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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받았는데 ‘별’은 떼였다…전익수, 대체 무슨 일이?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형사 재판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이와 별개로 내려진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에서는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은 전 전 실장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는 그의 행위가 형사상 범죄는 아닐지라도 군 고위 간부로서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징계 사유로는 충분하다고 본 법원의 판단이 유지된 것으로, 형사적 책임과 행정적 책임은 별개라는 원칙을 재확인한 결과다.

 

사건의 발단은 국방부의 징계 결정에서 시작됐다. 국방부는 전 전 실장이 군검찰을 지휘·감독하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에게 사건 보안 정보를 보고한 군무원의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담당 군 검사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국방부 징계위원회는 그의 계급을 준장에서 대령으로 강등하는 중징계를 의결했고, 이는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확정되었다. 장성급 장교가 강등된 것은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이례적인 일로, 군 내부의 기강 해이 문제에 대한 엄중한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징계에 불복한 전 전 실장은 즉각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징계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냈다. 당시 법원은 그의 행동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하면서도, 형사상 강요나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 결정으로 징계의 효력이 일시적으로 정지되면서, 그는 논란의 중심에서 ‘준장’ 계급을 유지한 채 전역할 수 있었다. 국방부가 이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2심 역시 같은 판단을 내리면서 그는 일단 명예를 지킨 채 군복을 벗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본안 소송의 결과는 달랐다. 1심 재판부는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해 그의 청구를 기각했고, 이번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며 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는 그가 특가법상 면담강요 혐의로 기소되었던 형사 사건에서 대법원까지 거쳐 최종 무죄를 확정받은 것과는 정반대의 결론이다. 결국 사법부는 그의 행위가 형사 처벌 대상은 아닐지라도, 군의 사법 시스템을 총괄하는 법무실장의 직위에서 행한 부적절한 처신으로서 민주화 이후 첫 장성 강등이라는 중징계 사유에는 해당한다고 판단한 셈이다.

 

윤석열 정부 탓 vs 글로벌 위기 탓…'네탓 공방'에 예산 심사 '시계 제로'

 이재명 정부의 첫 본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시절 악화된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을 '적극 재정' 기조로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기는 퍼주기식 확장 예산'으로 규정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양측의 팽팽한 기 싸움 속에서 내년도 나라 살림의 방향을 결정할 예산안 심사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민주당은 저성장 위기, 지방 소멸, 급변하는 국제 정세 등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한병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최근 정부의 2차 추경 등 재정 정책이 경제 전망을 긍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언급하며, 728조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안 편성이 경제 성장을 유도하고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이소영 의원 역시 윤석열 정부 3년간의 경제 침체를 지적하며,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인 1.8%가 여전히 낮은 수준임을 들어 확장 재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 민주당은 기존 예산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낭비 요인을 줄였기 때문에 오히려 재정 운용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반박한다. 지출 규모가 커진 만큼 방만한 운영에 대한 염려가 있을 수 있지만, 철저한 심사를 통해 낭비성 예산을 걷어내고 민생 경제 회복이라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즉, 단순히 돈을 푸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제대로 투자하여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확장 재정 기조를 강하게 비판하며 재정 건전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박형수 의원은 윤석열 정부 시절의 경제 정책이 우크라이나 및 중동 전쟁,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 속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하며, 재정 건전성을 외면한 국가들이 겪는 어려움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현금 살포성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국채 발행을 줄여 미래 세대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예산안을 심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