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차라리 민주당을 찍어라"…트럼프, 뉴욕시장 선거 앞두고 폭탄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시장 선거를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민주당 조란 맘다니 후보를 '공산주의자'로 규정하며 그가 당선될 경우 뉴욕시에 대한 연방 정부의 지원을 대폭 삭감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맘다니가 승리한다면, 내가 사랑하는 고향 뉴욕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재앙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공산주의자가 시정을 이끄는 도시는 생존조차 불가능하기에, 대통령으로서 좋은 돈을 나쁜 곳에 쏟아붓고 싶지 않다"고 못 박으며, 법적으로 요구되는 최소한의 금액을 제외하고는 연방 기금을 보낼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초강수를 두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민주당 후보를 비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에 대한 사실상의 지지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그는 "완전히 실패한 기록만 있고 경험도 없는 공산주의자보다는 차라리 성공 기록이 있는 민주당 후보가 낫다"며 유권자들에게 쿠오모에게 투표할 것을 독려했다. 심지어 "개인적으로 쿠오모를 좋아하든 아니든 선택지는 없다"고 단언하며, 30대 인도계 무슬림 정치 신인인 맘다니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한 전략적 선택을 촉구했다. 맘다니 후보는 임대료 동결, 최저임금 인상, 무상 교육 확대 등 급진적인 진보 공약으로 주목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는 뉴욕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같은 날 주지사 선거가 치러지는 버지니아주와 뉴저지주 유권자들을 향해서도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공화당에 행사하는 한 표는 에너지 비용의 대폭 하락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며 민생 경제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반면, 민주당 후보들을 '두 패배자'라고 칭하며 "그들에게 투표한다면 당신의 에너지 비용은 두 배, 세 배, 심지어 네 배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일 것이며, 당신은 자신의 삶을 파괴하는 투표를 한 그날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강한 어조의 메시지를 덧붙였다.

 

4일 '미니 선거'의 결과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에 대한 불신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급진 좌파 언론들이 민주당과 극좌파에 유리하게 왜곡된 수많은 가짜 여론조사를 내보내고 있다"고 비난하며, "공정하고 합리적인 여론조사를 보면 나는 가장 좋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년 11월 중간선거의 전초전으로 평가받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과 지지, 연방 예산을 무기로 한 압박, 그리고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까지 드러내며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핵' 달라고 공식 요구?…초유의 외교 회담 D-3

 한미 양국이 최근 발표한 관세·안보 협상 결과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첫 고위급 회담이 임박하면서, 그 결과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은 다음 달 1일부터 3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과 마주 앉는다. 이번 회담은 지난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지난 14일 발표된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담긴 민감하고 복잡한 현안들을 본격적으로 테이블 위에 올리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단순한 양자 회담을 넘어, 한미 동맹의 기술 및 안보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대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번 회담에서 가장 핵심적인 의제는 단연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다. 이는 한국의 '원자력 주권' 확대와 직결된 사안으로, 수십 년간 한국의 평화적 핵 이용에 일종의 족쇄로 작용해 온 현행 협정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현재 협정에 따르면, 한국은 평화적 목적이라 할지라도 우라늄을 20% 미만으로 농축할 때조차 미국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만 하며,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일부 제한된 연구 분야에서만 가능하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러한 제약을 완화하고,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을 실질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공식적인 협의 채널을 마련하는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래 에너지 안보 확보는 물론, 독자적인 원자력 기술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문제를 넘어, 군사적 차원의 가장 민감하고 폭발력 있는 현안인 원자력추진잠수함(SSN·핵잠) 도입 문제 역시 수면 위로 떠 오를 전망이다. 핵잠은 사실상 무제한의 잠항 능력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안보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이번 회담에서는 한국의 핵잠 도입과 관련하여, 동력원인 고농축 우라늄을 미국이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핵잠을 건조할 장소 등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한 초기 단계의 대화가 오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단순한 무기 도입을 넘어, 한미 간 군사 기술 동맹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격상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결론적으로 박윤주 차관의 이번 방미는 한미 양국이 공동 설명자료를 통해 합의한 내용들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현실로 만들어 나갈지를 가늠하는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이다. 평화적 핵 주권 확보를 위한 원자력협정 개정부터, 국가 안보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잠 도입 문제까지, 회담 테이블에 오를 의제 하나하나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양국이 얼마나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내고 신뢰에 기반한 협의 채널을 구축하느냐에 따라, 향후 한미 동맹의 미래와 한반도의 안보 지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양국 외교 당국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