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모아

윤석열 정부 탓 vs 글로벌 위기 탓…'네탓 공방'에 예산 심사 '시계 제로'

 이재명 정부의 첫 본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악화된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을 '적극 재정' 기조로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퍼주기식 확장 예산'으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양측의 팽팽한 기 싸움 속에서 내년도 나라 살림의 방향을 결정할 예산안 심사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저성장 위기, 지방 소멸, 급변하는 국제 정세 등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한병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최근 정부의 2차 추경 등 재정 정책이 경제 전망을 긍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언급하며, 728조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안 편성이 경제 성장을 유도하고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이소영 의원 역시 윤석열 정부 3년간의 경제 침체를 지적하며,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인 1.8%가 여전히 낮은 수준임을 들어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 민주당은 기존 예산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낭비 요인을 줄였기 때문에 오히려 재정 운용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반박한다. 지출 규모가 커진 만큼 방만한 운영에 대한 염려가 있을 수 있지만, 철저한 심사를 통해 낭비성 예산을 걷어내고 민생 경제 회복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돈을 푸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제대로 투자하여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확장 재정 기조를 강하게 비판하며 재정 건전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박형수 의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의 경제 정책이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하며, 재정 건전성을 외면한 국가들이 겪는 어려움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현금 살포성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채 발행을 줄여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예산안을 심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돈주는 샤넬 풀세트, 서민은 방풍 비닐도 못 붙여"… 북한 '빈부 격차' 쇼크

 북한 내 주민 간 빈부 격차가 최근 들어 급격히 벌어지며 김정은 단일지도 체제의 균열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북중 교역이 급증한 접경지역에서 신흥 자본 계층인 '돈주'들의 사치 행태와 일반 서민들의 극심한 빈곤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도드라지고 있다.22일 대북전문매체 데일리NK 보도에 따르면, 중국 옌볜과 인접한 함경북도 회령시, 양강도 혜산시 등 북중 접경지 일대에서 세관을 통한 대중 무역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고가 사치품 유입이 폭증했다. 이 가운데는 북한 고위급 선물용으로 소량 유입되던 프랑스 명품 '샤넬' 화장품과 향수까지 돈주들이 직접 구매하는 빈도가 높아졌으며, 중국 단둥과 맞닿은 신의주시에서는 부유층 여성들 사이에서 모피 코트 구매가 유행할 정도다. 이는 교역을 통해 잉여를 챙기는 이른바 '정치자본가'들이 부를 독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반면, 같은 접경지역 서민들의 삶은 혹한기를 앞두고도 처참한 수준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예전엔 이맘때면 집마다 비닐박막(방풍장치)을 설치했지만, 올해는 가격이 너무 비싸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집이 유독 많다"고 전했다. 쌀 0.5㎏과 맞먹는 비닐박막 1㎡ 가격조차 부담스러워 당장 식량난 해결이 우선인 탓이다. 혜산시의 한 인민반 30세대 중 새 비닐박막을 설치한 세대는 3세대에 불과할 정도로 방한은 사치로 여겨지고 있다.전문가들은 2000년대 장마당 활성화 이후 시작된 경제 양극화가 '자본의 권력화'로 가속화되며 김정은 체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중 경제협력 확대로 정치자본가들의 부 축적이 심화될 경우, 서민들의 사회적 박탈감이 커져 심각한 민심 이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경제 질서 혼란 방지를 명분으로 경제 사범에 대한 공개 처형을 단행하는 등 체제 불안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북중 접경지의 극심한 빈부 격차는 북한 사회 내부의 구조적 모순과 체제 위협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