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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보낸 '호랑이 외교관', 13년 만에 한국에 안긴 선물

 과천 서울대공원에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다. 순수 혈통 시베리아 호랑이 '설호'가 11일, 대중 앞에 처음으로 그 앙증맞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올해 현충일인 6월 6일에 태어난 암컷 아기 호랑이 설호는, 그 존재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선사한다. 단순한 아기 동물의 공개를 넘어, 대를 잇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졌던 부모 사이에서 기적처럼 태어난 귀한 생명이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은 설호의 첫 등장을 알리며, 앞으로 SNS를 통해 성장 과정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국민적인 관심과 사랑을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호의 탄생은 그 자체로 하나의 기적과도 같다. 아빠 호랑이 '로스토프'와 엄마 '펜자'는 모두 노령에 접어들어 사실상 번식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되었기 때문이다. 동물원의 지극한 보살핌과 두 호랑이의 깊은 유대감이 만들어낸 기적적인 결과물인 셈이다. 이로써 설호는 단순한 새 식구를 넘어, 노령 개체에서도 생명이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이 되었다. 동물원 측은 귀하게 얻은 새 생명인 만큼, 설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보살필 것이라고 전했다.

 


설호의 부모인 로스토프와 펜자는 단순한 동물원 호랑이가 아니다. 이들은 2010년 러시아 야생에서 태어나 우수한 혈통을 보존하고 있는 개체들로, 한·러 수교 20주년 기념 정상회담을 계기로 2011년 5월 한국 땅을 밟은 '호랑이 외교관'이다. 국제적 우호의 상징으로 서울동물원에 온 지 13년 만에 2세를 본 것으로, 외교적 의미에 더해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시베리아 호랑이의 순수 혈통을 국내에서 잇게 되었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매우 크다. 설호의 탄생은 양국의 우호 관계는 물론, 종 보존이라는 국제적인 노력에도 기여하는 쾌거라 할 수 있다.

 

서울대공원은 '뉴페이스 아이돌'이라는 애칭을 붙여주며 설호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앞으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설호의 성장기를 대중과 긴밀하게 공유하며, 코로나19 등으로 지친 시민들에게 새로운 활력과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다. 귀한 혈통과 기적 같은 탄생 스토리, 그리고 외교적 상징성까지 더해진 아기 호랑이 설호가 과천 서울대공원을 대표하는 새로운 마스코트이자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잘나가던 금리 인하, '집값'과 '환율'에 발목 잡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7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유지해왔던 '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거두어들였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인하 자체를 기정사실로 했던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향후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이전보다 훨씬 신중하고 긴축적인 입장으로의 선회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이번 금통위의 입장 변화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핵심 문구가 수정된 데서 명확히 드러난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금리 인하를 시작한 이래 줄곧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인하 방향성을 분명히 해왔다. 또한 향후 고려 사항으로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를 언급하며, 인하 자체는 예정된 수순이고 시점과 폭만 조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결정문에서는 '인하 기조'라는 단어가 '인하 가능성'이라는 유보적인 표현으로 대체되었고, 결정 사항 역시 '시기와 속도'가 아닌 '여부 및 시기'로 변경됐다. 추가 금리 인하의 실행 '여부'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로, 명백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신호로 해석된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 역시 이러한 기류 변화를 뒷받침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됐지만 향후 경로에 상·하방 위험요인이 모두 잠재해 있다"고 전제한 뒤, "부동산 시장의 높은 가격 상승 기대,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과 동결을 이어갈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금리 인하 행진의 '일시정지' 또는 '종료'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이처럼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톤을 조절한 배경에는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 지표와 여전히 불안한 금융 시장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0%, 1.8%로 지난 8월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올해와 내년 모두 2.1%로 높여 잡았다. 경기가 예상보다 선방하고 물가 상승 압력도 여전한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과 집값 불안이라는 금융안정 리스크까지 떠안으면서 서둘러 금리를 추가로 내릴 명분이 줄어들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