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의 '가자 구상'…미군 지휘 아래 '아랍 연합군' 창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위태로운 가자지구 휴전을 지키고 전후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국제안정화군(ISF)' 창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지 시각 30일, 복수의 미 당국자들은 국제안정화군 파병의 법적 토대가 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초안 작업이 최근 급물살을 타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이 결의안은 단순히 파병을 승인하는 것을 넘어, 작전의 감독과 통제권을 미국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담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의 개입 속에서도 미국의 주도권을 확고히 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또한, 이번 안정화군은 유엔 평화유지군(PKO)과는 별개의 성격으로 운영될 것임을 명시하여, 작전의 유연성과 미국의 독자적인 영향력 행사를 보장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관련 핵심 결정들이 며칠 내로 마무리되고, 수 주 안에 이스라엘과 참여 후보국들에 구체적인 제안이 전달될 것으로 보여 가자지구의 미래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국제안정화군 구성 계획은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의 지휘 아래 구체화되고 있다. 계획의 골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소속 경찰 부대를 주축으로 하고, 여기에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의 군 병력을 더해 연합군 형태를 갖추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팔레스타인 경찰 부대원들이 파견에 앞서 미국, 이집트, 요르단 3국의 공동 훈련과 엄격한 신원 조사를 거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안정화군 내부의 잠재적 위협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작전 수행 능력을 표준화하여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하마스와 같은 무장 세력의 재기를 막고 가자지구 내 치안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현지 사정에 밝은 팔레스타인 경찰의 역할이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이들의 충성도와 전문성을 담보하는 것이 작전 성공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국제안정화군 참여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한 국가는 인도네시아, 아제르바이잔, 이집트, 튀르키예 등이다. 이들 국가는 대부분 이슬람권 국가로서, 가자지구의 안정화라는 대의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집트와 튀르키예는 중동 지역의 주요 행위자로서 가자지구 문제에 깊숙이 관여해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참여는 안정화군의 정당성과 실행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더 많은 아랍 국가들의 참여를 독려하며 안정화군의 규모와 대표성을 확대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최종적인 파병 규모와 역할 분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연합군 구성을 밀어붙일 태세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국제안정화군 창설을 서두르는 것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소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불안정한 휴전을 공고히 하려는 다목적 카드로 분석된다. 더 나아가 이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재확인하고, 이란을 비롯한 반미 세력을 견제하려는 큰 그림의 일부일 수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내부의 반발,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 참여국 간의 이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과연 미국 주도의 국제안정화군이 폐허가 된 가자지구에 실질적인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인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자지구의 운명을 결정할 중대한 외교적 실험이 이제 막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사장 승진은 단 1명, 대신 하버드 석학 수혈…이재용의 '기술 삼성' 승부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낸 후 처음으로 단행한 정기 사장단 인사는 '안정 속 기술 혁신'이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드러냈다. 전 세계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인공지능(AI) 대전환기를 맞아, 승진 인사를 최소화하며 조직에 안정감을 부여하는 한편, 외부 기술 인재를 파격적으로 영입해 '기술 초격차'의 고삐를 다시 죄겠다는 이재용 회장의 의지가 선명하게 읽힌다. 이번 인사는 향후 이어질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의 서막으로, 삼성전자가 AI 시대의 파고를 어떻게 넘어설지에 대한 전략적 밑그림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이번 인사의 핵심은 양대 축인 반도체(DS)와 스마트폰·가전(DX) 부문 수장들의 유임과 역할 강화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부회장과 DX 부문을 이끄는 노태문 사장에게 각각 핵심 사업부장인 메모리사업부장과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을 계속 겸직하도록 했다. 이는 극심한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검증된 리더십을 중심으로 조직을 안정시키고,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 1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의 부진을 씻고 실적을 정상화 궤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재신임을 얻었다.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기 진입을 앞둔 시점에서 그의 리더십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준 셈이다.안정 기조 속에서도 미래를 향한 변화의 의지는 외부 인재 영입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하버드대학교 화학과 교수인 박홍근 사장을 삼성의 미래 기술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SAIT(옛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1967년생인 박 사장은 서울대 화학과 수석 입학 및 전체 수석 졸업, 스탠퍼드대 박사 학위 취득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이는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을 외치며 기술 확보를 생존의 문제로 여겨 온 이재용 회장의 경영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파격적인 인사다. 선행 기술 연구의 심장부에 외부의 수재를 앉혀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강력한 시그널이다.이번 인사에서 유일한 사장 승진자인 윤장현 사장 역시 기술 전문가로서,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라는 중책을 맡았다. 오랜 기간 무선사업부에서 경력을 쌓은 윤 사장의 발탁은 전통적인 주력 사업인 모바일, TV, 가전 등에 AI와 로봇 기술을 본격적으로 접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사장단 인사가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마무리됐지만, '2인자'로 불리던 정현호 부회장이 물러나고 사업지원실이 신설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던 만큼, 향후 이어질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본격적인 세대교체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라는 전망이 삼성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