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모아

지금 당장 외국어 공부 시작해야 하는 이유…'뇌 회춘'의 열쇠였다

 두 개 이상의 언어를 구사하는 능력이 노년기의 삶에 예상치 못한 선물을 안겨줄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연구팀이 주도한 국제 공동 연구에 따르면, 다언어 사용은 노화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가속 노화'의 위험을 크게 낮추는 것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 이는 인지 기능 저하와 신체적 손상을 동반하는 노화가 전 세계적인 보건 문제로 대두된 상황에서, 건강한 노년을 위한 보호 요인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전에도 다언어 사용이 인지 기능 유지에 긍정적이라는 연구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표본 크기가 작거나 특정 집단에 한정되어 일관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유럽 27개국 8만 6천여 명이라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그 신뢰도를 한층 높였다.

 

연구팀은 노화의 진행 속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생체행동적 연령 격차'라는 독특한 지표를 활용했다. 이는 개인의 실제 나이와 다양한 건강 및 생활 습관 데이터를 종합하여 예측한 생물학적 나이 사이의 차이를 의미한다. 만약 예측된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많으면 생물학적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속 노화' 상태로, 반대로 예측 나이가 더 적으면 남들보다 천천히 늙는 '지연 노화' 상태로 간주했다. 이 예측 모델에는 기능적 능력, 교육 수준, 인지 기능과 같은 긍정적 요인과 심혈관 질환 병력, 감각 손상 등과 같은 부정적 요인이 모두 포함되어 개인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다각도로 반영했다. 이 정교한 분석 방법을 통해 연구팀은 단순히 나이를 먹는 현상을 넘어, 개인별 노화의 질적인 속도 차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었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한 가지 언어만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가속 노화를 겪을 위험이 약 54%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간을 두고 추적 관찰한 분석에서도 다언어 사용자는 가속 노화가 발생할 위험이 30% 더 낮았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한 가지 언어만 사용하는 사람은 다언어 사용자에 비해 특정 시점에서의 가속 노화 위험이 약 두 배나 높고, 장기적으로도 그 위험이 43%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노화 시계가 빠르게 흐를 위험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지는 셈이다. 이러한 통계적 차이는 연령, 사회경제적 요인, 신체 활동 수준 등 다른 변수들을 모두 통제한 후에도 여전히 유의미하게 유지되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다언어 사용이 단순히 의사소통 능력을 넘어, 고령층을 노화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강력한 방패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개인의 건강 관리를 넘어, 전 세계적인 고령화 사회의 보건 전략 수립에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단초를 제공한다. 다만 연구팀은 다언어 사용이 노화를 늦추는 직접적인 원인인지, 혹은 외국어 학습 과정에서 동반되는 활발한 사회적, 인지적 활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개 이상의 언어를 배우고 사용하려는 노력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년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투자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명확히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예고된 이별, 그러나 너무나도 아쉬운 마침표…체룬돌로 시대의 비극적 종언

 스티븐 체룬돌로 감독의 시대가 아쉬운 패배와 함께 막을 내렸다. LAFC는 23일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 열린 2025 MLS컵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전에서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으나, 끝내 무릎을 꿇으며 플레이오프 여정을 마감했다. 이날 경기는 LAFC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체룬돌로 감독의 고별전이었기에 패배의 아픔은 더욱 짙었다. 이미 지난 4월 가족 문제를 이유로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나겠다고 발표했던 그의 마지막 경기는 그렇게 아쉬움 속에 마무리됐다.경기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LAFC는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팀의 패색이 짙던 후반, 해결사로 나선 것은 손흥민이었다. 그는 후반 15분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만회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는 극적인 프리킥 동점골까지 성공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그의 원맨쇼에 힘입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지만, LAFC는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고 운명의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이날의 패배로 한 시대가 공식적으로 저물었다. 2022년 1월 LAFC의 지휘봉을 잡은 체룬돌로 감독은 부임 첫해부터 MLS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는 데뷔 시즌에 신인 감독 최다승(21승) 신기록을 세우며 팀에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인 '서포터스 실드'를 안겼고, 플레이오프에서는 필라델피아 유니언을 꺾고 구단 역사상 최초의 MLS컵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팀의 최전성기를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랐던 그의 마지막이 허무한 패배로 기록된 순간이었다.경기 후 체룬돌로 감독은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라며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 우리가 더 나은 팀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축구"라며 짧은 소회를 남겼다. 이어서 LAFC와 함께한 빛나는 시간에 대해 "우리가 이룬 것들에 대해 정말 자랑스러운 것들이 많다. 모든 걸 다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는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하며 선수들과 구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비록 마지막은 눈물이었지만, 그가 LAFC에 남긴 족적은 구단 역사에 영원한 자부심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