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모아

선수도 코치도 아니라는데…'은퇴' 박병호, 키움 복귀설의 정체

 '국민 거포' 박병호가 3일, 파란만장했던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고교 시절 4연타석 홈런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그는 2005년 LG 트윈스에 1차 지명되며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LG의 거포 유망주라는 기대감은 넓은 잠실구장과 팬들의 엄청난 압박감 속에서 좀처럼 꽃피우지 못했다. 그의 야구 인생이 180도 뒤바뀐 것은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의 트레이드였다. 상대적으로 팬들의 관심이 덜하고 타자에게 유리한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게 된 것은 그에게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이듬해인 2012년 31개의 홈런을 시작으로 KBO 최초 2년 연속 5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포함, 4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리그를 지배하는 거포로 완벽하게 각성했다.

 

박병호의 방망이는 국내 무대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의 폭발적인 파워를 눈여겨본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하며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2년의 미국 생활을 마친 뒤 친정팀 히어로즈로 복귀했다. 복귀 후 홈구장은 타자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고척스카이돔으로 바뀌어 있었지만, 그는 2018 시즌 4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힘이 구장 크기에 좌우되지 않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었다. 3할 중반대를 넘나들던 타율은 2할 초반까지 떨어졌고, 홈런 수도 급감했다. 결국 키움은 FA 자격을 얻은 그와의 동행을 마쳤고, 박병호는 KT 위즈로 이적해 2022년 35홈런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통산 6번째 홈런왕에 올랐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에서 현역 생활의 마지막을 보낸 그는 미련 없이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후 그의 행보에 야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역 시절부터 지도자에 대한 뜻을 꾸준히 내비쳤던 그는 "또 다른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서겠다"며 후배 양성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자연스럽게 그의 이름이 연결되는 곳은 그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친정팀 키움 히어로즈다. 박병호에게 키움은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준 각별한 팀이며, 구단 역시 '박병호'라는 상징적인 존재를 잊지 않고 있다. 목동과 고척을 아우르는 그의 홈런포는 히어로즈 역사의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팬들 역시 레전드의 화려한 귀환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의 복귀는 선수나 일반적인 코치의 형태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키움은 박병호의 은퇴가 발표된 날 2026 시즌 코칭스태프 인선을 마무리지어 발표했는데, 이 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만약 코치 선임을 조율 중이었다면 발표를 미뤘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야구계에서는 그가 유니폼을 입지 않는 다른 역할로 팀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여러 구단에서 운영 중인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나 단장 보좌역처럼 현장과 프런트의 가교 역할을 하는 직책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키움 구단은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 않아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과연 박병호는 어떤 모습으로 정든 히어로즈의 집으로 돌아오게 될까.

 

예고된 이별, 그러나 너무나도 아쉬운 마침표…체룬돌로 시대의 비극적 종언

 스티븐 체룬돌로 감독의 시대가 아쉬운 패배와 함께 막을 내렸다. LAFC는 23일 캐나다 밴쿠버 BC 플레이스에서 열린 2025 MLS컵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전에서 밴쿠버 화이트캡스를 상대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으나, 끝내 무릎을 꿇으며 플레이오프 여정을 마감했다. 이날 경기는 LAFC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체룬돌로 감독의 고별전이었기에 패배의 아픔은 더욱 짙었다. 이미 지난 4월 가족 문제를 이유로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나겠다고 발표했던 그의 마지막 경기는 그렇게 아쉬움 속에 마무리됐다.경기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LAFC는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팀의 패색이 짙던 후반, 해결사로 나선 것은 손흥민이었다. 그는 후반 15분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만회골을 터뜨린 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는 극적인 프리킥 동점골까지 성공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그의 원맨쇼에 힘입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지만, LAFC는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고 운명의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다음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이날의 패배로 한 시대가 공식적으로 저물었다. 2022년 1월 LAFC의 지휘봉을 잡은 체룬돌로 감독은 부임 첫해부터 MLS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그는 데뷔 시즌에 신인 감독 최다승(21승) 신기록을 세우며 팀에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인 '서포터스 실드'를 안겼고, 플레이오프에서는 필라델피아 유니언을 꺾고 구단 역사상 최초의 MLS컵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팀의 최전성기를 이끌며 명장 반열에 올랐던 그의 마지막이 허무한 패배로 기록된 순간이었다.경기 후 체룬돌로 감독은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라며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오늘 우리가 더 나은 팀이었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축구"라며 짧은 소회를 남겼다. 이어서 LAFC와 함께한 빛나는 시간에 대해 "우리가 이룬 것들에 대해 정말 자랑스러운 것들이 많다. 모든 걸 다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는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하며 선수들과 구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비록 마지막은 눈물이었지만, 그가 LAFC에 남긴 족적은 구단 역사에 영원한 자부심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