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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정상들 입맛 홀린 K-디저트…'달빛 케이크'와 '보리 커피' 뭐길래?

 2025 APEC 정상회의가 열린 경주가 세계 정상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미식 외교'의 중심에 섰다. 각국 대표단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소노캄 경주의 점심만큼은 놓칠 수 없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호텔이 선보인 특별한 식음 메뉴가 연일 화제가 됐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캐나다 카니 총리가 연신 극찬을 쏟아내면서 소노캄 경주는 APEC 기간 최고의 '맛집'으로 떠올랐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경주의 문화와 한국적 환대의 가치를 담아낸 메뉴들이 세계 정상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성공적인 정상회의의 숨은 주역이 되었다는 평가다.

 

가장 먼저 찬사를 보낸 이는 캐나다의 카니 총리다. 그는 정상회담 후 오찬에서 '월지의 약속'이라는 이름의 식전 건배 음료를 시작으로 전통 해산물 냉채, 오색전, 캐나다산 바닷가재와 한우 안심 스테이크로 이어지는 코스 요리를 맛보았다. 특히 식사의 마지막을 장식한 '경주 찰보리 가배'에 깊은 인상을 받으며 "경주에서의 식사 중 최고였다"는 만족감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디저트로 제공된 '월명 케이크'에 마음을 빼앗겼다. 신라의 고도 경주의 달빛을 형상화한 이 케이크는 부드러운 크림과 새콤한 라즈베리 필링의 조화가 일품으로, 둥근 달 모양의 고아한 자태가 특징이다.

 


시진핑 주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차(茶)였다. 한중 정상 만찬에 제공된 '사색의 시간차'와 '경주의 시간차'는 소노캄 경주가 자랑하는 대표 상품이다. '사색의 시간차'는 '화양연화'와 '청풍명월'이라는 두 가지 테마의 블렌딩 티로 구성된다. '화양연화'는 벚꽃 흩날리는 보문호의 봄을 모티브로 유기농 녹차에 장미잎, 마리골드 등을 섬세하게 배합했으며, '청풍명월'은 맑은 바람과 달빛 아래의 사색을 표현한 차로 은은한 꽃향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 차는 모든 객실에 어메니티로 제공될 만큼 호텔의 정체성을 담고 있다.

 

'경주의 시간차'는 '경주 찰보리 가배'와 전통 강정을 함께 묶어 한국적 미감을 극대화했다. 경주산 찰보리와 흑다향 보리를 베이스로 치커리, 둥굴레 등을 블렌딩한 '보리가배'는 카페인이 없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며, 깊고 구수한 풍미가 특징이다. 여기에 감태, 견과, 유자, 계피 네 가지 맛으로 구성된 현미 강정을 곁들여 자연의 맛을 오롯이 전했다. 소노캄 경주 측은 단순한 선물을 넘어 경주에서의 특별한 경험과 여운을 선사하고 싶었다며, 경주의 문화적 감수성과 한국적 환대의 의미를 담아 준비했다고 밝혔다.

 

전화 한 통에 모든 게 바뀌었다…강백호 한화행의 전말

 KT 위즈의 심장이자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강백호가 FA 시장에 나와 한화 이글스와 4년 총액 100억 원에 달하는 깜짝 계약을 체결하며 KBO리그 스토브리그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초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미국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던 그의 예상치 못한 국내 잔류 및 이적 소식에 야구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8시즌 동안 그를 응원해 온 KT 팬들은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선수가 하루아침에 라이벌 팀으로 떠난다는 사실에 깊은 상실감과 함께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꿈’ 대신 ‘돈’을 선택한 배신자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빗발치자, 결국 강백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입을 열어 협상 과정의 오해와 진실을 낱낱이 털어놓았다.강백호가 밝힌 이적의 내막은 팬들이 알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는 장문의 글을 통해 FA 협상이 단 하루 만에 결정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과정에는 말 못 할 속사정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그의 첫 번째 선택지는 해외 진출이었으며, 국내에 남게 될 경우 원소속팀 KT에 잔류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에이전트도 없이 오직 KT 구단의 제안만을 기다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FA 시장이 열렸음에도 KT 측의 구체적인 다년 계약 제시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미국 출국 날짜가 임박해서야 첫 오퍼가 도착했다. 기약 없는 기다림 속에서 강백호는 구단이 정말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구단의 영입 우선순위에서 자신이 밀려났다는 서운함을 느꼈다고 솔직하게 토로했다.선수의 마음이 KT로부터 점차 멀어지던 그 시점, 한화 이글스가 적극적으로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한화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샐러리캡 여유분을 확보한 뒤, 팀의 고질적인 약점인 타선 강화를 위해 강백호에게 거액의 베팅을 감행했다. 강백호는 한화로부터 좋은 조건을 제시받은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KT에 대한 의리를 지키려 했다. 그는 KT 구단에 직접 전화를 걸어 한화의 제안 내용을 설명하며 잔류 의사를 내비쳤지만, 돌아온 대답은 "우리는 그 정도는 맞춰줄 수 없다"는 차가운 한마디였다. 강백호는 이 말을 듣고 큰 실망감을 느꼈으며, 금액의 차이를 떠나 자신을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팀으로 가는 것이 맞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결국 그를 움직인 것은 단순히 액수의 크기가 아닌, 자신을 향한 구단의 존중과 가치 인정이었던 셈이다.결국 강백호는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다시 에이전트를 선임하고 직접 해명에 나서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는 KT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포기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을 강조하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비록 이제는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지만, 팬들이 보내준 따뜻한 응원과 마음만큼은 평생 잊지 않고 간직하겠다고 약속했다. 8년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강백호는 어디에 있든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남기며, 정들었던 KT 팬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고했다. 그의 진심 어린 해명이 차갑게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얼마나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100억 FA 계약 이면에 숨겨진 진실은 많은 이들에게 선수와 구단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