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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청와대, 멈춘 용산 시대…‘3년 7개월’만에 대이동

 윤석열 정부의 상징이었던 '용산 시대'가 3년 7개월 만에 막을 내린다. 대통령실이 다음 달 8일부터 14일 사이에 서울 용산 집무실과 참모진 사무실 등 주요 시설을 청와대로 이전하며, 전통적인 권력의 중심지로 복귀한다.

 

10일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 이전 업무를 담당하는 관리비서관실은 이 기간을 최종 이전 시점으로 확정하고 내부 수석들에게 공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청와대를 신속 보수해서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혀왔으며, 지난 6월 전담 조직인 관리비서관실을 신설하며 속도를 높여왔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사용할 여민관 등 청와대 내 주요 시설은 이미 리모델링 작업을 대부분 마친 상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예산 절약을 위해 최소한의 보수만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복귀에 투입된 예비비는 259억 원으로, 용산 이전 당시 사용된 378억 원보다 약 119억 원 적은 금액이다.

 

보안 및 경호 관련 기관의 이전 준비도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통령경호처는 지난 8월 1일 청와대 관람이 전면 금지된 이후 시설 노후화 수리와 보안 시설 정비를 진행해왔다. 청와대 외곽 경비를 맡는 서울경찰청 101·202경비단도 이전 작업을 마무리 중이며, 종로경찰서는 청와대 인근 파출소들을 24시간 체제로 재전환할 예정이다. 특히 난제로 꼽혔던 국가위기관리센터(청와대 벙커) 복구 작업도 완료되어 '연내 복귀' 목표를 달성하게 됐다.

 


다만 모든 시설이 한 번에 옮겨지는 것은 아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언급했듯, 보안 문제로 대통령 관저는 내년 상반기에나 이전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통령실은 관저 후보지를 검토 중이며,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풍수 및 건축적 이유로 삼청동 안가를 관저로 사용할 것을 건의한 바 있다.

 

또한 대통령실 출입기자실이 청와대 춘추관으로 이전하는 시점도 다음 달 하순이 유력하다. 대통령실은 "추가 보안 작업이 필요한 공간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주요 시설의 복귀로 '연내 복귀'를 실현했지만, 완전한 청와대 시대의 개막까지는 일부 시설의 이전이 남아있다.

 

당신의 월급봉투가 저출산의 주범?…드러난 '임금 격차'의 민낯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사회의 허리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무섭게 벌어지면서, 그 대가로 약 3만 1천 명의 아이들이 태어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는 충격적인 분석이 나왔다. 파이터치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6개국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와 출산율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두 지표 사이에 뚜렷한 반비례 관계가 확인되었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를 넘어, 소득 불평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가 저출생 현상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즉, 월급봉투의 두께 차이가 한 국가의 미래 인구를 결정짓는 비극적인 현실이 데이터로 증명된 셈이다.연구 결과는 구체적인 수치로 현실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OECD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1%포인트 벌어질 때마다 합계출산율은 0.005명씩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 결과를 우리나라의 상황에 대입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는 무려 17.8%나 증가했으며, 이를 출생아 수로 환산하면 약 3만 1467명이 감소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실제로 2011년 185만 원이었던 월평균 임금 격차는 2024년 258만 원까지 벌어졌고, 같은 기간 출산율은 1.24명에서 0.75명으로 곤두박질쳤다. 두 지표의 상관계수는 -80%에 달하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매우 강력한 음의 상관관계를 의미하며 사실상 임금 격차가 출산율 하락을 이끌었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대기업 근로자에 비해 자녀 한 명을 키우는 데 드는 막대한 양육비를 감당하기가 훨씬 버겁다. 대기업의 평균 임금이 중소기업의 1.6배에 달하는 현실 속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결혼을 하더라도 출산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결국, 기업의 규모가 개인의 생애 소득을 결정하고, 나아가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마저 제약하는 사회적 족쇄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 장벽이 저출생의 근본적인 배경임을 시사한다.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중소기업 근로자의 실질적인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원석 파이터치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구체적인 대안으로 '고용주 보증 저금리 대출'과 '중소기업 근로자 맞춤형 수당 인상'을 제시했다. 출산한 중소기업 근로자에게 금융기관이 저금리로 대출해주고, 고용주가 이를 보증하며 급여에서 일정액을 자동 상환하게 하는 방식이다. 또한,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아동수당 및 부모급여를 현행보다 더 큰 폭으로 인상하여 소득 격차로 인한 양육 부담의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저출생 극복의 해법은 추상적인 구호가 아닌, 소득 불평등 해소라는 구체적인 정책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