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

"요즘 애들은 왜 '뛰러' 여행가나"…도쿄, 뉴욕, 그리고 의외의 '경주'

 달리면서 여행을 즐기는 '런트립(Run-trip)'이 새로운 여행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아고다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MZ세대를 중심으로 러닝이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외 유명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천년 고도로만 여겨졌던 경주가 APEC 정상회의 유치 과정에서 재조명받으며, 서울에 이어 한국인이 사랑하는 러닝 도시 2위에 오르는 등 런트립의 새로운 성지로 급부상한 점이 주목된다. 이는 마라톤과 같은 스포츠 이벤트가 여행의 핵심적인 동기가 되는 새로운 트렌드를 명확히 보여준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대한민국 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마라톤 여행지는 단연 일본 도쿄였다. 그 뒤를 호주 시드니, 미국 뉴욕, 대만 타이베이, 그리스 아테네가 이었다. 특히 도쿄, 시드니, 뉴욕은 세계 최고 권위의 '애보트 월드 마라톤 메이저스' 개최지로, 유명 대회를 직접 경험하려는 러너들의 열망이 숙소 검색량 급증으로 이어졌다. 전년 대비 시드니와 뉴욕의 숙소 검색량은 각각 74%, 115%나 증가했는데, 이는 걸그룹 뉴진스 멤버 다니엘의 시드니 마라톤 참가나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방송인 기안84의 뉴욕 마라톤 도전기가 방영되는 등 유명인의 참여가 대중적 관심을 폭발시킨 결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는 마라톤 대회가 가장 많이 열리는 서울이 부동의 1위를 지켰다. 2024년에만 총 118개의 대회가 개최될 만큼 러너들에게는 최고의 접근성을 자랑한다.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인 곳은 대구다. 2026년 대구마라톤 참가 신청자가 이미 4만 명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으며, 아고다 내 숙소 검색량 또한 전년 대비 190%라는 폭발적인 증가율을 기록하며 국내 마라톤 여행지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2위 경주는 유적지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스 덕분에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런트립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여행의 패러다임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쉬고 즐기는 여행을 넘어, 스포츠를 통해 성취감을 얻고 건강을 챙기는 능동적인 형태의 여행이 주목받는 것이다. 타이베이 마라톤이 아시아의 주요 마라톤 여행지로 부상하고, 올림픽의 발상지에서 달릴 수 있는 아테네 마라톤이 꾸준히 사랑받는 것처럼, 각 도시의 역사와 특색이 담긴 달리기 코스는 그 자체로 강력한 관광 콘텐츠가 되고 있다. 이러한 수요에 맞춰 여행 업계 또한 러너들이 항공편부터 숙소까지 손쉽게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강화하며 새로운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작년은 운 좋았다…올겨울, 숨 막히는 '진짜 미세먼지'가 온다

 올겨울, 한반도의 하늘이 작년보다 더 짙은 초미세먼지로 뒤덮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그 예고편처럼 지난 24일 서울 전역에는 올가을 첫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한때 농도가 '매우 나쁨' 기준(76㎍/㎥)을 훌쩍 넘는 100㎍/㎥ 이상을 기록하며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이번 고농도 미세먼지는 중국 등 국외에서 발원한 오염물질이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이번 겨울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작년보다 높을 확률을 50%로 예측하며, 이는 기상 여건이 이례적으로 좋았던 작년에 대한 기저효과와 올겨울 악화될 기상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맑은 하늘을 기대하기 어려운, 답답한 겨울이 예고된 셈이다.정부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내년 3월까지 이어지는 '제7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계획을 확정하고 총력 대응에 나선다.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미세먼지대책 특별위원회는 이번 관리 기간 동안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19㎍/㎥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우선 공공 석탄발전소의 가동을 추가로 정지시켜 국내 배출량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발전 부문의 오염물질 배출을 원천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또한 전국 416개에 달하는 대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강화된 배출 저감 조치를 시행하고, 자금과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형 영세 사업장에는 맞춤형 기술 지원을 제공하여 산업 부문 전반의 배출량을 꼼꼼하게 관리할 방침이다.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관리도 한층 강화된다. 수도권과 6대 특별·광역시에서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 제한이 계속해서 시행되며, 단속을 통해 노후 경유차 등 고농도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동오염원의 도심 진입을 억제한다. 농촌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영농 폐기물과 각종 쓰레기 불법 소각을 막기 위해 감시 인력을 늘리고, 영농 폐기물 집중 수거 기간을 기존보다 대폭 늘린 6개월로 확대 운영하여 소각으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민들이 미세먼지 상황에 더욱 신속하고 편리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고농도 예보를 36시간 전에 미리 제공하고, 국내 체류 외국인을 위해 미세먼지 정보 앱의 영문 서비스를 새롭게 도입하는 등 정보 제공 서비스도 개선한다.국외 유입 미세먼지에 대한 대응 수위도 높인다. 정부는 지난 9월 한중 환경장관회의의 후속 조치로, 미세먼지 예보 정보를 매일 1회 이상 중국 측과 교류하며 상시 협력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1차관은 계절관리기간 동안 정보 교류를 더욱 긴밀히 하고, 필요하다면 고위급 대화를 추진해 중국의 배출 저감 노력을 촉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외교적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세먼지 문제가 단순히 국내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국제 공조가 필수적인 과제임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책이 예고된 '잿빛 겨울'의 농도를 얼마나 옅게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