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장인화 회장의 승부수…'리튬 세계 1위' 목표에 1.1조원 쏟아부었다

 포스코홀딩스가 미래 성장 동력의 핵심인 2차전지 소재 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해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실탄을 장전하고 글로벌 리튬 자원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공급망 위기 속에서 안정적인 원료 수급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판단 아래, 호주와 아르헨티나의 우량 리튬 광산 및 염호 자원을 동시에 공략하며 원가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단순한 원료 확보를 넘어 글로벌 리튬 공급망의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하려는 포스코그룹의 장기적인 비전이 반영된 공격적인 투자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의 핵심은 호주 광산기업 미네랄 리소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약 1조 원(7억 6500만 달러)을 투자해 미네랄 리소스가 신규 설립하는 중간 지주사의 지분 3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포스코홀딩스는 미네랄 리소스가 운영 중인 서호주의 '워지나'와 '마운트마리온' 광산에서 연간 27만 톤에 달하는 리튬 정광을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되었다. 이는 2차전지 소재인 수산화리튬 3만 7천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전기차 약 86만 대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막대한 물량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단순한 원료 구매 계약을 넘어 광산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배당 수익까지 확보할 수 있는 구조여서,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리튬 정광을 직접 제련하는 사업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포스코홀딩스의 리튬 영토 확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호주의 암석형 리튬 광산(하드락)과 더불어 아르헨티나의 염수 리튬 확보에도 속도를 내며 원료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 5일, 포스코홀딩스는 약 950억 원(6500만 달러)을 투입해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내 광권을 보유한 캐나다 자원 개발 회사 LIS의 아르헨티나 현지 법인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역별, 형태별 리스크를 분산하고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리튬 자원을 모두 확보함으로써 어떠한 시장 환경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장 회장은 "글로벌 1위의 리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원료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글로벌 리튬 공급망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천명했다. 이는 지난해 장 회장 취임 이후 그룹의 미래를 위해 '투 코어(철강·2차전지 소재)'와 '뉴 엔진(신사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그룹의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철강 사업의 견고한 기반 위에 2차전지 소재라는 확실한 성장 엔진을 장착하기 위한 포스코그룹의 야심 찬 계획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것이다.

 

 

 

미국에 '핵' 달라고 공식 요구?…초유의 외교 회담 D-3

 한미 양국이 최근 발표한 관세·안보 협상 결과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첫 고위급 회담이 임박하면서, 그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은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마주 앉는다. 이번 회담은 지난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지난 14일 발표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담긴 민감하고 복잡한 현안들을 본격적으로 테이블 위에 올리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단순한 양자 회담을 넘어, 한미 동맹의 기술 및 안보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번 회담에서 가장 핵심적인 의제는 단연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다. 이는 한국의 '원자력 주권' 확대와 직결된 사안으로, 수십 년간 한국의 평화적 핵 이용에 일종의 족쇄로 작용해 온 현행 협정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현재 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평화적 목적이라 할지라도 우라늄을 20% 미만으로 농축할 때조차 미국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만 하며,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일부 제한된 연구 분야에서만 가능하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러한 제약을 완화하고,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공식적인 협의 채널을 마련하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래 에너지 안보 확보는 물론, 독자적인 원자력 기술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문제를 넘어, 군사적 차원의 가장 민감하고 폭발력 있는 현안인 원자력추진잠수함(SSN·핵잠) 도입 문제 역시 수면 위로 떠 오를 전망이다. 핵잠은 사실상 무제한의 잠항 능력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이번 회담에서는 한국의 핵잠 도입과 관련하여, 동력원인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핵잠을 건조할 장소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한 초기 단계의 대화가 오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단순한 무기 도입을 넘어, 한미 간 군사 기술 동맹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격상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결론적으로 박윤주 차관의 이번 방미는 한미 양국이 공동 설명자료를 통해 합의한 내용들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현실로 만들어 나갈지를 가늠하는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이다. 평화적 핵 주권 확보를 위한 원자력협정 개정부터, 국가 안보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잠 도입 문제까지, 회담 테이블에 오를 의제 하나하나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양국이 얼마나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내고 신뢰에 기반한 협의 채널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향후 한미 동맹의 미래와 한반도의 안보 지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양국 외교 당국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