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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내란범이야!"…장동혁, 광주 5·18 묘역서 16분 만에 쫓겨나듯 퇴장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지만, 5·18민주묘지 입구에서부터 거센 항의에 부딪히며 사실상 참배가 무산됐다. 6일 오후, 장 대표와 양향자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5·18 민주묘지에 도착하자, '민주의 문' 앞에서 대기하던 시민단체 회원 20여 명은 "내란 공조 장동혁은 물러가라", "5·18 모욕 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들의 앞을 막아섰다. 현장에는 장 대표의 방문을 규탄하는 플래카드와 피켓이 내걸렸고, 일부 시민은 장 대표의 얼굴에 X 표시를 한 사진을 들고 "바퀴벌레 왔다", "감옥에나 가라"와 같은 격한 언사를 쏟아내며 지도부를 둘러쌌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경찰이 "허가받지 않은 시위"라며 자제를 요청했지만, 분노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결국 장동혁 대표 일행의 묘역 진입은 순탄치 않았다. 방명록 작성을 생략한 채 민주의 문을 통과하려는 순간, 한 여성이 "내란범"이라고 울부짖으며 달려들었고, 이를 제지하는 경호대와 시민들이 뒤엉키며 극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양향자 최고위원이 인파에 밀려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시위대는 장 대표의 옷을 잡아당기거나 길에 드러누워 진입을 막았고, 일부는 장 대표 명의로 도착한 근조화환을 훼손하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추모탑까지 채 200m가 되지 않는 거리를 이동하는 데 10분이 넘게 걸릴 정도로 현장은 한 치 앞을 나아가기 어려웠다. 당초 계획했던 헌화와 분향, 박관현·윤상원 열사 묘역 참배 등은 모두 불가능해졌다.

 


극심한 혼란 속에서 추모탑 앞에 겨우 도착한 장 대표 일행은 묵념으로 예를 갖추는 데 만족해야 했다. 현장에 도착한 지 약 16분 만인 오후 1시 55분, 장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킨 채 서둘러 버스에 다시 올랐다. 시민단체는 "장 대표를 물리쳤다"고 외친 뒤 해산했다. 이후 장 대표는 인근 교회 앞에서 별도의 입장을 발표하며 "영령들에게 헌화와 묵념으로 예를 갖추려 했지만 현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5·18 정신은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진정성이 아직 다 전달되지 않은 것 같지만, 마음이 전달될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방문은 장 대표가 취임사에서부터 약속했던 '호남 동행' 의지의 첫걸음이었지만, 광주의 싸늘한 민심을 재확인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장 대표는 "매달 호남을 방문해 민생 현안을 챙기겠다"고 약속하며, 논란이 되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서도 "국민의힘도 동의하는 바이지만, 헌법 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 않아 단독으로 추진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향후 개헌 논의 시 여야 이견 없이 반영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진정한 화합과 국민통합의 이정표'가 되기를 바랐던 그의 첫 광주 방문은 결국 16분간의 격렬한 대치와 짧은 묵념만을 남긴 채 미완의 과제로 남게 되었다.

 

이자 1%p 내렸더니 연체율 '쑥'… 결국 터질 수밖에 없는 은행의 고민

 은행권의 기업대출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며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 수준에 근접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중소기업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88%로,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인 4.12%와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이는 지난해 4분기 5%대 후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p 가까이 하락한 수치로, 리스크가 커 통상 높은 금리가 책정되는 신용대출의 특성을 무색하게 만드는 이례적인 상황이다.이러한 금리 인하 경쟁의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 은행들의 생존 전략이 맞물려 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강화하며 성장이 정체되자, 은행들은 기업금융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았다. 정부 역시 가계가 아닌 기업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이러한 흐름을 유도했다. 결국 한정된 시장에서 기업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은행 간의 출혈 경쟁이 심화하면서,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 공격적인 금리 인하로 이어진 것이다.문제는 은행들이 외형 성장에 치중하는 사이, 내부 건전성 지표에는 경고등이 켜졌다는 점이다. 올 3분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평균 0.42%로, 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 변동에 민감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53%까지 치솟으며 2017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한계에 내몰린 기업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외면한 채 수익성 방어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금융당국은 최근 신용대출 증가세가 아직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금리 경쟁이 향후 부실채권 급증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경기 둔화 국면이 지속될 경우, 한계 기업의 부실이 본격화되면서 은행의 건전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리스크를 감수한 은행들의 과당 경쟁이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