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왜 화내면서까지 봐?"… 야구팬들 '격공'할 책 나왔다

 매일 밤, 야구팬들은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같이 펼쳐지는 3시간의 드라마.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하나에 수많은 팬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누군가는 환희의 함성을 내지르고, 또 다른 누군가는 분노 섞인 절규를 토해낸다. 야구를 보지 않는 이들은 의아해한다. "왜 그렇게까지 화를 내면서 야구를 보는 거야?" 하지만 팬들에게 야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그것은 삶의 축소판이자, 예측 불가능한 인생의 또 다른 이름이다. 김영글 작가의 신간 '아무튼, 야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한다. 야구의 '야'자도 모르던 저자가 한화 이글스라는 팀에 빠져들고,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진정한 팬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 이게 야구지'라고 중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무튼, 야구'는 단순히 한 야구팬의 성장기를 넘어, 야구라는 스포츠가 가진 본질적인 매력을 탐구한다. 저자는 야구 규칙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초심자의 시선으로, 야구에 얽힌 다양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처음 야구장을 찾았을 때의 설렘,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위해 미신에까지 의지하는 간절함, 그리고 마침내 야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순간까지. 이 모든 과정은 비단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감정들이다. 책은 야구팬들에게는 깊은 공감과 위로를, 야구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안내서가 되어준다. 왜 우리는 스포츠에 열광하고, 누군가를 응원하며,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려 하는가. '아무튼, 야구'는 그 질문에 대한 따뜻하고 유쾌한 대답이다.

 


한편, 국제 정세는 야구 경기만큼이나 예측 불가능하게 흘러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격화된 미중 갈등은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으며, 한국 사회 역시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으로 '미중 전략 경쟁과 갈등'을 꼽은 응답자가 65%에 달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불안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과거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균형 외교를 통해 국익을 도모해왔던 한국은 이제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미중 관계 레볼루션'은 바로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책이다. 미국과 중국의 정치, 외교, 경제, 기술 전문가 네 명의 깊이 있는 대담을 통해, 미중 갈등의 본질을 파헤치고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미중 관계 레볼루션'은 복잡하게 얽힌 국제 정세를 명쾌하게 풀어내는 친절한 해설서다. 책은 단극 체제를 유지하며 세계 질서를 주도해 온 미국이 왜 '변심'하게 되었는지, 그 기저에 깔린 정치적, 경제적 요인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기술 패권과 경제 안보가 긴밀하게 연결된 '기정학(技政學)' 시대의 도래를 선언하며, 반도체 등 첨단 기술을 둘러싼 양국의 치열한 경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미중 갈등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한국이 어떻게 중심을 잡고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불안과 혼돈의 시대, 명확한 분석과 날카로운 전망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미중 관계 레볼루션'은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우연인가, 내부자 거래인가?…쿠팡 덮친 '주식 매도' 논란의 전말

 3370만 명이라는 사상 초유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은 쿠팡에서 주요 임원들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들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발생 직후 수십억 원 규모의 자사 주식을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의 위기 상황을 이용해 개인의 이익을 챙긴 것이 아니냐는 도덕적 비판과 내부자 거래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연이은 산재 사고에 이어 터진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이라는 최악의 악재 속에서 경영진이 보여준 행보는 회사의 신뢰도를 더욱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듯 보였다. 특히 매도 시점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미리 인지하고 주가 하락 전 서둘러 주식을 처분한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그러나 논란의 중심에 선 두 임원의 주식 매도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간의 의혹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이 확인된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거랍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0일 약 32억 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했다. 중요한 것은 이 거래가 SEC의 내부자 거래규칙(Rule 10b5-1)에 따라 사전에 확정된 계획에 따라 자동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해당 거래 계획은 논란이 발생하기 한참 전인 지난해 12월 8일에 이미 수립되었으며, 주식 매각의 목적 또한 '세금 납부'라고 명확히 기재되어 있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는 전혀 무관하게, 거의 1년 전부터 정해진 일정과 목적에 따라 기계적으로 실행된 거래임을 의미한다.또 다른 주식 매도자인 프라남 콜라리 전 부사장의 경우, 상황은 더욱 명확하다. 그는 약 11억 3천만 원 상당의 주식을 매도한 사실이 지난달 17일 공시되었으나, 이미 그보다 한 달 앞선 지난 10월 15일에 쿠팡을 퇴사한 상태였다. 즉, 그는 더 이상 쿠팡의 내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은 시점에 주식을 매각한 것이다. 퇴사 이후에 이루어진 전직 임원의 주식 처분을 현재 회사가 겪고 있는 위기와 연결 짓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과적으로 두 임원의 주식 매도는 모두 쿠팡이 개인정보 침해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지했다고 밝힌 시점(11월 18일) 이전에 이루어졌으며, 각각의 거래에는 사전에 계획되었거나 퇴사라는 명백한 배경이 존재했다.결국 쿠팡 임원들의 주식 매각을 둘러싼 논란은 사건의 전후 관계와 제도의 특성을 간과한 '지나친 억측'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쿠팡이 무단 접근 사실을 최초 보고한 시점은 지난달 6일이지만, 회사가 이를 심각한 침해 사고로 '인지'한 것은 18일이었다. 임원들의 주식 매도는 모두 이 인지 시점 이전에 이루어졌다. 1년 전에 수립된 계획에 따른 매도와 퇴사 후의 주식 처분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이를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결부시켜 비난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일 수 있다. 다만, 회사가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웠다는 점은 쿠팡이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