부의 확고한 보훈 철학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라는 대원칙을 국가 보훈 정책의 핵심 가치로 삼아,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분들에게 국가가 그에 합당한 최고의 예우와 실질적인 보상을 실현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는 과거의 소극적인 추모를 넘어, 국가를 위한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실질적인 정책으로 증명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나아가 김 총리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을 약속하며 정부의 진정성을 피력했다. 그는 "아직 우리가 찾아내지 못한 순국선열을 한 분이라도 더 찾고, 그 유가족에 대한 지원과 보상을 대폭 확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해외에 잠들어 계신 모든 순국선열의 유해를 조국 땅으로 모셔오는 그날까지 유해 봉환 사업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가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이는 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 그분들과 후손들의 삶까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향한 정부의 흔들림 없는 각오를 보여준다.

 

당신의 월급봉투가 저출산의 주범?…드러난 '임금 격차'의 민낯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사회의 허리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무섭게 벌어지면서, 그 대가로 약 3만 1천 명의 아이들이 태어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는 충격적인 분석이 나왔다. 파이터치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개국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와 출산율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두 지표 사이에 뚜렷한 반비례 관계가 확인되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를 넘어, 소득 불평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저출생 현상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즉, 월급봉투의 두께 차이가 한 국가의 미래 인구를 결정짓는 비극적인 현실이 데이터로 증명된 셈이다.연구 결과는 구체적인 수치로 현실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OECD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1%포인트 벌어질 때마다 합계출산율은 0.005명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 결과를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입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는 무려 17.8%나 증가했으며, 이를 출생아 수로 환산하면 약 3만 1467명이 감소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실제로 2011년 185만 원이었던 월평균 임금 격차는 2024년 258만 원까지 벌어졌고, 같은 기간 출산율은 1.24명에서 0.75명으로 곤두박질쳤다. 두 지표의 상관계수는 -80%에 달하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매우 강력한 음의 상관관계를 의미하며 사실상 임금 격차가 출산율 하락을 이끌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대기업 근로자에 비해 자녀 한 명을 키우는 데 드는 막대한 양육비를 감당하기가 훨씬 버겁다. 대기업의 평균 임금이 중소기업의 1.6배에 달하는 현실 속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결국, 기업의 규모가 개인의 생애 소득을 결정하고, 나아가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마저 제약하는 사회적 족쇄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장벽이 저출생의 근본적인 배경임을 시사한다.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중소기업 근로자의 실질적인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원석 파이터치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구체적인 대안으로 '고용주 보증 저금리 대출'과 '중소기업 근로자 맞춤형 수당 인상'을 제시했다. 출산한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금융기관이 저금리로 대출해주고, 고용주가 이를 보증하며 급여에서 일정액을 자동 상환하게 하는 방식이다. 또한,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아동수당 및 부모급여를 현행보다 더 큰 폭으로 인상하여 소득 격차로 인한 양육 부담의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저출생 극복의 해법은 추상적인 구호가 아닌, 소득 불평등 해소라는 구체적인 정책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