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760평 건물이 잿더미로…'우주의 눈'이 포착한 평양 대형 화재의 전말

 북한의 심장부인 평양 중심부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한 사실이 우리 정부의 위성 영상 정밀 분석을 통해 공식 확인됐다. 통일부는 화재 발생일로 추정되는 지난 2일을 전후해 촬영된 위성사진을 비교 분석한 결과, 평양 시내의 한 대형 건물이 화염에 휩싸인 흔적을 명확히 식별했다고 11일 밝혔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 평양을 가로지르는 보통강 인근이자, 북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인 류경호텔과도 멀지 않은 핵심 지역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화재는 외부 세계에 좀처럼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평양 내부의 상황을 위성이라는 '우주의 눈'을 통해 들여다본 이례적인 사례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위성 영상에 포착된 건물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50미터에 달하는 약 760평 규모의 단일 동으로, 화재 이후 지붕이 소실되는 등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 이전에는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던 건물이 화재 이후에는 검게 그을린 잿더미로 변한 모습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다만 통일부는 해당 건물의 정확한 용도나 구체적인 피해 규모, 인명 피해 여부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위성 영상만으로는 건물의 상세한 용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으로, 향후 고해상도 영상 분석 등을 통해 화재의 전모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화재는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위성 영상을 근거로 처음 보도하며 알려졌다. NK뉴스는 지난 2일 오전 11시 50분경 해당 건물에서 시커먼 연기 기둥이 맹렬하게 치솟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특히 영상 분석 결과, 불길이 잡히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북한의 소방 및 재난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처럼 화재의 규모와 진화에 걸린 시간을 고려할 때, 일각에서는 해당 건물이 인화성 물질을 다량으로 보관하는 소규모 공장이나 창고 시설이었을 수 있다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해당 건물은 사실상 전소된 것으로 알려져, 평양 중심부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라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외부의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화재를 진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정황이 드러나면서, 수도 평양의 안전 관리 실태와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최고지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구역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가 북한 내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폐쇄된 북한 사회의 감춰진 실상이 위성 영상을 통해 추가로 드러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KBO 씹어먹은 MVP의 도망?…폰세, 모든 일정 취소하고 야반도주급 출국

 올 한 해 KBO 리그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던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코디 폰세가 돌연 미국으로 떠나며 사실상의 이별을 고했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폰세는 30일, 최근 태어난 딸과 아내를 한국에 남겨둔 채 홀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초 그는 오는 9일 열리는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석 등 연말까지 한국에 머물 예정이었으나,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구단에 양해를 구한 뒤 갑작스럽게 출국을 감행했다. 이는 폰세가 더 이상 한화와의 재계약 협상이 아닌, 미국 메이저리그(MLB) 복귀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신호다.폰세의 이러한 행보는 그의 압도적인 성적을 고려할 때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는 올 시즌 29경기에 선발 등판해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라는 만화 같은 성적을 기록하며 리그를 평정했다. 18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동안 탈삼진은 무려 252개를 잡아내며 2021년 아리엘 미란다가 세웠던 KBO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고, 개막 이후 선발 17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까지 작성했다. 결국 폰세는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까지 투수 주요 4개 부문을 모두 석권하는 '쿼드러플 크라운'을 달성했는데, 이는 KBO 역사상 1996년 구대성, 2011년 윤석민에 이은 역대 세 번째 대기록이었다.폰세의 갑작스러운 출국은 그가 최근까지 보여왔던 언행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더욱 팬들의 이목을 끈다. 그는 지난달 리그 MVP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해 아쉽다"며 팀 성적에 대한 갈증을 먼저 드러냈고, 자신의 SNS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여러 MLB 구단을 팔로우하며 불거진 이적설에 대해서는 "왜 그런 소문이 나는지 모르겠다. 다음엔 LG 트윈스를 팔로우해볼까요?"라며 농담으로 받아넘기기까지 했다. 특히 "지금은 에이전트와 깊게 이야기한 부분이 없으며, 단지 육아에 전념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며 빅리그 진출설에 선을 그었기에, 그의 이번 돌발 출국은 팬들에게 더 큰 충격과 배신감으로 다가오고 있다.이제 모든 시선은 미국으로 향한 폰세의 거취에 쏠리게 됐다. 그가 과연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무대에 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한화 이글스는 이미 발 빠르게 '플랜 B'를 가동하며 폰세와의 결별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한화는 최근 새 외국인 투수로 우완 윌켈 에르난데스를, 새 외국인 타자로는 요나탄 페라자를 영입했으며, 아시아쿼터 선수로 대만 국가대표 출신 투수 왕옌청까지 품에 안으며 다음 시즌을 위한 외국인 선수 구성을 사실상 완료했다. 한 시즌 동안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팬들에게 꿈같은 시간을 선물했던 에이스는, 그렇게 마지막 인사도 없이 쓸쓸한 뒷모습을 남긴 채 떠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