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리 집 난방 패턴을 AI가 예측…열 손실 막는 '스마트 배관'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치솟는 에너지 비용에 대응하고 입주민의 주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난방 시스템 도입 계획을 발표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개별난방과 지역난방이라는 각기 다른 공급 방식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신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개별난방 세대에는 여러 대의 소형 보일러를 병렬로 연결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캐스케이드 보일러' 시스템을, 지역난방 세대에는 인공지능(AI)이 열 공급을 정밀 제어하는 '스마트 통합배관 시스템'을 적용해 연료비 절감과 쾌적한 주거 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낡은 설비를 교체하는 차원을 넘어, 데이터와 고효율 기술을 기반으로 주거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개별난방 방식의 대안으로 제시된 '캐스케이드 보일러' 시스템은 중앙집중형 관리의 장점과 개별 공급의 효율성을 결합한 차세대 난방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각 세대 내에 보일러를 설치하는 대신, 건물 내 별도의 기계실에 여러 대의 고효율 가스보일러를 집약적으로 설치하고 통합 제어한다. 이를 통해 필요한 만큼의 열만 정확하게 생산 및 공급함으로써 기존 개별난방 방식 대비 약 20% 높은 에너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다. 또한, 세대 내에 보일러실과 연통이 사라지면서 그만큼의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되고, 가스 누출이나 소음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져 주거 안전성과 쾌적성도 크게 향상된다. 특히 일부 보일러가 고장 나더라도 나머지 보일러가 자동으로 운전 용량을 늘려 공백을 메우기 때문에, 한겨울에도 난방이 중단될 걱정 없이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이 시스템은 올해 신규 사업계획 승인 신청 지구부터 장기 공공임대주택 중 50㎡ 이하, 300가구 이상 규모의 단지를 대상으로 우선 도입된다.

 


지역난방 단지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통합배관 시스템'이 도입되어 에너지 효율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전망이다. 기존 지역난방은 난방용과 온수용 배관이 별도로 운영되었지만, 이 새로운 시스템은 두 배관을 하나로 통합해 설비를 단순화하고 열 손실을 줄인다. 시스템의 핵심은 바로 AI의 역할이다. AI가 각 세대의 과거 열 사용 패턴과 실시간 온도, 유량 데이터를 분석해 앞으로의 열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열 공급량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불필요하게 공급되거나 버려지는 열을 최소화함으로써 약 9%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곧바로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 완화로 이어진다. 이 스마트 시스템은 2026년 신규 사업계획 승인 신청 지구부터 설계에 반영되어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난방 시스템 개편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공공주택 입주민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겠다는 LH의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고유가와 기후 변화로 인해 에너지 비용이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기술 투자로 입주민의 연료비 걱정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세대 내 보일러실 제거를 통한 공간 확보, 안정적인 난방 공급, 소음 및 안전 문제 해결 등은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다. 오주헌 LH 공공주택본부장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고품질 주거환경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난방 시스템 혁신이 앞으로 LH가 공급할 공공주택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번호도 안 알려주고 연락하라니"…손흥민의 장난에 토트넘 라커룸 '폭소'

 토트넘의 살아있는 전설 손흥민이 10년 동안 정들었던 홈구장을 다시 찾아 팬들과 뜨거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지난 8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의 이적을 갑작스럽게 발표하며 제대로 된 작별의 시간을 갖지 못했던 그는 "반드시 돌아와 인사하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10일(현지시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에 선 손흥민은 '영웅의 귀환'을 알렸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기립박수와 함성으로 그를 맞이했다.구단과 팬들의 환대는 뜨거웠다. 토트넘은 10년간 헌신하며 팀에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안긴 주장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의 상징인 '찰칵 세리머니'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모습이 담긴 대형 벽화를 선물했다. 자신의 벽화 앞에 선 손흥민은 "특별한 기분이다. 좋은 선수뿐 아니라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마이크를 잡고 팬들 앞에 선 그는 감격에 겨운 듯 떨리는 목소리로 "쏘니가 여기에 왔다"고 외쳤고, "여러분이 저를 잊지 않기를 바랐다. 엄청난 10년이었고, 이 경기장은 언제나 저에게 집과 같을 것"이라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팬들과의 공식적인 작별 인사를 마친 손흥민의 발걸음은 선수단 라커룸으로 향했다. 토트넘이 3-0으로 승리한 뒤 찾은 라커룸은 이내 웃음과 훈훈함으로 가득 찼다. 그는 젊은 미드필더 아치 그레이에게 "미국에 있는 나에게 왜 문자 한 통 없었냐"고 장난스럽게 핀잔을 줬고, 그레이는 "미국 번호로 바꾼 걸 알려주지도 않았지 않냐"고 응수해 라커룸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또한, 히샬리송이 "유로파리그 우승은 나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특유의 농담을 던지자, 손흥민은 "그건 브레넌 존슨 덕분"이라고 재치있게 받아치며 여전한 동료애를 과시했다.이날 행사는 단순한 작별 인사를 넘어, 손흥민이 토트넘의 역사에 어떤 존재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자리였다. 2015년 입단 후 공식전 454경기에서 173골을 터뜨리며 구단 역대 득점 5위에 오른 '레전드'의 발자취는 벽화로 영원히 남게 됐다. 젊은 공격수 마티스 텔이 "손흥민은 내게 형 같은 존재다. 항상 문자를 보내고 응원해주는 위대한 레전드"라며 존경심을 표한 것처럼, 그는 단순한 동료 선수를 넘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리더였다. 팬들에게는 영원한 영웅으로, 동료들에게는 따뜻한 형으로 기억될 손흥민의 '아름다운 안녕'은 그렇게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