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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발 독감' 한국 덮쳤다! 백신마저 못 막는 '변이 괴물'

 올겨울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심상치 않다. 호주와 뉴질랜드를 강타했던 독감이 북반구로 상륙하면서 한국, 일본, 영국 등지에서 예년보다 빠르고 강력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변이가 잦은 A형 바이러스 'H3N2'가 주도하면서 보건당국은 최근 10년 중 가장 심각한 독감 시즌이 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인플루엔자 환자 발생률은 이미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올해 43주 차(10월 19∼25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13.6명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3.9명) 대비 3.5배 이상 폭증한 수치다. 보건당국은 이 같은 확산세가 늦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번 유행은 남반구 감염이 북반구 겨울로 이어지는 '계절 역전 현상'의 전형을 보이며 시작됐다. 북반구가 여름일 때 겨울을 맞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독감 환자가 평년보다 한 달 이상 빠르게 급증했고, 이 바이러스가 북반구로 전파된 것이다.

 

문제는 이번 유행을 주도하는 H3N2 바이러스가 매우 빠르게 변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병원체진화센터 소장 데릭 스미스는 "올여름 H3N2에서 7가지 변이가 나타났으며, 변이 보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이는 기존 백신 접종이나 자연 감염으로 형성된 면역력을 일정 부분 무너뜨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매년 2월 북반구 유행 예측을 기반으로 백신 구성을 권고하지만, 변이가 주로 여름에 발생하면서 올해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완벽하게 대응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H3N2는 또 다른 독감 바이러스인 H1N1보다 고열, 오한, 근육통 등 전신 증상을 심하게 유발하여 노년층 등 고위험군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천은미 교수는 "H3N2는 고열, 근육통 위주의 증상을 유발하며 고위험군이 극심하게 앓을 수 있다"며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H3N2는 항원 변이가 잦아 백신 접종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받지만, 전문가들은 예방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를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더라도, 감염 시 증상을 현저히 완화시키고 중증화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결정적인 방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역시 백신 접종 후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능 형성'이 확인된 만큼, 예방 효과를 기대하며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첫눈에 빚어진 '교통 아비규환'

 수도권 전역에 내린 첫눈이 최대 6cm가 넘는 폭설로 변하면서 서울과 경기 지역이 극심한 교통 혼란에 휩싸였다. 퇴근 시간과 맞물린 갑작스러운 폭설로 도로는 순식간에 빙판길로 변했고, 주요 간선도로와 터널 등에서 차량들이 장시간 고립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현재 서울시 도로 교통통제는 해제됐으나, 영하권 기온으로 인한 빙판길 위험이 남아있어 경찰과 지자체는 총력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이번 폭설은 기상청이 사상 처음으로 '대설 재난문자'를 발송할 정도로 강도가 높았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13분 서울 은평구를 시작으로 성북, 강북, 노원, 종로 등 서울 주요 지역과 경기 의정부, 포천, 남양주 등에 대설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이는 기상청이 이달부터 수도권 등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한 대설 재난문자가 실제로 발송된 첫 사례다.퇴근 시간대에 쏟아진 폭설은 수도권 도심 교통을 완전히 마비시켰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에 의하면 전날 오후 10시 기준 서울 도시고속도로 19개 구간과 시내 도로 5개 구간이 통제됐다. 온라인상에는 시민들의 고통을 호소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1시간 넘게 한남대교에 갇혀있다", "경기도 분당에서 저녁 6시 반에 퇴근했는데 밤 9시까지도 서울 도심 한복판에 갇혀있다"는 등의 후기가 이어졌다. 특히 "한밤중 버스 승객들이 터널 중간에서 다 같이 내려서 기어갔다", "새벽까지 갇혀있다 그냥 차를 버리고 걸어갔다"는 증언은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실제 CCTV 화면에는 차를 버리고 갓길로 걸어가는 운전자들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빙판길로 변한 도로는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를 유발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는 승용차 두 대가 내리막길에서 미끄러져 전봇대와 가게 유리창을 들이받았으며, 금천구 시흥동 호암터널 안에서는 6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교통 통제가 이뤄졌다. 구로구, 강북구, 성북구 등에서는 노인들이 눈길에 미끄러져 넘어졌다는 신고가 연이어 접수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종로구 자하문터널에서는 장시간 정체로 인해 버스 승객들이 하차해 터널을 걸어 나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기습 폭설을 보고받고 긴급 대응을 지시했다. 김 총리는 행정안전부와 한국도로공사, 경찰청 등에 즉각적인 제설·제빙 작업과 함께 차량 통제 및 우회 조치를 주문했다. 또한 이날 출근 시간대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교통 상황과 대체 교통수단, 안전 안내 사항 등을 즉시 알리라고 지시했다.전날 오후 8시부로 서울에 대설주의보는 해제됐지만, 밤사이 기온이 급락하면서 내린 눈이 녹지 않아 5일 아침 출근길 도로 곳곳이 빙판길, 이른바 '블랙아이스'로 변할 위험이 커졌다. 서울경찰청은 위험 도로를 우선 통제하고 모든 기능을 동원해 총력 대응 중이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이날 출근길 결빙 구간에서 반복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다.서울시 도로 교통통제는 이날 오전 4시 53분을 기해 모두 해제됐다. 그러나 기상청은 "이면도로·골목길·경사로 등은 제설이 특히 취약하다"며 "가급적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당부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수도권 전철을 20회 증편하며 시민들의 출근길을 지원하고 나섰다. 강추위는 이날까지 지속되다가 주말부터 차차 풀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