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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도? 초1 30%→고1 75%…성장기 시력, '이 습관'에 달렸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눈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스마트폰과 실내 생활의 일상화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며, 이제는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안과학회가 최근 발표한 '2025 눈의 날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고등학교 1학년 학생 4명 중 3명에 해당하는 74.8%가 근시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등학교 1학년(30.8%), 중학교 1학년(64.8%)을 거치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근시 유병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충격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많은 이들이 근시를 단순히 안경으로 교정하면 되는 불편함 정도로 가볍게 여기지만, 전문가들은 근시가 평생에 걸쳐 망막박리, 녹내장, 백내장 등 심각한 안과 질환의 위험을 높여 최악의 경우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명백한 '질병'임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근시를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 중 가장 확실한 예방 및 진행 억제 효과가 입증된 것은 바로 '야외활동'이다. 햇빛을 쬐는 것이 어떻게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의아할 수 있지만, 그 원리는 과학적이다. 햇빛은 눈의 망막에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는데, 이 도파민이 안구의 길이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는 것을 억제하여 근시 진행을 막아주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로 호주와 싱가포르 등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꾸준한 야외활동은 근시 진행을 최대 20%까지 줄여주는 효과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연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하루 최소 30분에서 2시간가량의 야외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눈이 자연의 빛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유전적 요인은 어쩔 수 없더라도, 햇볕 아래에서 뛰어노는 시간을 늘려주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자녀의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셈이다.

 


야외활동 시간 확보와 더불어 일상 속에서 근거리 작업을 줄이는 노력 또한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스마트 기기의 사용 시간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물론, 책을 너무 가까이서 보는 전통적인 습관 역시 근시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의식적으로 작업물과 눈 사이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을 읽을 때는 최소 30~35cm, 컴퓨터 모니터를 볼 때는 50cm 이상의 거리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20분에서 45분 이상 연속적으로 근거리 작업을 했다면 잠시라도 창밖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의 긴장을 풀어주는 휴식 시간을 갖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 외에도 실내조명을 너무 어둡지 않게 적절한 조도로 유지하고,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눈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근시 예방과 관리에 필수적이다.

 

이러한 생활 습관 교정은 근시가 주로 발생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소아청소년기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부분의 근시는 18세 전후의 청소년기까지 진행되다 성인이 되면 멈추기 때문에, 어릴 때의 관리가 평생의 눈 건강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대만과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소아청소년의 야외활동 시간을 보장하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교육하는 정책을 국가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근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대한안과학회는 '20-20-20 수칙'(20분 작업 후 20초간 20피트(약 6미터) 밖 보기)처럼 대중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생활 수칙을 보급하고, 교육 현장에서부터 아이들의 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하도록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는 근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보건 문제로 인식하고, 법규와 제도 개선을 포함한 전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머리 쓰다듬고 웃어줬지만 '유니폼은 안돼'…손흥민이 가나 선수에게 선 그은 이유

 한국 축구의 상징을 넘어 월드클래스 선수 반열에 오른 손흥민의 위상은 이제 경기장 안팎에서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매 A매치가 끝날 때마다 상대팀 선수들이 그의 유니폼을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간 활약하며 득점왕과 이달의 선수상을 여러 차례 거머쥔 그의 발자취는 전 세계 축구 선수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그의 실착 유니폼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하나의 '전리품'처럼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 직후에도 어김없이 재현되며 그의 세계적인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이날 후반 17분 교체되어 벤치에 있던 손흥민은 그라운드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 함부르크 유스 시절 자신을 지도했던 오토 아도 가나 대표팀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동료 및 상대 선수들과 격려를 주고받기 위함이었다. 바로 그때, 노란색 가나 대표팀 유니폼을 손에 든 한 젊은 선수가 그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그는 손흥민의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 따라다니며 간절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속삭였다. 손흥민은 그런 그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등 친절하게 응대하며 월드클래스의 품격을 보여주었다.손흥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이 선수의 노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는 손흥민의 시그니처 세리머니인 '찰칵 세리머니'까지 따라 하며 자신의 팬심과 유니폼을 향한 열망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이 선수는 가나 1부리그 메디아마 소속의 18세 미드필더 캘빈 은크루마로, 아직 A매치 데뷔전을 치르지 못한 유망주였다. 부상 선수를 대체해 대표팀에 발탁되었지만 일본전과 한국전 모두 벤치만 달궜던 그는,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를 손흥민과의 만남에서 평생의 기념품을 얻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하지만 은크루마의 간절한 노력과 재치 있는 애정 공세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내 손흥민의 유니폼을 얻지는 못했다. 이는 손흥민의 냉대나 거만이 아닌, 월드클래스 선수다운 현명하고 사려 깊은 대처였다. 그는 이미 지난 볼리비아전에서도 여러 선수가 한꺼번에 몰려들자 정중히 유니폼 교환을 사양하고 기념 촬영으로 대신한 바 있다. 한 선수에게 유니폼을 건네는 순간, 수많은 다른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응대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특정 선수에게만 유니폼을 주는 대신, 모두에게 미소와 친절한 태도로 응대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슈퍼스타의 책임과 배려를 실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