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분기 만에 '대반전'…SK이노베이션, 시장 예측 비웃는 '어닝 서프라이즈' 기록

 SK이노베이션이 올해 3분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735억 원에 달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4,233억 원의 영업손실을 완벽하게 뒤집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작년 4분기 이후 무려 3개 분기 만에 이뤄낸 쾌거로, 시장 전망치였던 3,797억 원을 51%나 상회하는 놀라운 실적이다. 매출 역시 20조 5,332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순손실은 943억 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기록했지만, 그 폭은 크게 줄어들며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와 같은 극적인 실적 반등의 배경에는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의 동반 상승에 힘입은 석유 사업의 부활과, 계절적 성수기를 맞은 LNG 발전 사업의 호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도 핵심 사업 부문들이 굳건한 경쟁력을 입증하며 SK이노베이션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사업 부문별 실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번 '깜짝 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석유 사업이다. 3분기 석유 사업은 매출 12조 4,421억 원, 영업이익 3,042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무려 7,705억 원의 이익 개선을 이뤄냈다. 이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도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고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이 더해진 결과다. 반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배터리 사업은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매출 1조 8,079억 원에 1,248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SK온 통합법인 기준으로는 17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2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이 1,731억 원에 달하며 실적 방어에 큰 힘이 되었다. 이 외에도 화학 사업은 36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윤활유 사업(영업이익 1,706억 원)과 석유개발 사업(영업이익 893억 원), 그리고 SK이노베이션 E&S(영업이익 2,554억 원)가 견조한 실적을 내며 전사적인 이익 성장에 기여했다.

 


4분기 전망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OPEC+의 증산 가능성에 따른 유가 하락 압력이 존재하지만, 주요 산유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해 정제마진은 당분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배터리 사업이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초기 비용 부담이 더해지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확장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공장 가동률을 높여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이다.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발 빠른 움직임이다. 특히, ESS 시장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와 맞물려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인 만큼, 선제적인 시장 공략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내달 1일 공식 출범하는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법인이다. 이번 합병은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각기 다른 영역에서 경쟁력을 쌓아온 두 회사의 역량을 결합하여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특히, SK엔무브가 보유한 액침 냉각 기술은 배터리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기술을 배터리 사업에 접목하여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독자적인 생존 기반을 더욱 공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ESS 사업 확장과 합병법인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이뤄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명문대의 민낯?…'집단 커닝'으로 얼룩진 상아탑, 중간고사 전면 무효화 파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문 사학 중 하나인 고려대학교에서 대규모 집단 부정행위가 발생해 학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자그마치 1,400여 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대형 비대면 교양 과목에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시험 문제를 공유하며 답을 맞춘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강의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는, 단순히 일부 학생의 도덕적 해이를 넘어 비대면 교육 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취약성과 학업 윤리 의식의 붕괴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성의 전당이라 불리는 대학의 명성에 먹칠을 한 이번 일로 인해 학교 측은 전례 없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며 수습에 나섰다.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5일, '고령사회에 대한 다학제적 이해'라는 교양 과목의 비대면 중간고사에서 시작되었다. 시험이 시작되자 일부 학생들이 시험 문제 화면을 캡처해 특정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공유하기 시작했고, 채팅방에 모인 학생들은 실시간으로 답을 공유하며 시험을 치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집단 부정행위는 영원히 묻힐 뻔했으나, 불의를 참지 못한 다른 학생들의 양심적인 제보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제보를 접수한 학교 측은 즉각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고,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한 담당 교수진은 "명문사학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결국 학교 측은 지난달 27일, '중간고사 초유의 사태 발생과 관련하여'라는 공지를 통해 해당 과목의 중간고사를 전면 무효화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는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고 성실하게 시험에 임한 수많은 학생에게도 피해가 가는 결정이지만, 집단적으로 이루어진 부정행위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고육지책이었다. 학교 측은 "여러 개의 채팅방에서 학생들이 끼리끼리 시험 화면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번 사태를 일부의 일탈이 아닌 조직적인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있음을 시사했다.현재 고려대학교는 이번 집단 부정행위 사태의 후속 조치를 두고 깊은 고심에 빠져있다. 부정행위에 가담한 학생들을 정확히 식별해내고 그에 합당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은 과제다. 또한, 전면 무효화된 중간고사를 대체할 평가 방식을 마련하고, 다가올 기말고사에서는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공정성과 보안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시험 방식을 도입해야 하는 무거운 숙제를 안게 되었다. 이번 사건은 비단 고려대학교만의 문제를 넘어, 모든 대학이 비대면 시대의 학업 윤리 확립과 공정한 평가 시스템 구축이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답해야 할 때가 왔음을 알리는 경종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