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국방부 경악…“중국 핵무기, 2030년까지 3배 폭증할 것”

 미국 국방부의 고위직 지명자가 북한, 중국, 러시아의 핵 능력 증강이 미국과 동맹국에 전례 없이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내놓았다. 로버트 P. 캐들렉 핵억제·생화학 방어 담당 차관보 지명자는 현지시간 4일,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세 국가가 동시에 핵 능력을 확대하고 현대화하는 현재의 상황을 엄중하게 평가하며, 특히 중국의 예측을 뛰어넘는 핵 전력 증강 속도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새로운 핵 경쟁 시대의 도래를 공식화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캐들렉 지명자는 답변서에서 중국의 위협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그는 2030년까지 중국의 핵무기 수가 현재의 약 3배 수준으로 급증할 수 있다는 국방부의 기존 전망을 재확인하며, 이것이 서태평양 지역에서 패권 국가가 되려는 중국의 거대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중국의 핵 증강이 극도의 불투명성 속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러한 중국의 행보가 미국으로 하여금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 이익을 보호하고 침해를 격퇴하기 위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사고와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통적인 억제 전략의 한계를 인정하고, 다각적인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따라 캐들렉 지명자는 미국의 핵전력 운용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국방부가 중국의 핵 확전 의지를 꺾고, 유사시 대통령에게 신뢰할 수 있는 다양한 군사적 대응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동시에,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북한 같은 다른 핵 위협 행위자들의 전략적 공격 가능성까지 동시에 억제할 수 있도록 미국의 핵전력을 효과적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 나아가 그는 중국이 주요 핵보유국 중 유일하게 핵 위험 완화나 군비통제 협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지역 및 국제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입장은 미·러 간의 양자 군비통제 체제에 중국을 포함시키는 '미·중·러 3자 군비통제' 구상을 공식화하고,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궁극적으로 캐들렉 지명자는 '힘을 통한 평화'와 '미국 우선주의'라는 큰 틀 아래에서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맞춘 억제 전략을 조정하는 것을 자신의 핵심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군비통제와 핵 위험 완화 조치가 잠재적인 핵 충돌로부터 세계를 더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중요한 실용적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위협 구도 변화에 맞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함을 분명히 했다. 향후 군비통제 논의에 북한, 파키스탄, 인도 등을 어떤 방식으로 포함시켜야 하느냐는 질문에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지만, 그의 발언 전반에는 북·중·러라는 세 개의 전선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핵 위협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뇌와 함께, 더 이상 과거의 방식에 머무를 수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잘나가던 금리 인하, '집값'과 '환율'에 발목 잡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7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유지해왔던 '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거두어들였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인하 자체를 기정사실로 했던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향후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에 따라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중단될 수도 있다는, 이전보다 훨씬 신중하고 긴축적인 입장으로의 선회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이번 금통위의 입장 변화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의 핵심 문구가 수정된 데서 명확히 드러난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 금리 인하를 시작한 이래 줄곧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인하 방향성을 분명히 해왔다. 또한 향후 고려 사항으로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를 언급하며, 인하 자체는 예정된 수순이고 시점과 폭만 조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결정문에서는 '인하 기조'라는 단어가 '인하 가능성'이라는 유보적인 표현으로 대체되었고, 결정 사항 역시 '시기와 속도'가 아닌 '여부 및 시기'로 변경됐다. 추가 금리 인하의 실행 '여부'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의미로, 명백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신호로 해석된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 역시 이러한 기류 변화를 뒷받침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전망이 상향 조정됐지만 향후 경로에 상·하방 위험요인이 모두 잠재해 있다"고 전제한 뒤, "부동산 시장의 높은 가격 상승 기대, 환율 변동성 확대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분간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과 동결을 이어갈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금리 인하 행진의 '일시정지' 또는 '종료'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이처럼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톤을 조절한 배경에는 예상보다 견조한 경제 지표와 여전히 불안한 금융 시장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0%, 1.8%로 지난 8월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올해와 내년 모두 2.1%로 높여 잡았다. 경기가 예상보다 선방하고 물가 상승 압력도 여전한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과 집값 불안이라는 금융안정 리스크까지 떠안으면서 서둘러 금리를 추가로 내릴 명분이 줄어들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